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탐 47.9% 사탐 46.8%.. 과탐이 1.1%p 앞서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지난해 치른 2022수능에서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실시로 선택과목 간 유불리 우려가 높아지며 수학의 이과생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탐구에서도 과탐이 사탐을 앞지른 결과가 나왔다. 종로학원이 21일 공개한 ‘2022 수능 수학 영역 응시자 중 사탐, 과탐 응시 비율’ 자료를 보면 수학 응시자 중 과탐을 선택한 비율은 47.9%로 나타났다. 사탐 46.8%보다 1.1%p 높다. 수학에 이어 탐구도 과탐을 선택한 ‘순수 이과생’이 전년 대비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과탐 비중이 사탐을 추월한 것은 2005 선택형 수능 시행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실시로 선택과목 간 유불리 우려가 높았던 2022수능에서 수학의 이과생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탐구에서도 과탐이 사탐을 앞지른 결과가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 실시로 선택과목 간 유불리 우려가 높았던 2022수능에서 수학의 이과생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탐구에서도 과탐이 사탐을 앞지른 결과가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앞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2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자료를 보면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 기하 비중은 46.8%다. 이과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통상 문이과 비율은 7대3 안팎이다. 특히 수학은 선택과목 간 유불리 우려가 부각되면서 6월모평부터 문과생의 미적분과 기하 선택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 우려는 수학에 이어 탐구로도 번졌다. 종로학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2수능 수학 응시자 가운데 과탐을 선택한 비율은 47.9%다. 사탐을 선택한 비율인 46.8%보다 1.1%p 높다. 전년인 2021수능까지는 수학 응시자 중 사탐을 선택한 비율이 더 높았다. 2021수능 수학 응시자 중 사/과탐 응시 비율을 비교해보면, 사탐 50.8%, 과탐 46%였다. 전년과 비교해 2022수능에선 사탐은 4%p 감소한 반면, 과탐 응시 비율은 1.9%p 증가한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2022수능에서 수학과 탐구의 이과 응시 유형이 크게 늘어난 것은 통합형 수능으로 수학에서 이과생이 크게 유리한 결과를 받으면서 이과 쏠림 현상이 벌어졌다. 대학도 2022정시에서 자연계 모집단위는 선택과목을 미적분 기하 과탐 등 이과 유형으로 지정한 반면 인문계 모집단위는 사실상 모든 대학이 이과 수험생의 문과 교차를 허용하는 관계로 정시 지원에 아무런 장벽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2022수능 탐구 과탐 응시자 47.9%.. 사탐 ‘첫’ 추월>
지난해 치러진 2022수능에서 수학을 응시한 인원 중 탐구에서 과탐을 선택한 비율이 사탐을 추월했다. 올해 통합형 수능 유불리가 현실화되며 수학을 비롯해 탐구에서도 이과 유형의 과목을 선택한 ‘순수 이과생’ 인원이 전년 대비 확대됐다고 풀이된다.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유불리는 3월학평부터 확인된 가운데 대학도 이과생의 인문계 교차지원에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고 있어 문과에서 이과로 이동한 수험생이 증가했다고 해석된다.  

2022수능 수학 응시자(42만9799명) 가운데 과탐을 선택한 비율은 47.9%(20만5821명)다. 사탐을 선택한 비율인 46.8%(20만1169명)보다 1.1%p 높다. 사회+과학 탐구 응시자 비율은 2.4%(1만960명), 직탐은 1%(4649명)다. 

2021수능에서 사탐 50.8%(20만6796명), 과탐 46%(18만7364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2022수능에선 전년 대비 사탐은 4%p 감소하고, 과탐은 1.9%p 증가했다. 2020수능은 사탐 50.7%(23만6638명), 과탐 45.3%(21만5160명)로 2021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문계 응시생은 사탐 과목만, 자연계 응시생은 과탐 과목만 응시할 수 있게 된 2005 선택형 수능부터 매년 사탐 비중은 과탐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도별로 2005수능 사탐59.6%/과탐34.3%, 2006수능 사탐58.5%/과탐36.2%, 2007수능 사탐58.2%/과탐36.3%, 2008수능 사탐58.7%/과탐35.2%, 2009수능 사탐59.6%/과탐34%, 2010수능 사탐59.5%/과탐33.6%, 2011수능 사탐59.4%/과탐34.8%, 2012수능 사탐58.1%/과탐37.5%, 2013수능 사탐56.8%/과탐40.1%, 2014수능 사탐55%/과탐41.4%, 2015수능 사탐55.4%/과탐41.4%, 2016수능 사탐54.7%/과탐42.3%, 2017수능 사탐50.9%/과탐46.2%, 2018수능 사탐48.9%/과탐47.9%, 2019수능 사탐49%/과탐47.4%였다. 

<2022수능 수학 응시 현황.. 이과 48.4% ‘역대 최대’>
2022수능 수학을 기준으로 봐도 이과 응시자가 크게 확대됐다. 수학 선택과목별 응시 현황을 보면 확률과통계 응시자가 51.6%(22만2011명), 미적분+기하가 48.4%(20만7788명)다. 2021수능에선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은 65.7%(26만7483명), 수학 가형은 34.3%(13만9429명)였다. 2022수능에서 전년 대비 이과생이 14.1%p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능 구조 자체를 개편하지 않는 한 지난해와 같은 수학 선택과목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종로학원이 실시한 ‘2023 대입 재수생 수학 선택과목 사전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택한 학생 236명 중 14.4%(34명)는 올해는 미적분으로, 3.4%(8명)는 기하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미적분 기하 합산 17.8%(42명)에 해당한다. 문과 재수생 5명 가운데 1명꼴로 확률과통계를 미적분 기하로 변경하는 셈이다. 대개 문과생은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매년 인문계 입지가 줄어들면서 미적분 기하로 과목 변경 시 추가적으로 발생할 학습 리스크를 감안하고도 이 같은 선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학 선택과목을 변경하려는 것은 2022수능의 학습효과 탓이다. 2022수능에선 똑같이 원점수가 만점이라도 미적분/기하를 택한 응시자의 표준점수가 3점 더 높게 나타났다. 수학 표점 최고점이 미적분/기하 147점, 확통 144점이었다. 수학 1등급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싹쓸이했다. 지난해 종로학원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표본 약 1만2000명의 채점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미적분 응시자가 86%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기하는 3.5%로 미적분 기하 1등급은 89.5%에 해당했다. 반면 확률과통계는 10.5%(2339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수능도 대대적 구조적 개편 없이 진행된다면 이과 쏠림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학별 전형계획 변화에 따라 이과생 교차 지원은 소폭 약화될 여지도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2023학년 대학별 전형계획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정시모집에 교과평가를 도입했다. 상대적으로 사회 교과단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과생이 문과로 지원할 경우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불리함을 떠안아야 한다. 이외 대학도 탐구 변환표준 점수 조정 등 입시전형을 조정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과생의 상향 지원은 대학 입장에서도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통합형 수능으로 고득점을 받은 이과생이 상향 교차지원한다면 반수나 복수지원, 전과를 염두에 두고 지원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휴학을 한 채로 재수나 반수를 한다면 대학 정원으로 남아있어 자퇴를 할 때까지 신입생을 뽑지 못하고, 인문계에서 자연계로 전과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모집인원이 적은 인문계 모집단위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오 이사는 “올해도 통합형 수능이 시행되는 가운데 대학들이 현재와 같이 자연계는 수학 미적/기하, 탐구 과탐 지정, 인문계는 수학/탐구 선택과목 지정 없음을 유지한다고 하면 수험생의 이과 쏠림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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