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학교추천 2.19% 연대 활동우수 5.6% 최저톱3.. 서울 27개교 7255명 가채점 취합결과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2022수시 원서접수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인문계 학생들의 수능최저 충족여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9월모평에 응시한 27개교 7255명의 가채점 성적을 취합한 결과, 고려대 대표학종인 학업우수형 수능충족율은 단 1.38%로 나타났다. 고대 교과전형인 학교추천 역시 인문계 학생들의 수능최저 충족율은 2.19%에 그쳤다. 이어 연세대 활동우수(5.6%), 성균관대 교과(6.29%), 중앙대 교과(7.13%), 홍익대 교과(7.13%), 한국외대 교과(7.76%), 서울대 지균(9.98%) 순으로 서울 주요대학 대부분에서 인문계 학생 수능최저 충족율이 10%를 넘지 못했다. 반면 자연계 학생들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율이 주요대학 평균 20%를 넘겼다. 통합형 수능 실시로 예상되는 인문계열 불리가 수시 수능최저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수시 직전 9월모평 가채점을 통해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수능최저를 완화한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 최상위권 대학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 서울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수험생 구제책으로 수능최저를 2년연속 3개영역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반면 실제 인문계 학생의 단 1.38%만이 수능최저를 충족한 고대 학업우수형의 경우 국수영탐 4개영역 등급합 7이내라는 높은 수능최저를 충족해야 한다. 연대 활동우수형 역시 국어 또는 수학 중 1과목을 포함해 2개영역 등급합 4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통상 반영영역 모두 1~2등급을 받아야만 지원자격을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들의 경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앞서 현장에서는 통합형 수능 영향에 따른 수능최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대교협은 변경사항에서 코로나19 구제방안만을 담으면서, 인문계 수험생들이 희생양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비난이 팽배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처음 시행되는 통합형 수능의 영향으로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모평 등을 통해 계속 확인되고 있는데, 평가원이 수능 난이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상황을 끌고 간다는 것이 수요자 배려인지 의문”이라며 “현재 상황대로 간다면 현장 우려대로 인문계 학생들은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문제를 떠안는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대 연대, ‘인문계 수능최저 미충족 타격 클 듯’>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분석결과,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 인문계 학생들의 수능최저 충족여부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1일 실시된 9월모평에 응시한 27개교 7255명의 가채점 성적을 취합해 서울/수도권 주요대학 14개교(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건국대 경희대 국민대 단국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성균관대 숭실대 중앙대 한국외대 홍익대)의 계열별 수시 수능최저 충족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돼 있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고려대다. 고대 대표학종인 학업우수형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문계 학생은 표본대상 기준 단 1.38%에 불과하다. 특히 고대의 경우 계열별 수능최저를 계열별로 달리 설정, 인문계 학생들에게 더 높은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특징이 있다. 고대 학업우수형은 국수영탐 4개영역 등급합 7이내, 한국사 3이내의 높은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고대 교과전형인 학교추천형 역시 2.19%로 인문계 수능최저 예상 충족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학교추천형 수능최저는 국수영탐 중 3개영역 등급합 5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다. 두 전형은 반영영역 모두 1~2등급을 받아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연세대 역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대 대표학종인 활동우수형의 경우 9월모평에 응시한 표본대상 기준 인문계 학생의 단 5.6%만이 수능최저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대 역시 국수탐 중 2개영역 등급합 4이내, 영어 3이내, 한국사 4이내의 높은 수능최저를 반영한다. 국어 또는 수학 중 1과목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다만 우려했던 ‘연쇄 급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입관계자는 “학교마다 수능최저가 판이하기 때문에 우려했던 것처럼 연고대를 시작으로 수능최저 충족율이 연쇄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설명했다.

연대에 이어 성균관대(교과) 6.29%, 중앙대(교과) 7.13%, 홍익대(교과/종합) 7.13%, 한국외대(교과) 7.76%, 서울대(지역균형) 9.98%, 건국대(교과) 12.56%, 경희대(교과) 12.56%, 숭실대(교과) 13%, 국민대(교과) 14.53%, 서울과기대(교과) 16.9%, 단국대(교과) 18.94% 순의 인문계 수능최저 예상 충족률이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3개영역 3등급 이내로 수능최저를 완화, 최상위 대학임에도 인문계 학생의 10%가 수능최저를 충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 수능최저 충족 ‘비상’.. ‘공통과목 성적 향상 몰두해야’>
상위대학 인문계의 경우 수능최저에 수학을 포함한 경우가 대다수다. 표본조사에 활용된 연대 활동우수형의 경우 인문계 학생들이 국어 수학 중 1개영역을 무조건 포함해 국수영탐 중 2개과목 등급합 4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계열별 수능최저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는 경우도 많다. 고대 학교추천의 경우 자연계는 3개영역 등급합 6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를 충족해야 하는 반면, 인문계는 3개영역 등급합 5이내, 한국사 3등급 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고대 대표학종인 학업우수형 역시 자연은 4개영역 등급합 8이내를 충족하면 되는 반면, 인문은 동일영역 내 등급합 7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9월모평 전체 통계를 살펴볼 경우 인문계 학생들의 수학 1등급 비율이 더 줄어들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수생에 이어 반수생까지 합류되며 인문계 재학생들의 등급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계에 비해 1~2등급을 받기 어려워지면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최종 합격을 거머쥐지 못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인문계 모집단위로 불리는 학과들임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통상 인문계 모집단위로 불리는 학과들임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소장 역시 “수학이 가/나형으로 나뉘었던 작년까지는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이 노력을 통해 수학 나형에서 1,2등급을 맞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통합형 수능이 실시됨에 따라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자연계 학생들에게 밀려 인문계 모집단위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문계 학생들이 교차지원이 가능하거나 계열구분 없는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에도 자연계 학생들에 비해 수학 영역에서 등급이 밀려 예년보다 더욱 불리한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부터 약대 37개교가 전원 학부모집으로 전환하며 의약학계열 전반의 모집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의약학계열 진입을 희망하던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입 준비 역시 불투명해졌다.

선택과목에서 등급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록 공통과목 학습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영덕 대성 소장은 “미적분이나 기하의 공부량 자체가 확률과통계의 몇 배에 달하기 때문에 문과 상위권 학생이 수학 선택과목을 황급히 전향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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