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방담] 공정성강화방안의 역풍
상태바
[기자방담] 공정성강화방안의 역풍
  • 강태연 기자
  • 승인 2021.01.04 08:35
  • 호수 3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최근 서울대 2021수시 최초합격자 발표와 함께 공개된 수시모집 선발결과는 당국이 코로라19라는 ‘초유의 재난’ 속에 졸속강행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억지로 밀어붙인 서류 블라인드의 역풍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출신 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고교 정보 블라인드를 강행했지만, 최대수혜자가 될 것이라 기대됐던 일반고는 줄고 영재학교 과고 출신 합격자가 늘어나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서울대 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게 현장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일반고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가장 선발효과가 높은 영재학교 과고가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의 역풍은 속속 발표되는 상위대학 입학 지형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고교현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입시일정이 대거 밀리고 원격수업을 짜고 방역에 고심하는 겹겹이 쌓인 부담에 허덕였습니다. 고교 업무가중은 물론 평가잣대가 줄어든 대학의 고심이라는 두개의 현장 부담을 가중시키면서까지 강행한 서류 블라인드의 전말을 되짚어 보면 더욱 어처구니 없습니다. 서류 블라인드는 지난해 11월 공정성 강화방안이 발표된 이후 곧바로 올해 도입됐고 코로나로 겹겹이 부담이 쌓인 현장을 압박하면서 졸속 강행됐습니다. 물론 도입부터 수요자들의 혼란을 막기위해 정해 놓은 4년예고제를 무시하는 형국이었습니다. 수요자들이 충분히 사전 준비할수 있도록 대입제도는 4년 전에 미리 가닥을 정해 알리겠다고 문정부가 자랑했던 4년예고제는 무시되고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학생부 마감을 70일 정도 앞둔 시점에 서류블라인드는 강행됐습니다. 때마침 터진 코로나19사태는 더욱 학생 학부모 교사등 현장수요자들을 괴롭혔습니다. 4월말에서 5월초 즈음 실시하는 중간고사가 고교에 따라 6월초중순으로 밀렸고, 학사일정 전반이 뒤로 밀린 상황이었습니다. 늦어진 입시일정에 맞춰 일정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버겁고 처음해보는 원격수업준비는 물론 등교전후 방역작업까지 나서야하는 현장에서는 ‘미션 임파서블’로 보기에 충분했습니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수 없게 되자, 오히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고교가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은 고교유형이 더 득을 본 셈”이라며 “블라인드가 진행된 내용을 평가해야 하는 입학사정관들에게는 학생부 기재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많아 오히려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밀어붙인 결과 애초 내세웠던 정책방향과는 정반대로 드러나는 역설. ‘약자를 위한다는 정책이 약자를 더욱 힘겹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에 대한 기시감은 이미 최저임금 부동산 등의 무수한 선례로 이제 낯설지도 않습니다.

최저임금이나 부동산 정책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졸속 강행한 서류블라인드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때문이었다는 점이지요. 교육부가 내세운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입시논란을 배경으로 합니다.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를 ‘덮기 위해’ 내세운 공정성강화방안이라는 해괴한 논리는 1년여동안 대입/고입을 뒤엎는 전가의 보도가 되어왔다는 게 현장의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상위대학 정시확대, 어이없는 학종 때리기, 재지정평가 등을 통한 특목자사고 일반고 일괄전환 등이 쏟아져 나왔지요. 결국 개인비리로 마무리될 일을 입시제도에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프레임으로 교육수요자들을 호도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이제 1심결과이긴 하지만 조 전 장관 배우자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7가지가 모두 유죄로 나온 상황까지 연결해 보면 모든 게 명확해집니다. ‘명백한 개인의 입시비리를 비호하기 위해 대입제도를 일순간에 뒤엎어 현장수요자들을 모두 혼란에 빠뜨린 뒤 결국 명분과는 반대로 약자를 더욱 힘겹게 만드는 교육부의 정책’이었다는 얘기입니다. 2021수시에 이어 코앞에 닥친 2021정시에서도 공정성강화방안의 역풍은 재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육부가 강제한 상위대학 정시확대의 바람을 타고 교육특구의 약진이 예고돼 있기 때문입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왕 2021-01-06 09:20:48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kXBAUT

조속한 폐지위해 국민청원 해야할 일이네요.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2021수능 만점자 6명 모두 확인.. 제주남녕고 재학생, 판교고 재수생 추가
  • [단독] 2021서울대 수시최초 하나고 42명 '정상'.. 외대부고 대원외고 톱3
  • [단독] 2021 서울대 수시최초 톱100, 하나고 외대부 대원외 톱3
  • [2021정시] 서울대 의예 412점, 서울대 경영 409점..연대 의대 417점 성대의예 413점 '역전현상'
  • [단독] 2021서울대 수시최초 톱80.. 하나고 외대부고 대원외고 톱3
  • [2021정시경쟁률] 서울대(마감전날) 0.78대1.. 40개 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