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과목 선택 유불리 여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1수능에서 국어와 수(가)가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2월3일 실시한 2021수능 채점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국어의 경우 1교시가 끝난 직후 입시기관의 분석에서는 전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쉬웠다고 평가됐지만 모든 영역이 끝난 후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예측 등급컷에서는 국어가 쉽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채점결과에 따르면 국어의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131점으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표점 최고점이 144점으로 전년 140점에 비해 높아졌다. 수(가)는 1등급 구분 표준점수가 130점으로 전년 128점에 비해 상승했고, 표점 최고점 역시 137점으로 전년 134점보다 높았다. 표준점수는 높을수록 어려운 시험으로 분석된다. 

절대평가로 실시한 영어의 경우 올해 1등급 비율이 12.66%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쉽게 출제됐다는 의미다. 2020수능에서는 1등급이 7.43%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정시에서는 영어 등급 간 점수차이가 적은 대학이 많고 쉽게 출제되면서 다른 과목에 비해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가)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부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가)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부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국 수(가) 어려웠다.. 표점 최고점 144점 137점>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가)의 난이도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2021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144점 수(가)137점 수(나)137점으로, 2020수능에서 기록한 국어140점 수(가)134점 수(나)149점에 비해 국어 수(가)의 표점이 높아지고 수(나)의 표점은 크게 낮아졌다. 표점 최고점은 높을수록 해당시험이 어려웠다고 분석할 수 있는 지표다. 전체집단 중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표점은, 어려운 수능일수록 최고점이 오르기 때문이다. 

표준점수 1등급컷으로 비교하면 국어는 동일했고 수(가)는 높아진 반면, 수(나)는 낮아졌다. 2021수능의 1등급컷은 국어131점 수(가)130점 수(나)131점이었고, 전년인 2020수능에서는 국어131점 수(가)128점 수(나)135점이었다.

만점자 비율로 살펴보면 국어에선 만점자 비율이 줄어든 반면 수학에서는 가/나형 모두 만점자 비율이 확대됐다. 올해 수능의 만점자 비율은 국어0.04% 수(가)0.7% 수(나)0.53%였고,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0.16% 수(가)0.58% 수(나)0.21%였다. 수(가)의 경우 킬러문항은 쉬워졌지만 준킬러 문항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만점자 수는 늘어나고 만점자 표준점수도 올라갔다. 수(나)의 경우 2020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지만 올해 난도를 조절한 모습이다. 

<영어 12.66%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고치’>
올해 영어는 매우 쉽게 출제됐다. 1등급 비율이 12.66%로 지난해 7.43%에 비해서도 확대됐다. 2등급 비율은 16.48%로 전년 16.2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1등급대는 크게 늘고 2,3등급대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어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는 절대평가인 영어에서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탐구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 여전.. 표점 격차 최고 10점>
올해도 탐구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여전했다. 표점 최고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과탐 8개과목 중 지구과학Ⅰ의 표점 최고점이 72점이었던 반면 물리Ⅱ는 62점으로 10점의 격차였다. ‘만점’을 받았음에도 응시과목 선택에 따라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에는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사탐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회문화의 표점 최고점이 71점이었던 반면, 세계지리 한국지리는 각63점으로 8점의 격차가 났다. 이영덕 소장은 “사탐 과탐은 전년에 비해 일부 과목은 쉽고 일부 과목은 어렵게 출제됐다. 사탐에서는 한국지리와 세계지리가 쉬웠고 사회문화는 어렵게 출제됐다. 과탐에서는 물리ⅠⅡ가 쉬웠고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탐의 경우 사회문화71점 경제69점 정치와 법69점, 동아시아사 세계사 각67점, 생활과윤리65점 윤리와사상64점, 세계지리 한국지리 각63점 순이다. 과탐의 경우 지구과학Ⅰ72점 생명과학Ⅰ71점 화학Ⅱ70점,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각69점, 화학Ⅰ68점 물리Ⅰ64점 물리Ⅱ62점 순이다.

사탐의 경우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 과목은 올해도 생활과윤리로 12만9937명이 응시했다. 사회문화가 12만4711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과목만이 사탐에서 10만명 넘게 응시한 과목이었다. 한국지리 4만4832명, 세계지리 3만5186명, 윤리와 사상 2만9063명, 동아시아사 2만4423명, 정치와 법 2만3382명, 세계사 1만9055명, 경제 5076명 순이었다.

과탐의 경우 생명과학Ⅰ에 응시한 수험생이 11만7487명이었고, 지구과학Ⅰ에 응시한 수험생이 11만6729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화학Ⅰ 7만1815명, 물리학Ⅰ 5만3286명, 생명과학Ⅱ 6585명, 지구과학Ⅱ 4056명, 화학Ⅱ 2984명, 물리학Ⅱ 2796명 순이었다.

<아랍어 쏠림현상 여전.. 전체 69.6%>
아랍어 쏠림현상은 지난해보다는 소폭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제2외/한문에서 아랍어를 선택한 수험생은 3만8157명으로 전체의 69.6%였다. 전년의 경우 72.3%였다. 일본어Ⅰ10.3%(5626명), 중국어Ⅰ6.8%(3707명), 한문Ⅰ4.8%(2631명), 스페인어Ⅰ2.3%(1265명), 프랑스어Ⅰ2.2%(1209명), 독일어Ⅰ1.8%(998명), 베트남어Ⅰ1.4%(764명), 러시아어Ⅰ0.9%(494명) 순이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도 여전했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 아랍어Ⅰ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86점이었던 반면, 가장 표점이 낮았던 중국어Ⅰ은 67점으로 19점의 격차였다. 특정과목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꾸준히 비판이 대두됐던 제2외국어/한문은 2022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치르게 된다.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극히 드문 상황에서 특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만 상위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랍어 쏠림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늬만 이과‘ 수(나)응시 이과생 19.4%>
주로 문과(인문계열) 학생이 선택하는 수(나) 응시자 중 과탐 응시자 비율은 19.4%였다. 이과생이지만 수학에 약해 수(가)를 선택하지 못하고 수(나)를 선택한 경우가 상당했다. 전년 19.9%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1수능 응시생은 42만1034명으로 재학생은 29만5116명, 졸업생 등(검정고시 포함)은 12만5918명이었다. 영역별로는 국어 41만9785명, 수(가) 13만9429명, 수(나) 26만7483명, 영어 41만9031명, 한국사 42만1034명, 사탐 21만8154명, 과탐 18만7987명, 직탐 4123명, 제2외/한문 5만4851명이었다. 사탐, 과탐에서 2개과목을 응시한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 중 각 99.7%, 99.9%로 수험생 대부분이 최대 선택 과목 수인 2개과목을 선택했다.

국어영역의 경우 사탐응시자비율이 51.8%, 과탐 응시자 비율이 44.7%였다. 수(가)에서 사탐 응시자 비율은 1%, 과탐 응시자 비율은 97.2%였고 수(나)는 사탐 응시자비율이 76.8%, 과탐 응시자비율이 19.4%였다. 영어의 경우 사탐응시자비율이 51.8%, 과탐응시자비율이 44.8%였다.

<변별력 있었던 시험.. 어려웠던 국 수(가)>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평가된다. 이영덕 소장은 “2021정시에서 인문/자연계 모두 국어와 수학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어는 절대평가가 되면서 비중이 대폭 줄었지만 다른 과목이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면서 수능 변별력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수험생들은 수능 영역별 성적을 분석해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본인의 수능 성적 가운데 어떤 영역이 유리한지 분석해 가장 유리한 수능 반영조합을 찾아 지망대학을 선택하도록 한다. 수능 반영지표 중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아주 쉽게 출제되면서 1,2등급 인원이 늘었다. 최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에서는 올해도 대부분 1등급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에 따라 등급간 점수차에 차이가 있다. 서울대 고려대는 점수차가 적고, 연세대 성균관대는 점수차가 큰 편이다. 

정시에서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대부분 탐구와 제2외/한문은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에 의한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수능성적 발표 이후 공개되는 각 대학의 탐구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탐구 변환표준점수는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활용한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수시이월‘ 인원을 확인하는 일도 남아있다. 올해도 수시에서 복수합격자들이 다른 대학에 등록하거나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하면서 수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생길 수 있다. 이영덕 소장은 “올해 수능 응시자가 대폭 줄었지만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1~3등급 인원이 대폭 증가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전년보다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근들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난해의 경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수시이월인원이 많이 발생했다. 수험생은 2021년 1월7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원서접수 시작 전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포함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임성호 대표는 “올해 수시 최종등록 마감이 1월5일, 정시 원서접수 시작이 1월7일로, 수시이월인원 체크, 정시 최종 지원대학 결정 등의 최종점검시간이 크게 부족하다”며 “올해 정시 전략 수립을 위한 정보수집은 보다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시 지원기회는 모두 3번이다. 가/나/다군에서 각1개대학을 지원할 수 있다. 이영덕 소장은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가/나군에 몰려 있어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해야 한다. 다군은 모집 대학수와 모집인원이 적기 때문에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 3번의 복수지원 기회 중 한 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고 한 번은 소신지원, 나머지 한 번은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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