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현대청운고 입시분석

2015 현대청운고 전형요강은 성취평가제의 현실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지혜가 반영된 ‘착한 요강’으로 보인다. 올해 고입은 내신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으로 1단계 변별력 상실이 예고돼 있었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들은 모두 전형설계에 고심을 거듭했고 교육부까지도 대안 없이 밀어붙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대청운의 전형요강은 변별력과 공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지혜가 돋보인다. 현대청운고는 1단계 커트 동점자 처리기준을 무려 8단계까지 제시하면서 교육부가 조장한 학교서열화의 우려를 피해갔다. 즉 동점자 처리를 세분화하면서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학교별 과목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난관을 슬기롭게 해결한 현대청운고의 혜안은 교육과정 운영에까지도 깊은 신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매년 33억5000만원 가량을 지원받는 여유로운 학교운영을 통해 등록금은 일반고 3배 이내라는 법 규정을 밑도는 2배 가량으로 묶었다. 매년 2억5000만원 수준의 장학금 제도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혼연일체로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울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선 지 오래. 자립형사립고 원년멤버로 쌓아온 탁월한 교육노하우는 정상급 진학실적을 내고 있다. 2014학년 대입에선 서울대 실적 32명으로 전국 17위에 올랐다. 대기업 운영 자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자녀전형을 최소화한 점도 돋보인다. 대기업 자사고들이 임직원자녀전형을 많게는 정원의 60%까지 운영하는 현실에서 현대청운고는 정원의 85%를 전국단위로 선발한다.

▲ 현대중공업이 모기업으로 정주영 설립자의 뜻에 따라 1981년에 개교한 전국단위 자사고인 현대청운고는 재단지원은 물론 교사들의 열정과 실력,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특히 강한 학교다. 올해 실시되고 있는 자사고 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받으며 평가대상 25개교 중 가장 먼저 자사고 평가를 통과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단계 동점자 처리기준 8단계.. 공정성>
올해 고입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배경에는 내신 성취평가제 전면도입이 자리한다. 1단계 변별력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교의 요강발표가 전체적으로 늦어지고 있고 여기에 진보교육감들의 등장으로 자사고들의 지정취소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A등급 응시자들이 몰리게 될 전국단위 자사고의 동점 사태는 학교의 고심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다. 교육부 실무자의 ‘1단계 커트동점자’(이하 동점자) 발생 시 학교알리미의 학교별 교과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라는, 학교서열화를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까지 겹치면서 전형설계는 풀기 어려운 난제로 떠올랐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택은 다양하다. 독자전형 운영으로 ‘제 갈 길’ 가는 민사고, 동점자를 전원 2단계 통과시키는 인천하늘고 등 예상 가능한 전형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지만, 상산고의 경우 동점자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의 조언으로 학교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감안하겠다고 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동점자가 예상한 2배수를 크게 넘어서는 경우로 동점자 사정을 한정하고 있지만 올 입시에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중학교마다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짙은 상황에서 동점자의 양산은 불 보듯 뻔하다. 광철고는 동점자에 대해 서류평가를 하겠다고 교육청 승인까지 받아 공고를 마쳤지만 교육부의 제재로 재승인 절차까지 밟고 있다. 결국 동점자 전원을 2단계로 통과시킬 전망이다.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용인외고 하나고 북일고는 아직 요강을 확정 짓지 못한 가운데(기사작성 7/20 기준) 일부 학교에서 상산고처럼 알리미를 통해 동점자의 학교별 과목 평균과 표준편차를 보겠다고 요강 확정 전부터 공공연히 밝히는 통에 입시현장은 아수라장이다. 벌써 1단계 합격 근거에 대한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요강확정 단계에서부터 고입파행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현대청운고의 2015 전형은 무려 동점자 사정단계를 8단계로 세분화하면서 공정성 시비를비켜났다. 파행을 빚고 있는 학교들 역시 교육부와 교육청의 업무 공백 및 혼선, 무리한 강행에서 빚어진 피해라 학교들만의 잘못이라 지적하긴 힘든 상황이지만, 같은 상황에서 현대청운고가 발휘한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2015 현대청운고는 1단계에서 교과성적과 출결감점으로 정원의 2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2단계에서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내신 성취평가제 전면도입으로 동점자가 대거 발생할 것을 우려, 1단계 통과자를 지난해 1.5배수에서 2배수로 늘렸고, 동점자 처리기준을 무려 8단계로 설정했다. ①교과성적 산출식에 의한 교과성적(국수영사과) 3학년1학기 상위자 ②같은 기준 2학년2학기 상위자 ③같은 기준 2학년1학기 상위자 ④같은 기준 1학년2학기 상위자 ⑤국영수사과 외의 교과를 별도 산출식으로 계산해 3학년1학기>2학년2학기>2학년1학기>1학년2학기 상위자 ⑥1학년1학기 교과성적 별도 산출식에 의한 국영수사과 상위자 ⑦국영수사과 외의 교과를 별도 산출식으로 1학년1학기 상위자 ⑧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알리미 공시자료) 활용 순이다. 8단계에 이르러서도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엔 모두 2단계 응시자격을 부여한다. 8단계까지 이르는 세심한 동점자 사정절차 설계로 알리미 활용까지는 실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단계의 김천고, 5단계의 포철고 동점자 사정절차에 비해 파행을 비껴가기 위한 치밀한 설계에 전문성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선을 방지하려는 각고의 노력까지 엿보인다.

<변별력은 어디서 날까.. B성취도 있어도 두드려볼 만>
올해 변별력에 대해 조진현 현대청운고 입학관리부장은 “1단계의 경우 B, C 이하의 성취도 개수, 2단계는 자소서 추천서 학생부를 기반으로 하는 면접”이라 밝혔다. 올해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적용되는 모든 과목에 A성취도를 받아야 1단계 합격을 전망하는 분위기에서 조 부장에 따르면 ‘올 A’가 아니더라도 1단계 합격가능성이 엿보인다. “2014학년 입학생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영수사과 5개 과목에서 70% 이상이 모두 ‘수’였다. 성취평가제로 바뀐 현재 중3의 경우 더 많은 학생이 주요교과목뿐 아니라 전체교과목에서 A를 받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하지만 반영학기를 늘렸을 때는 주요교과목에서 B이하를 받은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교과목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청운고는 2015학년에 반영학기를 전년 3개학기에서 4개학기로 늘렸다.”

2015 현대청운고의 전형요강을 살펴보면, 학년 과목에 따라 B성취도를 받아도 1단계 통과가 점쳐지고 있다. 교과별 학기별 반영비율이 다르고, 학기별로 교과별 반영치를 계산해 학기별 반영치를 계산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학기별 반영비율은 지난해 2학년1학기(20%) 2학년2학기(30%) 3학년1학기(50%)의 3개학기에서 올해 1학년2학기(15%) 2학년1학기(20%) 2학년2학기(25%) 3학년1학기(40%)의 4개학기로 바뀌었다. 교과별 반영비율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국어(25%) 영어(30%) 수학(35%) 사회(5%) 과학(5%)다. 성취도 점수는 A(100점) B(90점) C(80점) D(70점) E(60점)로 산정하고, 반영학기 중 그 외의 이수교과목에서 성취도 C는 0.1점, D는 0.2점, E는 0.3점씩 총점에서 감점한다.

아무래도 반영비율이 제일 높은 3학년1학기와 수학 영어과목의 성적이 중요하지만, 간혹 학년별 과목별 B성취도가 나와도 계산식에 의해 총점에서 B성취도 역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회와 과학과목의 반영비율이 5%인 반면 수학과 영어 국어의 반영비율은 각 35% 30% 25%로 크게 높으므로, 사회 과학에 B성취도가 나온다 하더라도 국수영에서 A를 받는다면 B성취도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국수영 성취도 역시 1학년2학기 2학년1학기에 B성취도라 할지라도 2학년2학기와 3학년1학기에 A성취도라면 만회 가능하다. 1학년2학기 성적은 15% 반영하지만 2학년2학기는 25%, 3학년1학기는 40%를 반영하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영어 국어 성적이 높을수록 일부 학기와 과목에서 B성취도가 나와도 불리함을 총점에서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

<전국단위 모집 85%.. 전국자사고 중 가장 높은 비율>
현대청운고는 2015학년에 정원내 180명(6학급 학급당30명)의 남녀학생을 모집한다. 전국단위 모집비율은 무려 85%.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가장 높은 모집비율이다. 일반전형현대중공업임직원자녀로는 27명만을 선발하고, 전국모집으로 일반전형청운인재로 147명, 사회통합전형으로 6명을 선발한다. 청운인재 인원을 작년 149명에서 2명 줄였고, 사회통합전형 인원을 작년 4명에서 2명 늘렸다. 정원외로는 국가유공자자녀전형과 특례입학대상자전형으로 각 2명 이내를 선발한다.

일반전형 청운인재전형과 현대중공업임직원자녀전형, 사회통합전형의 선발요소와 선발방법은 동일하다. 다만 사회통합전형에선 기회균등전형 대상자를 3명 이상 우선선발하되 미달 시 사회다양성전형 대상자를 6명까지 선발한다.

<1단계65+2단계35 비율로 합산>
1단계에선 교과성적과 출결감점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 내외를 선발한다. 작년 1단계에선 교과(70점)와 교과외(출결10점+창체7.5점+행특12.5점)으로 모집인원의 1.5배수 내외를 선발했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일반전형(청운인재, 임직원자녀)에선 어느 한 성이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1단계 합격자를 낸다.

2단계에선 1단계성적65점+면접35점으로 합산해 성적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 통과자를 대상으로 치르는 면접에선 자기주도학습(지원동기/활동계획/진로계획)10점+자기주도학습(학습경험/독서활동)7점+인성8점+잠재능력10점의 반영이다. 지필고사나 교과지식평가의 면접은 실시하지 않고, 서류평가 후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자료를 가지고 입학전형위원들에 의한 개인별 질의응답으로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임직원자녀전형의 결과에 따라 청운인재전형 2단계 선발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대비>
작년에도 2단계에서 1단계성적65점+면접35점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했다. 면접에선 자기소개서(당시 자기개발계획서)와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자기주도학습10+독서8+인성7+잠재능력10의 배점으로 평가, 올해와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

작년에도 자소서엔 영어 인증점수, 경시대회 입상실적, 영재교육원 수료여부 등의 기술을 금지했다. 작년부터 특히 간접 혹은 우회적 진술에 대해서도 엄격히 제한했다. ‘열심히 준비해 영어인증시험에서 최고수준에 도달했음’ ‘각종 대회에 출전해 매우 우수한 결과를 얻었음’을 학교는 작성유의사항에 예시로 들었던 바 있다. 올해는 특히 스펙 요소를 기재해선 곤란하다. 영어 등 각종 인증시험 점수와 교/내외 경시대회 입상실적을 기재하면 ‘0점 처리’된다.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거나 우회/간접적 진술에 대해서도 '0점 처리'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기재하면 항목 배점의 ‘10% 감점 처리’된다.

교사추천서 역시 배제사항이 올해 강조되고 있다. 교과성적이나 학업성취 정도, 각종 인증시험 점수, 한국어 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교외는 물론 교내 경시대회 입상실적, 영재교육원 교육이나 수료 여부를 기재하거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 개인정보 관련 사항, 사교육이 유발될 수 있거나 사회통념 상 입학전형에 불필요한 내용을 추천서에 기재할 경우 항목 배점의 ‘10% 감점 처리’된다. 하지만 현대청운고의 교사추천서에선 배제사항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현대청운고의 교사추천서는 재작년 작년 체크리스트 형식이었다. 작년엔 현대청운고 입시의 강조점인 인성영역이 추가된 바 있다.

조진현 입학관리부장은 자소서의 우수사례로 “지원한 학교의 특성을 나름대로 파악, 자신의 적성 및 장래 희망에 대한 연계성이 보기 좋았다”며 “1학년 때 학생부에 나타난 학업성취도를 중심으로, 학습과정을 어떻게 수정, 보완할지를 잘 설계했고 특히 방과후수업을 통한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가 구체적으로 잘 나타나 있었다. 학생부에 등재된 봉사활동을 통해서 지원자의 배려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밝혔다. “실천사례와 이를 통해 느낀 점을 쓰되 감정에 치우치거나 미사여구를 나열하기보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구체적 사실에 기초해 진솔하고 간결하게 서술할 것”을 조언했다. “면접에서의 개별문항이 자소서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잘 작성된 자소서는 성공적인 면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창조와 도전정신, 자기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자세와 ‘하면 된다’는 신념 등을 보여주는 것도 현대청운고가 원하는 인재상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작년 면접은 4개 영역별 면접실을 거쳐가는 방식으로 전년대비 변화가 있었다. 학생당 총 25분 가량이 소요됐다. 각 면접실엔 3명의 면접관이 면접을 진행, 결과적으로 총 12명의 면접관을 통해 점수가 결정됐다. 조 부장은 면접 우수사례를 들며 지원자들에게 조언했다. “면접실에 들어오는 모습이 밝고 단정하며 학생다운 복장으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질문을 잘 이해하고 답변했다. 말끝을 흐리지 않고 끝까지 또박또박하게 말했으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돋보였다. 아울러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전달했으며, 불필요한 자랑을 하거나 구체적이지 않는 미래의 목표를 말하지 않았다. 특히 인성영역 면접관의 기숙사 관련 답변에서 학교생활 적응력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면접관들과 눈을 잘 맞추면서 예의 바른 태도와 말투를 사용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조 부장은 또 “학생 전원이 기숙사생활을 하는 만큼 본인의 의지로 오지 않는 학생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고, 단순히 의대나 서울대에 진학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지원한 학생들도 때때로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며 “현대청운고만의 철학을 이해하고 학업에 대한 끊임 없는 열정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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