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 최고 권위지 표지논문 선정

[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서울대는 농업생명과학대학 김희발 교수팀이 (주)조앤김지노믹스와 아프리카와 유럽 6개국이 참여한 아프리카소 진화 유전체 연구를 8년간 주도한 가운데, 유전학 최고의 권위지 네이처 지네틱스에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본 연구논문은 네이처 지네틱스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아프리카는 면적과 인구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대륙이다. 아프리카 문명의 역사는 4억 마리 가까운 아프리카소의 진화와 적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억 인구에서 3명당 1마리의 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1300여 년전 인디커스 품종의 소가 유입되며 약 1만년 전부터 고대 이집트 수단 등에 존재하던 타우러스 품종의 소와 폭발적인 유전적 혼합을 통해 광범위한 유목의 문명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전역의 다양한 식생과 기후 그리고 질병에 적응하게 되고 그 결과로 아프리카에는 150여개의 토착 품종이 형성됐다.

아프리카소의 진화와 토착 품종의 형성은 진화연구에서 가장 역동적이라고 추정됐으나 그 과정은 베일에 싸여있었다. 본 연구진은 아프리카 야생 물소를 비롯한 대표 토착 16개 품종을 포함한 45개 품종 330여 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해 그동안 풀지 못했던 아프리카소의 진화와 적응의 역사를 해독했다. 분석 결과, 타우러스 품종과 인디커스 품종이 약 750-1050년 전에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지부티가 속한 동아프리카 지역) 유전적으로 혼합되고 이후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아프리카소가 아프리카인들의 인구수와 같이 증가하면서 인수공통 전염병의 위험도 커지게 됐다. 이중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흡혈 체체파리는 수면병의 원인균을 인간과 동물에 전달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아프리카 토착품종 중에서 체체벨트(흡혈파리가 존재하는 중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오랫동안 적응 진화해온 앤다마 품종의 유전체 진화 분석을 통해 수면병에 견디어 내는 유전인자를 규명했다. 또한 면역과 번식 그리고 열 저항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보고 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을 통해서 보듯이 인수공통 전염병에서 동물이나 인간이 병원인자의 숙주로서 진화해온 것이 냉전시대의 군비확장경쟁과 비슷하고 숙주의 적응 진화가 유전체에 기록돼 있는 것을 생각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 토착소 품종 150여 개 중에서 가장 중요한 16개 품종을 분석했으며 이는 주요한 경제형질과 관련된 유전인자를 규명하는 기본틀을 제공하고 인수공통 전염병을 극복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이용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 바이오그린21 사업의 지원에 의해 주로 이뤄졌으며, 참여국가 및 기관은 대한민국(서울대, ㈜ 조앤김지노믹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전북대, 경상대), 에디오피아 (국제축산연구소, Bahir Dar 대학교), 케냐 (국제축산연구소), 수단 (Khartoum 대학교), 스웨덴 (스웨덴 농업과학 대학교), 영국 (Edinburgh 대학교, Nottingham 대학교)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사진=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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