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추웠던 겨울 끝에 새 학기가 다가오고 있다. 수년간 대학 입시를 책임지는 입학처장으로 지내며 공정한 입시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나날이 높아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서울경인입학처장협의회 회장직도 수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학령인구 감소로 날로 치열해지는 입시현장에서 각 대학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부담감은 크다. 

작년에는 COVID-19, 블라인드 서류평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입학처의 가장 큰 이슈였다면, 올해의 가장 큰 키워드는 ‘앞당겨진 4차 산업혁명 시대’다. COVID-19로 인한 언택트 분야의 성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AI, 빅데이터, 융복합 등 이제는 익숙한 키워드들과 함께 변화하는 사회를 이끌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소통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런 양상은, 대학 입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대학에서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제도적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김현정 인하대 입학처장(경영대학 교수)
김현정 인하대 입학처장(경영대학 교수)

입학처장이자 경영학자의 입장에서, 대학이 기업의 취업양성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위와 상아탑으로서 시대의 요구에 발맞출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당위, 두 가지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와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서 언급한 융복합과 창의성, 소통능력의 중요성으로 인해 이제는 단순히 학업에만 치중하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경험과 활동, 봉사 정신과 협동심 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시작됐다, 입시에서도 새로운 시대의 인재 선발을 위해 수년전부터 필자가 재직 중인 인하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도입했다. 

학종의 평가내용은 대학별로 상이하지만 적성, 지성, 인성의 각 역량을 고루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평가방식은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고, 큰 성과를 내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미래를 잘 설계했고 이 설계에 따라 노력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얻었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또한, 타인과 비교해 단순한 성적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학생 본인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융복합 인재의 선발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학종의 공정성에 대해서 적지 않은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학종이 도입된 지 수 년이 지난 지금, 많은 대학에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실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각 대학과 처장협의회는 학생 선발에 있어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획일적인 기준이 아닌 다양하고,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학생들 간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양립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입시에 관한 불신과 냉소보다는 교육 당국과 대학의 꾸준한 노력에 대해 신뢰와 함께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한다.

아직 COVID-19의 충격이 모두 가시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교정에 꽃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봄이 되어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는 자연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같이, 새로운 시대의 인재 선발을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평가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로 도입된 학종이 미래사회를 이끌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관심과 독려를 부탁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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