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1위' 공주사대부고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국내 최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하나로 꼽히는 포스텍(포항공과대)에 2020학년 가장 많은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부산일과고였다. 포스텍 2020등록자 325명(검정고시 해외고 국제학교 제외)의 4.9%에 해당하는 16명을 배출했다. 부산일과고는 2019학년 역시 11명의 등록자를 배출하며 포스텍 등록자 배출 1위고교에 오르기도 했다. 

포스텍 2020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0학년 포스텍 신입생 입학인원’이다. 분석결과 전국 152개교가 325명의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해외고 출신 3명, 국제학교 출신 2명은 제외한 수치다. 포스텍 입시는 정시가 없어 모든 등록자는 수시에서 나온다. 고교유형은 2020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7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공계특성화대 등록포기 이유로는 가장 먼저 의대선호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원은 일반대에 비해 다양한 장학금과 저렴한 학비 등 혜택이 풍부한 만큼 입학을 포기할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는 점도 의대로의 이탈을 방증하는 예다. 자연계열 우수인재들의 맹목적 의대행은 국가 과학기술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공계특성화대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는 물론 문제의 당사자인 의대까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베리타스알파는 KAIST 포스텍 지스트대학 DGIST 4개 이공계특성화대의 등록실적을 제공받아 공개한다. UNIST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고교별 등록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0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부산일과고다. /사진=부산일과고 제공
2020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부산일과고다. /사진=부산일과고 제공

<톱30 3명이상.. 1위 부산일과고.. 한성과고 ‘급상승’>
베리타스알파가 포스텍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20학년 포스텍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부산일과고다. 16명을 기록, 전년 11명보다도 늘었다. 부산일과고의 뒤를 이어 한성과고가 14명이다. 한성과고는 2019학년 5명을 배출해 15위였던 데서 2020학년 순위가 급상승했다.

세종과고(11명) 상산고(10명) 울산과고(9명) 한국영재(9명) 경남과고(8명) 대건고(8명) 인천과고(8명) 공주사대부고(7명) 세종영재(7명) 전북과고(7명) 순으로 톱10이다. 톱10 내 12개교 중에서 과고가 7개교, 영재학교가 2개교였고 전국자사 광역자사 일반고가 각 1개교 자리했다. 일반고 가운데서는 공주사대부고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공주사대부고는 일반고이긴 하지만 전국단위선발권을 지닌 농어촌 자율학교다. 톱10내 모든 고교가 선발권이 있는 고교였던 셈이다.

톱20은 4명 실적에서 끊겼다. 공동13위 인천하늘고 창원과고 한민고(각6명), 공동16위 광주과고 대구과고 충남과고(각5명), 공동19위 강원과고 대구일과고 안산동산고 제주과고 교원대부고(각4명) 순이다. 톱20에서도 과고/영재학교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일반고인 한민고가 13위에 랭크됐다. 한민고는 직업군인들의 잦은 근무지 이동에 따른 자녀교육의 불안정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정원 70%를 군인자녀, 30%를 일반자녀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하는 고교다. 

공동24위가 3명 실적으로 경기북과고 경북과고 경산과고 대전과고 세마고 인천진산과고 전남과고 포항제철고다. 세마고를 제외하면 과고 영재학교 전국자사 등으로 선발권을 가진 고교였다. 

<톱30이후.. 1~2명 배출고교>
2명의 등록실적을 낸 고교는 13개교다. 가정고(인천) 대인고(인천) 민사고(강원) 부산과고(부산) 신정고(울산) 인천고(인천) 인천영재(인천) 장안제일고(부산) 제주대사대부고(제주) 포산고(대구) 학성여고(울산) 한일고(충남) 현대청운고(울산)다. 과고/영재학교 가운데선 부산과고 인천영재가 이름을 올렸다.

1명을 배출한 고교는 108개교다. 강릉명륜고(강원) 거제고(경남) 거창고(경남) 거창중앙고(경남) 경기과고(경기) 경민고(경기) 경주고(경북) 경희여고(서울) 계산고(인천) 계성고(서울) 공주고(충남) 광명고(부산) 광주동신고(광주) 국제고(광주) 권선고(경기) 금정고(부산) 김천고(경북) 김포고(경기) 김해율하고(경남) 김해중앙여고(경남) 남해해성고(경남) 논산대건고(충남) 대구고(대구) 대기고(제주) 대동고(경북) 대전관저고(대전) 대전동신과고(대전) 대전이문고(대전) 덕원고(대구) 도림고(인천) 동북고(서울) 동성고(서울) 동인천고(인천) 동지고(경북) 동천고(부산) 동화고(경기) 만덕고(부산) 매괴고(충북) 무거고(울산) 무안고(전남) 묵호고(강원) 배재고(서울) 백양고(경기) 보문고(대전) 부산동성고(부산) 부산장안고(부산) 부산진여고(부산) 북일고(충남) 분당대진고(경기) 브니엘고(부산) 삼산고(인천) 상문고(서울) 새롬고(세종) 서울과고(서울) 성의여고(경북) 송원고(광주) 수성고(경기) 순천고(전남) 시흥고(경기) 신목고(서울) 신송고(인천) 신일고(서울) 아산고(충남) 양운고(부산) 양정고(서울) 연초고(경남) 염광고(서울) 영광고(경북) 영동고(서울) 영생고(경기) 영진고(대구) 예당고(경기) 와부고(경기) 외대부고(경기) 우송고(대전) 울산경의고(울산) 유성여고(경북) 은광여고(서울) 이리고(전북) 이의고(경기) 이일여고(전북) 이천고(경기) 이화여고(서울) 인천세원고(인천) 인천연송고(인천) 인천청라고(인천) 인천해원고(인천) 인항고(인천) 정동고(대구) 중동고(서울) 진성고(경기) 진주고(경남) 진주제일여고(경남) 진해중앙고(경남) 창원문성고(경남) 천안두정고(충남) 청원고(충북) 초당고(경기) 충주중산고(충북) 통영고(경남) 평창고(강원) 포천일고(경기) 포항이동고(경북) 한영고(전남) 함창고(경북) 합포고(경남) 해룡고(전남) 해운대고(부산)

<2020 포스텍 고교별 실적조사 왜 했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지스트대학 DGIST 등 학종 중심 입시 체제인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1 포스텍 2단계에서도 서류평가 반영>
포스텍은 2021학년 전체 모집인원에는 차이가 없지만 창의IT인재전형을 폐지하면서 일반전형이 20명 늘어나 320명을 모집한다. 전형방법의 변화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1단계 서류100%, 2단계 면접100%였으나 2021학년은 1단계 서류100%인 점은 동일하지만 2단계에서 서류평가67% 면접평가33%로 합산한다. 정원내 기준, 졸업연도 제한도 폐지한다. 

일반전형의 1단계 서류평가에서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활용한다. 학업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한다. 면접에서는 과학공학계의 글로벌리더로서의 사고력, 이공계 분야 수학을 위한 기본 역량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교과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기본적인 사고과정을 확인하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