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생합류' 9월모평 부터 30% 넘길듯'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재수생 등이 합류하는 6월 모의 평가(이하 6월모평)가 9일 실시되는 가운데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인 문이과 유불리와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가 겹쳐지면서 6월모평 재수생 비율이 역대 최대 수치인 16.1%를 기록했다. 게다가 6월모평 기준 과탐에 응시한 이과생들은 47.7%역시 역대최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진행하는 6월모평은 9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2092개 고등학교와 451개 지정학원에서 치러진다. 올해 6월모평 응시자는 47만7148명이다. 이중 재수생 비율은 16.1%에 해당하는 7만6675명이다. 2011년 평가원이 접수자 통계를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1학년 6월모평은 71만6487명 중 재수생 8만7060명이 응시해 12.2%였다. 이후 재수생 규모는 11~12%선을 유지하다가 2020학년 전 문재인대통령의 대표적 ‘뒤집기’ 교육정책인 정시확대로 선회하면서 재수생 비율은 급격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치러진 통합형 수능의 학습효과로 지난해 6월모평과 비교해 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학년 응시자 48만2899명 중 재수생은 6만7105명으로, 재수생 규모는 13.9%였다. 전년 대비 2.2%p증가한 것이다. 

반수생이 합류하지 않은 6월모평의 재수생 수치도 16.1%인데, 1학기 중간고사 이후 본격적으로 반수생들이 합류하는 2023수능, 이르면 9월모평 부터는 재수생(반수생 포함) 규모는 3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를 더한다. 작년 수능에서도 이미 재수생 비율은 29.2%로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그 중 반수생은 16%였다. 하지만 올해 반수생 규모만 해도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수생(반수생 포함) 규모는 30%가 넘는 34%선에 육박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작년 수능은 문이과 유불리로 인해 ‘문과침공’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가 하면, 수능최저 미충족, 재수/반수생 증가, 사교육비 증가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각종 문제점들이 현실로 드러났음에도 교육당국은 올해도 개선 없이 통합수능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사태악화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의약열풍과 정시확대 그리고 통합형 수능의 폐해가 맞물리면서 이과생 재수생 역대최대사태는 대입지형자체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 정권교체기에 수장 공백이 길어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육부 책임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이과 유불리로 인해 이과로 갈아타는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 과탐에 응시한 이과생들은 47.7%로 나타났다. 6월모평 기준 과탐 응시자는 2011학년 37.2%에서 점차 증가해 2018학년 47.4%로 가장 높았으나, 올해 6월모평에서 0.3%p더 높은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2023학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VS 수능 재수생 추이’ 분석자료를 2일 발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 수능과 정시확대가 직접적 증가요인이며 통합수능 문과생 중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재수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까지 기회가 확대되면서 재수를 택하는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반수생이 늘면서 재수생 비율이 올해도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실시되는 6월 모평에서 재수생 비율이 역대 최대 수치인 16.1%를 기록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9일 실시되는 6월 모평에서 재수생 비율이 역대 최대 수치인 16.1%를 기록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6월모평 재수생 ‘역대최대’.. 정시확대 이후 “매년 증가”>
종로학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1학년부터 최근 13년간 재수생 추이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인 2023학년 재수생 비율은 16.1%를 돌파했다. 전년 6월모평의 13.9%와 비교하면 2.2%p 증가한 수치다. 

재수생 증가의 원인으로는 통합수능 유불리의 학습효과와 정시확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22학년 처음으로 치러진 통합수능에서는 구조적 유불리 문제가 불거지며 문과학생들의 수시 수능최저 미충족과 이과학생들의 교차지원 등 각종 혼란이 불거졌다. 특히 전 문정부가 2020학년 정시확대로 대입기조를 선회함에 따라 재수생 비율은 급격히 증가해왔다. 6월모평 기준 2019학년12.8%이었다가 2020학년14.5%로 급격히 증가, 이후 2021학년13.8%, 2022학년13.9%, 2023학년16.1%로 역대 최대 수치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반수생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9월 모평과, 2023수능에서는 재수생 비율이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개편없는 통합형 수능이 진행되는 만큼, 지난해 상향지원으로 탈락한 이과 재수생 뿐만 아니라, 이미 대학에 합격한 이과 반수생 쏠림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3월, 4월 학평에서 지난해보다 더욱 벌어진 표점으로 인해 올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이과생은 교차지원에 성공했음에도 의약계열 등 이과 최상위학과 또는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또다시 반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유웨이가 운영하는 입시정보포털 유웨이닷컴이 지난해 입시에서 인문계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한 이과생 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통합형 수능으로 교차지원에 성공한 대학생의 55.9%가 반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의 유불리 현상을 활용해 인문계 교차지원으로 대학 간판을 높이는 데 성공한 이과생 2명 중 1명이 올해 또다시 반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이과생의 ‘문과 침공’으로 인해 희망 대학 진학에 실패한 문과생이 미적이나 기하로 선택과목을 변경해서라도 반수를 통한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재수생 합류 이전인 6월모평 이전에도 이미 인문계 상위권을 중심으로 선택과목 변경 흐름은 감지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3월학평 채점결과 수학에서 미적 응시율은 지난해 3월 33.65%에서 올해 39.08%로 5.43%p 증가했다. 인문계 입지가 줄어들면서 미적 또는 기하로의 과목 변경 시 추가적인 학습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감안하고도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수능 재수생 응시 비율을 보면, 2011수능에서는 재수생(반수생 포함) 비율은 23.9%에 불과했지만, 2020수능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2019학년24.7%이었다가, 2020학년28.2%, 2021학년29.7%, 2022학년29.2%로 올해 수능은 전년 기록을 갱신해 30%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생 비율은 작년 수능에도 이미 최고치였지만, 작년 정시에서 이과생의 교차지원을 통한 ‘문과침공’과 수시에서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한 문과생, 이미 통합수능으로 수시/정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올해 수능에서 반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세할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올해 수능에서 재수생 증가 요인으로는 정시확대 기조와 함께, 문과생들의 경우 수시에서 수능최저 확보 어려움, 정시에서 이과생 문과교차지원으로 인한 피해등으로 재수생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이과생 역시 문과 교차지원 기회가 확대되고, 통합수능에 따른 이과생의 문과교차지원에 따른 부적응, 작년 수능의 학습효과 등 복합적 원인으로 올해 수능에서는 재수생 비율이 역대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과생도 역대최대 규모다. 지난해 문이과 유불리 학습효과로 인해 이과계열로 갈아타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탐구에서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들은 47.7%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1학년부터 2023학년까지 6월모평에서 과탐 응시자 비율 변화는 2011학년23만4412명(37.2%)로 시작해, 2012학년24만3928명(39%), 2013학년25만3972명(41%), 2014학년24만8735명(41.4%), 2015학년24만5625명(41.1%), 2016학년24만8038명(39.9%), 2017학년26만4600명(45.4%), 2018학년27만1351명(47.4%)로 2018학년이 가장 높았다. 이후 2019학년27만2480명(47.1%), 2020학년23만8179명(45.2%), 2021학년21만2243명(45%)로 감소해오다 통합형 수능이 첫 실시된 2022학년22만8362명(46.4%), 2023학년23만7630명(47.7%)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통합형 수능의 문이과 유불리는 구조적으로 해결 불가능다는 데서 구조개선 없이는 이와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이 나서 통합형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대학이 지원 조건을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판단과 보완은 교육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