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현대청운고 입시분석

전국단위 자사고다. 현대중공업이 모기업으로 故정주영 설립자의 뜻에 따라 1981년에 개교한 후 2003학년부터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됐고, 정부시책에 의해 2010학년부터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운영중이다. 연간 33억원의 재단지원과 자립형사립고 시절부터 이어온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 논구술 토론팀 등 그간 쌓아온 교육노하우가 상당한 명문고다.

한계는 있다. 상산고가 학년당 정원내 384명, 대원외고가 290명, 외대부고가 국내반 280명(국제반 포함 총 35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현대청운고는 180명의 비교적 작은 규모로 대입실적의 양적 규모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울산 소재로 수도권 고교에 비해 교수 인프라나 강사 초빙 측면에서 지리적 불리함도 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등급의 취득은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인문사회과정 47명, 과학기술과정 130명으로 일반고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고, 상위 우수집단이 모인 특성상 미세한 점수 차에 의해 등급 취득의 변동 폭이 매우 커 일반고처럼 등급분포가 형성되지 않는다. 올해 3월모평에선 인문계열 백분위 99.99점의 학생은 2학년2학기까지 주요과목 내신평균등급이 3.39등급, 자연계열 백분위 99.98점의 학생은 2학년2학기까지 주요과목 내신평균등급이 2.08점일 정도다.

하지만 자립형사립고 시절부터 운영해온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탁월한 교육노하우는 상위권 대학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전국적 진학실적을 내고 있다. 서울대 실적은 2014학년 32명으로 모든 고교유형 중 전국 17위에 올랐다. 수시 18명 정시 14명으로 수시/정시에 고른 성과다. 서울대 실적을 낸 울산지역 24개교(85명) 중에선 독보적인 1위다. 현대청운고에 이어 울산과고 13명, 우신고 6명, 학성여고 삼일여고 성신고 각 3명 수준이었다. 의치한의계열의 실적은 특히 눈에 띈다. 한해 졸업생 180명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2012학년 40명, 2013학년 65명, 2014학년 54명으로 실적은 꾸준히 탁월하다. 향후 의치대 학부과정의 확대로 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탁월한 교육성과를 내려는 학교를 운영하는 데 재단의 재정능력을 빼놓을 수 없다. 재단전입금은 매년 33억원 규모다. 현대청운고가 일반계고의 3배까지 가능한 학비를 2배만 산정하고, 일반계고 대비 50% 가량 많은 교사들을 들일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이다. 덕분에 교사들은 수업시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연구와 수업준비에 시간할애를 할 수 있다. 교사의 주당 수업시수는 12시간에 불과하고, 교사 1인당 학생수는 9.3명, 학급당 교사수는 3명에 이른다.

학교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남다른 시각도 학교에 경쟁력을 불어넣는다. ‘제2의 정주영 명예회장 육성’을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근검과 친애, 창의와 도전정신의 신장을 목표로 한다. 특히 현대재단은 학교를 꾸준히 믿고 지원하는 특징이 있다. 박규일 현대청운고 교장은 “학교입장에선 입시결과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재단이 학교운영에 간섭 없이 믿어주니 소신과 긍지를 갖고 임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열정도 거론해야 하는 덕목이다. 지역적 특성으로 대학과의 연계활동이 힘든 여건에서도 현대청운고 교사들은 뛰어난 실력에 여느 고교에선 사례를 찾기 힘든 특유의 응집력으로 협동체제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청운고의 많은 프로그램 중 ‘과제연구’는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도 실질적인 성취를 가능케 함으로써 지형을 넓혀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관문을 뚫게 하는 주요배경으로 꼽힌다. 창체활동으로 과제연구를 편성해 인문사회계열은 전공분야가 다른 4명의 교사, 과학기술과정은 2명의 교사가 같은 수업시간에 배정되어 과제연구 주제에 따라 6~8명의 소수학생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지도를 한다. 학생부종합과 함께 상위권 대학의 또 하나의 대표적 수시관문인 논술전형을 대비하는 논구술 프로그램 역시 현대청운고를 대표할만한 프로그램이다.

인문 자연 각 2개팀으로 운영되는 ‘청운 논구술팀’은 인문은 문화 철학 사회 역사 고전 영어 사회 국어 윤리 역사 지리 등 각 교과 교사, 자연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학 등 각 교과들이 팀을 이뤄 학년별로 구체적인 로드맵과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교사의 61%가 참여하고 현재 3학년의 경우 인문계열 18명, 자연계열 65명이 분야별로 매주 화수 야간강좌를 수강중이다. 논술수요를 공교육 안으로 흡수함으로써 사교육비 절감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 현대청운고 교사들의 전문성과 경쟁력이 탁월한 대입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2학년 27명, 2013학년 35명, 2014학년 32명의 서울대 합격실적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선택형 방과후수업’은 교사들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며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개설된 강좌를 보고 강사를 선택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매우 높지만,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강좌는 개설되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의 자존심와 직결되며 교사들은 자기이름으로 낸 강좌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

교사들의 열정과 능력은 실질적인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도 이어진다. 매월 2, 4주에 주1회 실시하는 교학생장활동인 ‘청운 T&L 활동’은 모둠별 5~6명으로 구성, 학생 스스로 연구주제를 선정해 선행연구를 하고 모둠별로 발표 토의하는 활동으로 1년 간 모둠별 20개 주제 내외, 학생 1인당 3~4주제에 대해 심화연구와 발표기회를 가지는 실질적 프로그램이다. ‘청운 PTP 활동’은 자신있는 교과목을 학기별로 동학년 또는 후배들을 상대로 교수계획서를 작성 공고, 희망학생들이 수강신청하여 이뤄지는 학생상호과외봉사활동이다. 올 1학기엔 21개 팀 136명이 7개 교과영역에서 활동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각 8, 9교시와 토요일 오전시간을 블록타임제로 활용한 ‘자율활동’은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활동이다. 올해 자율활동 17개 팀, 자율동아리 61개로 구성되어 3월에 98개 팀 440명, 4월에 96개 팀 455명, 5월에 112개 팀 437명이 활동했을 정도로 실질적 운영이 돋보인다.

작은 규모지만,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믿음, 교직원의 자존심을 건 교육과정 운영으로 교육수요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2012년 자사고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가 생각하는 자사고 지정 취지와 특색 있는 교육과정운영 진로지도강화 지정취지에 대한 동의 정도 부문에서 자사고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생이 인식하는 방과후학교와 진학진로지도 측면에서도 다른 자사고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부모 대상 설문에서도 방과후프로그램 만족도가 높고 교사의 노력에 대한 만족도도 자사고 전체 평균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현대청운고의 사교육 비율은 19.7%로 자사고 전체 평균 77.7%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나타나 공교육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실시된 자사고 평가에서도 자사고들이 ‘존폐논란’에 휩싸이며 입시파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평가대상 25개교 중 가장 먼저 통과해 자사고 운영기한을 2020년 2월까지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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