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방담] 올해는 없어야 할 텐데.. 되짚어본 수능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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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담] 올해는 없어야 할 텐데.. 되짚어본 수능 잔혹사
  • 권수진 기자
  • 승인 2020.11.23 08:48
  • 호수 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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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수능이 그야말로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험생의 걱정 고민이 큰 것은 어느 해나 마찬가지지만 올해는 특히 코로나라는 변수가 수험생들을 더욱 압박하는 듯합니다.

평탄하게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마음과는 달리, 그동안 수능 역사는 꽤나 많은 굴곡을 겪었습니다. 출제오류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2014, 2015수능에서 연달아 오류가 발생한 데 이어 한 해 건너 뛴 2017수능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면서 출제문항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017수능 이후 평가원은 ‘수능 출제오류 개선 보완 방안’을 내놓고 검토지원단을 구성해 출제 근거 확인, 문항 오류 사례 교육 강화 등으로 출제/검토 시스템을 개선해 최근3년간 수능에서의 오류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최근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실시한 10월학평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하면서 다시금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수(나) 15번 문항이 전원 정답처리된 것입니다. 해당 문항은 이산확률분포에서 새롭게 정의된 확률변수의 평균을 구하는 문제로, 종로하늘교육은 "확률변수 X의 평균으로 주어진 값이 6이지만, 이는 문제 조건에서 확률변수가 취할 수 있는 값인 1부터 4까지의 값보다 크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확률분포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9월모평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한 것은 아니고 학평이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안심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혹여나 실제 수능에서의 오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환기하게 된 사례가 됐습니다. 

출제문항이 아닌 시험 환경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수능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으로 여겨지는 만큼 당일 컨디션, 환경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됩니다. 예상치 못하게 수험생을 괴롭힌 건 ‘수능샤프’입니다. 수능샤프는 수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일괄적으로 배부되는 샤프로, 제공된 샤프 이외에 다른 필기구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처음 논란이 된 건 2011학년 수능입니다. 수능샤프가 첫 도입된 2006수능부터 2010수능까지 입찰을 따낸 ‘유미상사’ 대신 ‘바른손 제니스’가 2011수능에서 입찰권을 따내면서 샤프가 바뀌게 되었는데, 품질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수능을 치르는 내내 샤프심이 부러져 시험을 제대로 치르기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샤프심 부러지는 것이 좀 불편하긴 했겠지만 시험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큰 대수겠느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분 일초가 아까운 데다, 가뜩이나 긴장해 제 실력도 발휘하기 어려운 그 시험장에서, 몇 글자 쓰지도 못하고 ‘뚝 뚝’ 끊기는 샤프심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릅니다. 쓰다 말고, 쓰다 말고 샤프심을 계속 눌러야 하는 상황에선 정신줄도 함께 ‘뚝 뚝’ 끊겨나가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제가 그 수능을 겪어봐서 잘 압니다.

다시 유미상사의 샤프로 돌아와선 2012수능부터 수능샤프를 둘러싼 큰 논란이 없다가 또 논란이 불거진건 지난해 2020수능입니다. 다른 업체로 수능샤프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바뀐 샤프가 고장이 잘 나고 샤프심 누르는 소리가 너무 크다는 등의 불만이 나왔습니다. 

올해는 다시금 수능샤프가 변경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평가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변경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능 문제 대비에만 신경써도 모자랄 시기에 수능샤프에까지 신경써야 하니 수험생들의 머리가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닐 듯합니다. 

수능을 둘러싼 많은 논란 사이에서도 ‘역대급’ 혼란은 ‘2018 수능 연기 사태’가 아닐까 합니다. 출제오류나 수능샤프의 문제가 평가원 소관의 문제라면, 수능 연기 사태는 천재지변으로 발생한 문제입니다. 2018수능을 하루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급박하게 수능 연기가 결정된 것입니다.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수능이 2주 연기되긴 했지만 3월 일찌감치 결정된 반면, 2018수능의 수능연기는 수능 전날 결정됐습니다. 하루만 지나면 수능이 끝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지막 마음을 붙잡고 있던 수험생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능 막판에 접어들면, 이제는 시간이 더 주어진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빨리 이 힘든 여정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수능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참고서며 교과서며 모두 ‘책거리’로 가져다 버린 수험생들도 버린 책을 다시 주워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2021수능도 코로나 때문에 사상초유의 12월수능이 됐다는 점에서 수능 역사 중 하나에 큰 비중으로 쓰여질 듯합니다. 다만 다른 이슈로는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는, 수능 잔혹사의 한 페이지에 자리하지 않는 무탈한 수능이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다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겠지만 수험생 마음을 다치게 하는 다른 논란 없이 무사히 치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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