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행’ 등록포기 43명 ‘증가’.. 일반고 ‘감소’ 특목/자사 ‘증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2학년 서울대 수시/정시 합산 전체 등록자 기준 일반고 출신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는 자사고와 더불어 자율고로 분류되지만 성격상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자공고를 포함한 기준, 2021학년 53.9%에서 2022학년 52.6%로 줄었다.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서울대 신입생 최종 선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자사고/과고/외고/국제고 등 선발효과가 있는 고교의 비중은 일제히 증가했다. 2021학년부터 수시 서류평가에서 실시된 고교 블라인드 평가가 일반고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평가는 출신고교 후광효과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급작스레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은 고교유형이 유리한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정시에서 N수생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정시 등록자 1093명 중 재수 이상 N수생이 630명으로 57.6%나 된다. 2021학년 58.5%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수 이상 수험생의 선전이 강화된 양상이다. 삼수 이상 수험생이 정시 전체 등록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18.8%로 2021학년 16.3%에서 다시 증가했다.

2022학년에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인원은 43명으로, 전년 36명보다 늘었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았다면 결국 의대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과고에서 등록자가 크게 줄었다. 과고는 최초합격 174명에서 최종등록 145명으로 29명 줄었고, 일반고(자공고 포함)가 최초합격 1819명에서 최종등록 1810명으로 9명, 영재학교는 최초합격 340명에서 최종등록 333명으로 7명 줄었다. 전체 등록인원에 비교하면 과고/영재학교에서 이탈한 인원이 일반고에 비해 현저히 많다.

서울대는 2022학년 3월 최종등록자 기준, 3443명을 최종 선발했다. 수시에서는 지균 659명, 일반 1574명, 기균Ⅰ 117명 등 총 2350명, 정시에서는 일반 1034명, 기균Ⅰ 52명, 기균Ⅱ 7명 등 총 1093명을 선발했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2 최종선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고 출신의 비중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가 발표한 2022 최종선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고 출신의 비중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등록포기 43명 ‘증가’.. 과고 이탈 29명 최다>
2022학년에 서울대에 최초합격한 인원은 3486명(수시 2391명/정시 1095명)이었으나 최종등록한 인원이 3443명(2350명/1093명)으로 나타났다. 최초합격한 인원 중 43명이 서울대 입학을 포기한 것이다. 전년의 경우 최초합격한 인원은 3394명(2591명/803명)이었으나 최종등록한 인원이 3358명(2561명/797명)으로 최초합격한 인원 중 36명이 서울대 입학을 포기한 것에 비하면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 입학포기의 원인으로는 의대행이 꼽힌다. 인문계에서는 서울대가 최고 선호대학으로 손꼽히지만 자연계에서는 이른바 ‘블랙홀’로 불리는 의학계열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빠져나가는 인원은 통상 의치한으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가 계열별 포기인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국감 시기에 의원실에서 입수해 발표하는 등록포기 현황을 살펴보면 주로 자연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교유형별로 최초-등록인원 차를 살펴보면 과고가 29명 줄어 축소폭이 가장 크다. 이어 일반고 9명, 영재학교 7명, 외고 3명 순이다. 추합으로 인해 오히려 최초합격보다 등록 인원이 늘어난 곳은 자사고/국제고로 각 5명 1명 늘었다.

과고에서 29명 줄어든 인원은 수시에서 27명, 정시에서 2명이다. 대부분 수시에서 이탈했다는 의미다. 일반고에서 9명 이탈해 영재학교 7명보다는 많지만 합격/등록인원 대비 비중으로 따지면 영재학교의 이탈 비율이 현저히 높다. 과고/영재학교에서 많이 빠져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과고/영재학교에서 의대로 진학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의대 선호현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과고/영재학교의 설립목적 자체를 흔드는 결과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일반고 ‘감소’ 자사고 ‘증가’>
고교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고 출신의 비중이 줄었다. 일반고 출신(자공고 포함)은 1810명(52.6%)의 등록자를 냈다. 전년의 경우 1811명(53.9%)이었다.

반면 자사고 출신의 비중은 늘었다. 2021학년 521명(15.5%)에서 2022학년 572명(16.6%)으로 증가했다. 과고/외고/국제고 비중도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과고는 2021학년 133명(4%)에서 2022학년 145명(4.2%)으로, 외고는 2021학년 252명(7.5%)에서 2022학년 261명(7.6%), 국제고는 2021학년 58명(1.7%)에서 2022학년 64명(1.9%)으로의 변화다. 영재학교 출신은 2021학년 327명(9.7%)에서 2022학년 333명(9.7%)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2학년에도 일반고 출신이 전년 대비 줄어든 데 이어, 수시 서류 블라인드 평가 도입 후 2년 연속 일반고 출신이 줄었다. 서류 블라인드 평가를 도입한 취지가 ‘출신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기대한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모두 사라져 오히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고교가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며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은 고교유형이 더 이득을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시 N수생 강세 뚜렷.. 삼수 이상 18.8% ‘증가’>
정시에서는 여전히 재학생보다 N수생이 더 많다. 정시 등록자 1093명 중 N수생이 630명으로 57.6%를 차지한다. 전년 역시 정시 등록자 797명 중 N수생이 466명으로 58.5%나 됐다. 정시에서 N수생 강세가 뚜렷했던 셈이다. N수생 중에서도 삼수 이상이 정시 등록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8.8%로 전년 16.3%보다 증가했다.

수시/정시 합산 전체 등록자 중 재수를 포함한 N수생 비중은 21.9%로 전년 18.4%보다 증가했다. 전체 등록자 3443명 중 535명이 재수생, 218명이 삼수 이상으로 총 753명이 재수생이다. 재학생은 2569명(74.6%)이다.

반면 수시의 경우 N수생 비중이 5.2%에 불과하다. 2350명의 등록자 중 N수생이 123명이다. 전년 6%과 비교해 감소했다.

<정시 등록자 서울 쏠림 강화.. 수시 31.4% vs 정시 46.3%>
2022정시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더 강화됐다. 정시에서 서울 출신 등록자는 491명으로, 정시 전체 등록자 1060명의 46.3%를 차지한다. 전년 44.8%보다 증가했다. 지역 확인이 불가능한 검정고시/기타(해외고 등) 출신은 제외한 수치다. 수시의 경우 서울 출신 등록자는 734명으로 수시 전체 등록자 2336명의 31.4%다.

수시/정시 합산 지역별로 보면 시 출신 등록자가 1287명(37.9%)으로 서울 1225명(36.1%)보다 근소하게 많고, 광역시 745명(21.9%), 군 139명(4.1%) 순이다.

수시에서는 시 출신 882명, 서울 출신 734명, 광역시 출신 609명, 군 출신 111명 순인 반면 정시에서는 서울 출신 491명, 시 출신 405명, 광역시 출신 136명, 군 출신 28명 순이다.

<합격자 배출 고교 수 891개교 ‘감소’>
2022학년 대입에서 서울대에 최종등록자를 배출한 고교는 891개교로 전년 942개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그만큼 특정 고교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시 803개교, 정시 343개교로 전년 수시 868개교, 정시 304개교와 비교해 수시 고교는 줄고 정시 고교는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이 62.5%로 전년 58.5%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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