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무릎에 경미한 통증을 겪으며 되새긴 말이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뜻이다. 호젓한 가을 산을 걷는 게 좋아서 일주일에 3일이나 산을 오르다 보니 무릎에 무리가 갔다. 평소 아파트 주위를 1시간 정도 도는 정도의 운동만 하던 내게 300m 높이의, 왕복 2시간 운동은 무리였던 모양이다. 과도한 운동 후 무릎이나 발목 통증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환자들에게 지나친 운동은 ‘독’이라고 이야기하던 입장이라서 후회와 함께 반성도 했다. 이처럼 몸에 좋다고 생각했던 운동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과도한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나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 및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했지만 내 몸에 일주일 3회의 산행이 무리였던 것처럼 자신의 몸에 부담될 정도의 운동은 건강을 해친다. 운동 중에 통증이 있거나 운동 다음 날에 근육통이 있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통증을 무시하고 운동을 하면 영구적인 관절손상을 입을 수 있다.

날씨가 추울 때의 운동도 자칫 득보단 실이 많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되어 사지로 혈액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혈액공급이 부족하면, 경직된 근육이 풀어지고 관절의 운동이 부드러워질 때까지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이렇게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커지게 마련이다. 기온이 낮을 때 준비운동 시간을 충분이 늘리고 운동의 강도도 약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실내운동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준비운동 시간을 늘려서 나쁠 이유는 없다.

나이 드신 분들이 겨울운동을 할 때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온도가 많이 내려가는 날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날씨가 따뜻해도 새벽운동보다는 10시 이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나이가 들면 혈관의 탄력이 감소되므로 추운 날씨로 인한 혈관수축과 운동으로 인한 혈액공급량의 증가란 두 가지 악재가 겹치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더라도 같은 운동을 매일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근육이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지도를 하는 분들은 하루는 상체근육 다음 날은 하체근육운동을 하는 식으로 근육이 쉴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나이에 따라선 쉬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과격한 운동을 해도 하루만 쉬면 근육의 활력이 되살아 날 수 있지만 50대를 넘어서면 하루 휴식으로 근육이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의 운동 강도를 줄이거나 쉬는 날을 하루가 아니라 2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력운동의 경우 운동을 시키는 근육을 2개 부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운동을 한 근육들은 2일 정도 쉬게 만들면 된다. 일주일에 6일 운동을 하는 기준이다. 만약 주 4일 운동을 한다면 2개 그룹으로 나눠 운동해도 특정근육이 1주일에 2회 정도 집중 운동하는 셈이 되므로 별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무리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정도가 아니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마라톤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보도를 가끔 접한다. 프로급 선수들이 참여하는 본격적인 마라톤 대회에선 거의 없는 일이지만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일 년에 몇 번씩 벌어지는 일이다. 그 이유가 뭘까. 운동이 지나쳐서 생겨나는 일이다. 마라톤 경력이 짧으면서도 욕심을 내서 달리는 경우도 있고, 전 날의 과로나 음주 등으로 몸의 컨디션이 악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다 변을 당한다. 자기의 신체능력을 넘어서는 운동보다는 약간은 모자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아는 선배님들 중에는 테니스를 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있다. 한 분은 60대 초반의 한의사셨다. 젊을 때부터 운동을 해왔고 지역테니스회의 고문으로 있을 정도로 테니스를 즐기던 분이 친구들과 게임을 마치고 나서 쉬다가 돌아가셨다. 사인은 심장마비. 한의사였던 만큼 건강관리도 잘 해왔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왔던 터라 그 분의 사망은 주변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또 다른 분도 테니스를 치고 난 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그것도 50대 중반의 나이에. 존경했던 선배였고, 아직은 왕성한 활동을 할 나이여서 주변의 안타까움은 컸다. 상가에서 들은 이야기론 한의사선배님은 나이에 비해 운동 강도가 강했던 것 같고, 50대 중반의 선배님은 스트레스와 전 날의 과음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테니스가 나쁜 운동이란 이야기가 아니다. 몸이 피로한 상태에선 평소와 같은 강도의 운동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케이스들이다. 운동으로 인한 부상을 막기 위해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꼭 해야 한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준비운동은 본격적으로 할 운동의 강도를 낮춰서 천천히 워밍업 하는 것이다. 걷기나 산행이라면 다리의 근육과 관절을 많이 쓰게 마련이다. 걷기에 앞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이후엔 평소의 보행속도보다 느리게 5분 정도 걸은 후에 정상속도로 올리면 된다.

문제는 마무리 운동이다. 걷고 난 후나 산행 후에 마무리 운동을 하는 분들이 드물다. 마무리 운동의 핵심은 스트레칭이다. 1시간 이상의 운동을 했다면 근육은 당연히 경직되기 마련이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스트레칭이다.
무릎아래의 비복근과 가자미근, 전경골근은 물론이고 무릎 위의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해주어야 한다. 스트레칭 방법은 유튜브에 ‘대퇴사두근 스트레칭’ 등으로 검색하면 아주 자세히 나온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근육통이 심해질 수 있고, 무릎이나 발목 등의 관절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피로가 쌓인 근육은 평소보다 짧아지게 마련이다. 근육이 평소보다 짧아지면 관절에 평소보다 큰 압력을 준다. 당연히 관절의 통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영구적인 연골손상 등을 일으킨다. 본인의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은 명심해야 할 운동의 원칙이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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