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문대학 이색 입학생...가족입학 만학도 외국인 유턴입학 등 다양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도 새학기 입학 시즌을 맞아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전문대학에 진학한 이색 입학생들이 눈길을 끈다. 일반대학에 다니다가 전문대학에 유턴 입학한 경우, 대한민국 경찰이 되기 위해 입학한 외국인 학생, 서울대 졸업 후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물리치료과로 입학한 학생, 이번이 세 번째 입학인 학생, 만학도 입학생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올해 나이 80세로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학과에 진학한 권무일 씨의 사례가 주목받는다. 1960년대에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후 다시 대학문을 두드린 것이다. 권 씨는 30년 간 산업의 역군으로 뛰다 은퇴 후 2004년 제주에 정착했다. 제주 역사와 관련한 글을 쓰던 중 탐라국에 대한 자료를 탐구하기 위해 일본의 옛 문헌을 찾아보고자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이를 위해 일본어 기초부터 공부하고자 관광일본어학과에 진학한 경우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남성희 회장은 “2021년 이색 입학생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새로운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고 한국인으로 새 출발하는 외국인의 전문대학 도전 등을 통해 고등단계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제 고등교육 진학자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원하는 직업이나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관련되는 대학의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사회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실용적인 전공을 가진 전문대학 진학에 격려를 해줬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문대학 구성원들은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 직업교육중심 교육기관으로 더욱 거듭나고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학과 권무일 씨.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학과 권무일 씨.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실무형’ 전문 지식 갈증>
경북전문대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이유리 씨는 일반대학 졸업 후 항공사 전산센터에서 근무하다 전문대학에 유턴 입학한 경우다. 이 씨는 “일반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백화점 매장관리를 했고 이후 항공사 전산센터에서 근무했다. 그 당시 직장을 다니던 중 허리통증이 심해 3개월 정도 집중치료를 받으며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전문직업인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전문대 입학에 대해 가족과 친구들도 축하해 줬고 주위에 직장생활을 하다 재입학해 대학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 카라살알리나 씨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진학했다. 모스크바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 터키어 투바어 중국어를 구사한다. 현재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고 귀화 과정을 준비중이다. 카라살알리나 씨는 “학과 수업 중 ‘경찰영어’ 수업이 가장 재밌고 이번 코로나19때 중국인 불법체류자들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불법 체류가 적발되면 강제 추방이 되니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지내는 일이 많았다. 이때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경찰이 이들을 회유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등 활약이 컸다”며 “앞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등으로 고통 받는 그들에게 ‘대한민국 관광경찰’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진학 포부를 밝혔다.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배세환 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턴입학한 경우다. 배 씨는 체육교육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후 대학 교직원과 시간 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배 씨는 “선수 트레이닝 분야 원서 등을 통한 공부를 해 왔지만 스포츠의학과 스포츠재활 분야에 전문적 물리치료 분야의 해부학 등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야 실제 현장에서 환자 등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갈증이 있었다”며 “졸업 후에는 스포츠재활센터를 개원해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재활을 돕고 기량을 올려주는 전문 트레이닝을 하고 싶다”며 “추후 일반인들까지 범위를 넓혀 고령화 시대에 만성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말했다.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전공 임현균 씨는 세 번째 대학입학을 하게 된 사례다. 타 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회계 관련 회사에서 근무 중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디자인회사에 이직을 했다. 이후 더 체계적인 전문성을 갖기 위해 일본 동경에 있는 디자인대학으로 유학했다. 임씨는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자동차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클레이모델러는 자동차 디자인을 입체로 형상화하는 창작가를 의미한다. 김 씨는 “자동차 ‘클레이모델러’는 4~5년에 한 번씩 채용 공고가 나올 정도로 극소수 인원을 선발한다. 이 분야의 학습을 위해선 자동차 특성화 전문대학에 입학하여 ‘클레이모델링’ 분야에 전문가인 교수님에게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확신했다”며 “다른 입학생보단 나이가 많지만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우리나라 우수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클레이모델러’가 되어 창의적인 미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주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이은혜 씨는 만학도로 입학해 새롭게 학업에 대한 도전을 시작한 경우다. “1997년 IMF로 인해 대학 합격을 했지만 집안 경제사정으로 인해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결혼 후 아이 네 명을 키우는 일에만 전념했다”며 “대학 생활은 늘 가슴 속에 꿈으로 남아 있었는데 한 자녀가 타 대학 호텔조리과에 입학하면서 내게 ‘엄마 서로 도와가며 공부 같이 해요’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내서 사회복지상담과에 입학하게 됐다. 앞으로 청소년들과 마음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복지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진학 동기를 말했다.  

포항대 간호과에 입학한 권혁주 씨는 특성화고 토목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다가 남자 간호사를 꿈꾸며 간호과에 입학했다. 권 씨는 “많은 사람에게 봉사하며 일할 수 있는 업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남자 간호사로 일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배려 깊은 전문 의료인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관광대에는 도예작품 활동을 하면서 반디세라믹디자인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안성만 씨가 관광중국어과로 진학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 이천 도예촌에서 작품 활동도 하고 만든 작품을 판매도 한다. 안 씨는 “현재 하고 있는 도예작업들이 평생 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중국어를 배워 중국 도예작가들과 소통을 하고 중국에서의 작품 활동 등도 펼치고자 진학하게 됐다”며 “진학한 대학의 특화 프로그램인 중국유학 코스도 도전해 보고 ‘이젠 중국어를 디자인 한다’는 맘으로  충실한 학교생활을 통한 제2의 인생도 설계해 보고 싶다”고 평생직업교육 도전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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