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탐방] 대구경신고 최성용 교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최성용(57) 대구 경신고 교장은 ‘공교육 스타’로 교육계에선 잘 알려진 인물이다. 3학년 진학지도 경력이 21년이다. 경신고가 86년 새로운 재단이 인수하면서 발전의 계기를 쌓았던 86년 경신고에 입성, 경신고의 현재 명성을 이끈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94년 진학지도 장학부문에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을 당시 연령이 30대에 불과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2005년 진학부장을 맡으면서부터는 개인적으로도 전국적 명성을 쌓아왔다. 78년 발족, 지역별 진학지도협의회(진협) 가운데 최초로 알려진 대구진협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졌고, 대학에도 명성이 알려지면서 GIST 자문위원, 경희대 위촉입학사정관, 대교협 대학입학상담교사, 경북대 입학자문위원 외에도 우송대 대가대 계명대 인하대 입학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다. 현재는 2010년부터의 대구진협 자문위원 외에도 대구한의대 교원양성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최성용 교장
- 대구시내 4개 자사고 중 경신고의 경쟁력이라면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진학실적과 면학분위기로 만들어진 ‘학력경신’의 전통이 있다. 축적된 대입진학지도 노하우와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다. 학생들의 착한 인성과 교직원들의 인화단결도 남다르다.”

- 대구 경신고의 의대진학은 전국최강이라 할만하지만, 이과계열 우수인재들의 대거 의대행을 두고는 걱정하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사회적 흐름과 지역적 특성의 영향이 크다. 옛날엔 서울대 문과는 법대, 서울대 이과는 물리 이후 전자 식이었지만, IMF 이후 의대로 학생/학부모 성향이 바뀌었다. 학생들의 자연계열 선호 자체가 80%나 되다 보니 상위권을 중심으로 의대진학이 많은 편이다. 대구 수성구는 서울 강남3구보다 면적은 크게 적은 특성으로 쏠림현상이 매우 강한 특성도 있다. 한 반에 11~15명 정도는 부모가 의사일 정도인 것 역시 의대진학의 배경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과 1등들이 물리학과에 진학하던 옛날이 좋았다.”

- 경신고의 실적으로 봤을 때 교사들의 공력도 상당할 듯하다
  “부장들이 3학년부장을 10년씩은 기본으로 한 분들이다. ‘남 탓’ 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분들이다. 3월모평 당일에는 새벽2시까지 교과별 교사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3월모평의 성적은 재수생이 합류하는 6월 9월에 당연히 떨어질 텐데, 교과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서 결과물을 배출하려는 목적이다. 목이 쉴 정도로 열성적이다. 학교전체로 시야를 넓혔다. 특히 모의고사는 학교대항전이지, 1등반이나 1등학생으로는 의미가 없다. 반별성적은 교사를 옥죄기 위한 성적일 뿐이다. 우리는 경신고가 대구에서, 전국에서 어느 수준인지 측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과제를 도출해내는 데 더 신경을 쓴다.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힘쓰고, 교사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도서구입 및 연수, 강의수강료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교과협의회를 통해 동료장학 컨설팅도 활성화하고 있다.”

- 명성으로 봤을 땐 전국단위 자사고로서도 경쟁력이 있을 듯한데
  “경신고가 자사고로 전환한 이유 중 하나가 대구지역 우수학생들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는 좋은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 목표가 더 충분히 실현된 후에 고려해볼 것이다.”

- 서점총판의 수익으로 경신고를 인수, 대구지역 교육력을 높이는 데 일조한 현 재단의 의지가 인상적이다. 한 해 재단전입금 수준은
  “작년에 재단에서 지원한 금액은 2억6300만원 가량이다. 재단을 인수하신 김종년 선생께서는 개인적으로도 1년에 1억원 가량을 학교에 들이곤 하셨다. 육영사업에 뜻을 두고 학교에 많은 투자를 하신 분이다. 현 재단은 대기업이 지원하는 자사고들의 재단만큼은 아니어도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경신고는 대구지역 최초로 수준별이동수업을 하고, 심야자습을 실시한 학교다. 여름에 특히 더운 특성에 공부하기 어려운데, 대구에서 두 번째로 전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한 학교다. 현재 교사는 노후한 편이긴 하지만, 교실은 안정적이다. 교실마다 LED조명을 달고, 대당 200만원 상당의 기화가습기를 설치했다. 건강관리를 위해 교실마다 물칠판을 설치하고, 1조당 22만원 상당의 책/걸상으로 모두 교체했다.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이 없는 것은 물론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입시를 오랫동안 들여다본 입장에서 올해 쉬운 수능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입시가 쉬우면 이듬해 재수생이 대거 양산된다. 해마다 그래왔다. 사교육을 줄이기와 재수생 줄이기가 상충하는 셈인데, 재수 반수는 국가적 낭비다. 대학도 손해다. 재수생을 줄이려면 시험은 적정 수준으로 출제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제 길을 찾아간다. 입시는 대학에 맡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고교가 정상화되는 길이다. 수능을 11월에 치르면서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9월모평이 전 범위를 치르는 통에 교육과정을 당길 수밖에 없다. 모든 생기부는 12월1일이 마감이다. 수능 전에 기말고사를 볼 수밖에 없다. 일반고의 경우 선행학습 금지의 정부방안으로 수능이후 현장교육이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 내년 자사고 운영평가를 앞두고 있다. 보수성향 교육감 지역 관할이어서 타 지역에 비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신고가 진행중인 중3 겨울방학 6주간 150시간 수업, 국수영 수업을 대폭 늘리는 교육과정 편성은 자사고 지정취소의 논리로 제시되고 있다. 운영평가를 앞두고 위험해 보이는데, 입장은
  “겨울방학에 이뤄지는 예비학교는 중학교 과정을 심화복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교육정상화법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신입생 배정이 일찍 이뤄지기 때문에 1월에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고 예비 신입생을 지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국수영 과목의 시수를 확대해 입시에 대비하는 것은 자사고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화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지만, 지금은 권장비율인 50%에 맞추기 위해 줄이고 있고, 예체능 과목의 시수를 늘리고 있다.”

- 계획중에 있는 교육과정이라면
  “내년부터 방과후를 일정 개편하려 한다. 경신고는 2012학년 수능에서 전국1위를 할 정도로, 수능에선 최정점에 와 있다고 본다. 내년부터는 정규과정은 수능중심이 되겠지만, 방과후는 교사선택제로 운영, 논술중심의 심화학습으로 더욱 활성화하려 한다. 학생부종합을 위한 활동은 자연스럽게 시간을 두고 확대하려 한다. 실질적으로 학생에 요구하는 수준이 과도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10개 대학에서 선발하는 종합전형 인원에 비하면, 모든 학생들에게 논문 수준의 ‘스펙’을 요구하는 건 다소 무리라 본다.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인교육의 일환으로 교양과목 시수도 늘리고, 학생들이 교양과목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교사수급을 맞추려 하고 있다.”

- 어떤 학생이 입학하길 원하시는지
  “경신고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에 ‘도전정신’과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더 필요하다. 입학성적은 낮지만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천하면서 ‘자아실현’에 삶의 목표를 지닌 ‘발전가능성을 지닌 학생’들도 입학후 적응을 잘하고 있으며, 이런 학생들이 입학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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