수시이월 축소가 떠받친 상승세 .. 수시의 입지 강화하는 계기될까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2016 정시에서 전국 38개 의대(의전원 학석사통합과정인 동국대, 제주대 포함)는 9.91대 1(이월포함 실제선발 1150명/지원 1만1394명) 경쟁률로 2015학년 8.56대 1(모집 1349/지원 1만1543)보다 상승했다. 지속되는 불황에서 전문직을 겨냥한 의대 선호현상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의대문호 확대에 따라 강화되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확보된 수능 변별력이 올해 수시 이월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정시인원 자체가 줄어든 데 따른 상승효과로 보인다. 변별력을 가진 수능이 의대 입시에서 처음으로 수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2016 의대 입시의 특징은 지원자 감소, 이월인원 감소, 안정지원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지난해 2016학년 전국 38개 의대 지원인원은 1만1543명으로 2015학년 1만1394명에 비해 149명 줄었다. 2016학년 이월인원은 가/나/다군 전체 128명으로 2015학년 252명과 비교해 1/2 수준으로 줄었다. 변별력이 확보된 수능으로 인해 줄어든 지원자를 이월인원이 절반으로 축소되면서 좁아진 정시 문호가 떠받쳐 전체적 경쟁률상승의 결과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높아진 수능 변별력 확보에 따른 조정현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전국 38개 의대 중 수능 전에 실시된 대학별고사는 9개교의 13개에 불과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2016 수능 가채점 후 2015 수능, 지난해 6월모평과 9월모평 대비 낮은 성적을 받으면서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자가 많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능 전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의대 중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연세대(원주) 등 4개교는 논술을, 고려대(학교장추천과 융합형인재) 연세대(학교활동우수자) 등 2개교는 학생부종합 면접을 수능 후에 실시했다. 기대보다 낮은 가채점 점수를 든 수험생들은 수시 대학별고사에 적극 응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상위권마저 변별력이 확보됨에 따라 두드러진 안정지원의 경향은 가군은 경희대, 나군은 고려대 의예과를 제외하면 서울소재 의과대학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인천/경기 소재 수도권 의대와 지방소재 의대의 경쟁률이 상승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유일한 군외모집인 동국대 의전원 학석사 통합과정은 일반전형 경쟁률이 120.81대 1(모집 16명/지원 1933명)로 가장 높았다. 정시 지원자 입장에서는 가/나/다군 외 추가카드라는 점에서, 수시 이공계열 합격자 입장에서는 이중등록금지규정 예외를 이용해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월인원, 지원자 감소>

2016 의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자 감소와 이월인원의 감소다. 2016학년 전국 38개 의대(동국대 의전원과 제주대 의전원 학석사통합과정 포함)의 지원인원은 1만1543명으로 2015학년 1만1394명보다 149명이 줄었다. 이월인원은 2016학년 가군에서 73명, 나군에서 22명, 다군에서 33명 등 128명에 그쳤다. 2015학년 252명(가군 151명, 나군 45명, 다군 56명 등)에서 절반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지원인원은 2015학년보다 줄었으나 이월 감소로 인해 정원이 줄면서 경쟁률 상승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2015학년 1349명 정원(수시 이월 포함)에 1만1543명이 지원해 8.56대 1을 기록했으나 2016학년 1150명 정원에 1만1394명이 지원해 9.91대 1을 기록했다. 가/나/다군은 물론 군외모집 의대까지 모두 경쟁률이 상승했다. 가군은 4.02대 1(662/2658)→4.85대 1(532/2582), 나군 5.68대 1(365/2072)→6.10대 1(332/2026), 다군 16.80대 1(298/5006)→17.57대 1(262/4603), 군외모집 동국대 의전원 학석사통합과정이 75.29대 1(24/1807)→90.96대 1(24/2183)로 상승했다. 경쟁률 상승은 이월인원 축소로 전체적 인원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2015학년 11개 의전원이 의대로 체제전환하면서 717명이나 늘어난 의대문호는 의대 선호현상을 가속화했고 올해의 경우 변별력이 생긴 수능으로 수능이후 수시 대학별고사 참여가 늘면서 이월인원 자체를 절반 가까이 축소시켰다.

이월인원과 지원인원이 줄어든 것은 수능의 체감 난도 상승에 원인이 있어 보인다. 2015학년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탐구 2과목에서 원점수 기준 400점 만점자 29명 중 21명이 자연계열일 정도로 자연계열 학생들의 수능 체감 난도가 낮았다. 2015학년 자연계열 1등급컷은 국어A 97점, 수학B 100점, 영어 98점이었다. 2016학년 수능은 만점자가 29명에서 16명으로 급감했고 자연계열 만점자는 7명이었다. 1등급컷도 국어A 96점, 수학B 96점, 영어 94점으로 2015학년 수능보다 낮았다.

수능 체감 난도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이유는 이월인원과 정시 지원인원의 감소가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성적이 쉬운 출제기조였던 6월, 9월 모평대비 난도가 상승하면서 가채점 결과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수시를 통해 합격을 결정지으려는 경향이 강했다고 풀이가 가능하다. 2015학년의 경우 물수능으로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수시 대학별고사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아 이월인원이 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전국 38개 의대 중 수능 전 수시전형 대학별고사를 치른 대학은 9개교에 불과해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대부분 실시하는 의예과 특성에 따라 수시 면접이나 논술에 집중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연세대 일반전형 논술이 지난해 10월3일, 성균관대 과학인재전형 10월9일, 인제대 지역인재전형 10월9일~11일 사이, 영남대 일반학생전형 10월17일, 이화여대 수학과학특기자전형 10월18일, 고려대 과학인재전형 10월24일, 가톨릭관동대 CKU인재전형 10월24일~25일, 이화여대 미래인재 10월24~25일,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 10월24~25일, 연세대 과학공학특기자전형 10월31일, 연세대 원주캠 특기인재전형 사회공헌전형 국가보훈전형이 10월31일 등 9개 대학 13개 전형이 수능 전 일정이었다.

나머지 대학의 수시 전형은 모두 수능 이후라는 점에서 수능 가채점 결과를 본 학생들이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자 수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수능 전 대학별고사를 치른 대학이라 하더라도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연세대(원주) 등 4개교는 논술고사를, 고려대(학교장추천과 융합형인재), 연세대(학교활동우수자) 등 2개교는 학생부종합의 면접을 수능 후에 실시해 사실상 일부 학생의 수능 후 대학별 고사 참여가능성은 열어둔 상태였다. 결국 수시의 적극참여가 수시 이월인원의 축소와 함께 정시 지원자 상당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정지원 두드러진 의대 입시>
의대 경쟁률이 또 다른 특징은 안정지원이다. 가군은 2015학년 4.15대 1(모집 33/지원 137)에서 2016학년 5.35대 1(31/166)로 상승한 경희대, 나군은 5.67대 1(15/85)에서 6.15대 1(13/80)로 상승한 고려대를 제외하면 서울 소재 의과대학이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지방소재 의예과는 경쟁률이 상승한 때문이다. 가군은 중앙대가 5.11대 1(27/138)에서 4.34대 1(32/139), 이화여대 자연계열 4.19대 1(26/109)에서 3.86대 1(21/81), 서울대 4.00대 1(30/120)에서 3.80대 1(25/95)로 낮아졌다. 나군은 성균관대가 5.50대 1(12/66)에서 4.60대 1(15/69), 울산대 5.63대 1(16/90)→4.38대 1(16/70), 가톨릭대 5.03대 1(30/151)→3.83대 1(30/115), 한양대 4.30대 1(50/215)→3.78대 1(50/189), 연세대 5.70대 1(23/131)→4.48대 1(23/103)로 낮아졌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소재 의예과와 지방소재 의예과는 경쟁률이 상승했다. 가군은 17개 의예과 중 경쟁률이 상승 원인이 지원자 증가로 인한 의대가 7개에 달한다. 건양대 4.53대 1(19/86)→9.89대 1(9/89), 충북대 4.15대 1(20/83)→7.56대 1(16/121), 충남대 4.10대 1(21/86)→7.56대 1(16/121), 조선대 4.03대 1(29/117)→7.18대 1(22/158), 가톨릭관동대 수능+학생부전형 4.38대 1(13/57)→6.89대 1(9/62), 경상대 4.41대 1(29/128)→5.14대 1(29/149), 인제대 3.50대 1(30/105)→4.39대 1(31/136) 등이다. 대체로 이월을 포함한 실제 선발인원이 2015학년 보다 줄어 경쟁률이 상승하는 양상이지만 가군 지원자 모집증가 대학의 경우 지원인원이 2015학년보다 줄었거나 비슷함에도 지원자가 늘어서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경상대는 다른 의예과들과 달리 하루 빠른 2015학년 12월29일 원서마감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지원자 상승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나군은 지원인원 증가 대학이 인하대, 영남대, 성균관대, 가천대 등 4개교 뿐이어서 경쟁률 상승이 수시 이월을 포함한 실제 선발인원의 감소로 인한 경쟁률 상승으로 풀이된다. 성균관대가 5.50대 1(12/66)에서 4.60대 1(15/68)로 경쟁률이 하락했으나 서울소재 의과대학 중 유일하게 3명이 늘었다. 나군에서 선발인원이 네 번째로 많은 영남대가 4.95대 1(39/193)→7.03대 1(38/267)로 지원자가 74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인하대는 7.36대 1(14/103)→7.93대 1(15/119)로 경쟁률이 상승함과 동시에 지원자가 16명 늘었으며 가천대는 5.60대 1(15/84)→5.24대 1(17/89)로 경쟁률이 하락했으나 지원자는 5명 늘었다.

나군에서 지원자가 2015학년보다 늘어난 대학 중 영남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도권 소재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소재 상위권 의과대학과 서울이 아닌 지방 소재의 의과대학 사이에 안정지원 기류가 있었지만 안정지원을 하는 경우라면 그래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 진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소재 의대가 없는 다군 역시 순천향대를 제외하면 유일한 수도권 소재인 아주대 경쟁률이 21.60대 1(20/432)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가톨릭대 19.85대 1(27/536), 서남대 18.65대 1(37/690), 고신대 17.92대 1(36/645), 제주대 의전원 학석사 통합과정 14.93대 1(14/209), 계명대 13.55대 1(44/596), 단국대 12.46대 1(41/511) 순이다. 단국대는 12월30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다른 의예과와 달리 29일 원서접수를 마감하면서 2015학년보다 지원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서남대는 12월30일 자정까지 원서접수가 가능하면서 지원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2.88대 1(43/984)을 기록한 다군 최고 경쟁률인 순천향대 의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구분 없이 지원이 가능한 구조로 인해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일한 군외 모집 동국대.. 일반전형 120.81대 1>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학부생을 모집하는 38개 의대 중 유일하게 군외 모집을 실시하는 동국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석사통합과정은 평균 경쟁률 90.96대 1(24/2183)로 살인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5학년 75.29대 1(24/1807)과 비교하면 매우 큰 상승이다. 일반전형은 98.19대 1(16/1571)에서 120.81대 1(16/1933)으로 상승해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 대상 지역인재전형도 29.50대 1(8/236)에서 31.25대 1(8/250)로 상승했다.

높은 경쟁률은 군외 모집이라는 점에서 예상되던 터였다. 정시에서 가/나/다군을 모두 지원하고도 지원이 가능한데다 이중등록금지규정의 예외를 적용 받기 때문에 수시 납치를 피하려는 학생까지 가세하면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수시에서 합격해 등록까지 마친 학생이라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시에서 의과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보험격으로 지원한 이공계열에 합격한 학생들이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대거 몰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상위 의대도 막판 눈치작전 치열>
의예과도 막판 눈치작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나군이 가장 두드러졌다. 나군은 12개 의대 가운데 고려대와 연세대 의예과만 30일 오후5시, 나머지 의예과가 오후6시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원서마감 10분 전까지 10분 간격으로 경쟁률을 업데이트한 원광대를 제외한 11개 의대 가운데 마감 평균 4시간 전인 마감 직전 발표 경쟁률과 최종 경쟁률 사이에 격차가 큰 의대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극적인 케이스는 한양대 의예과다. 원서마감 3시간 전 경쟁률을 발표하면서 공개한 지원자수가 127명이었으나 원서마감 후 189명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막판 3시간 동안 시간당 20.67명이 몰렸다. 한림대도 마감 3시간 전 260명이 지원했으나 공개된 최종 지원자는 320명이다. 시간당 20명이 지원했다. 영남대는 시간당 14명(마감 4시간 전 211명→최종 267명), 을지대 11명(마감 6시간 전 125명→최종 191명), 연세대 10.50명(마감 2시간 전 82명→최종 103명), 울산대 8.33명(마감 3시간 전 45명→최종 70명), 인하대 7.80명(마감 5시간 전 80명→최종 119명), 고려대 7명(마감 3시간 전 59명→최종 80명), 가톨릭대 6.40명(마감 5시간 전 83명→최종 151명), 가천대 6.33명(마감 6시간 전 51명→최종 84명), 성균관대 6명(마감 4시간 전 45명→최종 69명) 순이다. 마감직전 10분전까지 10분단위로 경쟁률을 공개하던 원광대는 10.62대 1(39/414)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군은 17개 의대 중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서울대 경북대 등 5개 의대가 나머지 11개 의대보다 하루 빠른 29일 원서접수를 마감해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예과가 막판 눈치작전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간당 24.5명(마감 2시간 전 98명→최종 147명)이다. 이어 충남대는 12.33명(마감 3시간 전 123명→최종 160명) 인제대는 10명(마감 2시간 전 116명→최종 136명), 경희대는 시간당 8.75명(마감 4시간 전 131명→최종 166명), 중앙대는 시간당 8.25명(마감 8시간 전 73명→최종 139명), 충북대 6.67명(마감 3시간 전 101명→최종 121명 동아대 5명(마감 2시간 전 82명→최종 92명), 이화여대 자연계열 5명(마감 2시간 전 71명→81명), 건양대 4.33명(마감 3시간 전 76명→최종 89명) 순이다. 조선대는 막판 1시간 동안 10명(148명→158명), 가톨릭관동대는 막판 1시간 동안 14명(수능전형 96명→103명, 수능+학생부전형 55명→62명)이 늘었다.

8개교로 선택지가 적은 다군은 막판에 몰리는 지원자 수가 매우 많았다. 29일 접수를 하루 빨리 마감한 단국대를 제외하면 서남대가 5.83명(마감 6시간 전 655명→최종 690명)으로 가장 적다. 계명대가 57명(마감 3시간 전 425명→최종 535명), 순천향대 53명(마감 3시간 전 825명→최종 984명), 고신대 49.33명(마감 3시간 전 497명→최종 645명), 대구가톨릭대 42명(마감 3시간 전 410명→최종 536명), 제주대 의전원 학석사통합과정 26명(마감 2시간 전 157명→최종 209명), 아주대 18.29명(마감 7시간 전 304명→최종 432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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