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유주영 기자] 2015 서울대 전형안은 수시 학생부, 정시 수능 중심으로 충실하게 교육부의 지침을 따랐다. 최상위권 대학의 전형안이 대폭 변화하면서 주요대학을 비롯한 대입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외고 과고 자사고 등 고교유형별로 고입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 대한 문과생 지원을 허용했고 수시 지역균형선발의 수능최저를 3개영역 2등급이상으로 강화함으로써 이미 외고가 급부상한다는 설과 일반고가 힘들어졌다는 관측까지 난무하는 상황이다. 2015 서울대 전형안을 분석해 고교 유형별로 득실을 따져보았다.

▲ 2015 서울대 전형안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여전히 자사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기숙사체제를 갖춘 상태에서 학교별 수시프로그램이 이미 탄탄하다. 80%를 수시로 선발했던 2013학년 서울대 입시에서도 자사고는 이미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외고 국제고 급부상 글쎄…특기자전형의 향배에 달려>

2015 서울대 전형안이 문과생의 의대 치대 진학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으로 가장 큰 관심은 외고가 급부상한다는 전망이다. 당장  27일 서울권 외고와 국제고가 2014학년 원서마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관심은 커졌다. 사교육업체들은  ‘서울대 정시확대, 의대 교차지원 허용’에 방점을 두고 주춤하던 외고 국제고의 인기가 되살아나리라고 보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외고 최상위권 학생이 대거 서울대 의학계열로 교차 지원할 것”이라며 “외고와 국제고가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전형안을 자세히 뜯어보면 성급한 예상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14일 발표한 2015학년 전형안에 따르면 치대(45명)와 수의대(40명)는 수시에서만 선발을 실시한다. 의대 역시 정원 95명 가운데 수시에서 65명, 정시에서 30명을 선발한다. 2015 정시인원은 2014학년 정시 35명보다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서울대의 교차지원을 연고대를 중심으로 주요대학들이 늘릴 가능성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대가 정시를 늘린 것처럼 연고대 역시 정시를 늘리고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외고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외고가 급부상하면서 지원이 늘어난다는 전망은 서울대를 비롯해 주요대 의대지원이 가능해졌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이 전문가는 “현재 외고 진학의 가장 큰 이유는 특기자 전형의 존재라고 본다. 서울대가 대학별고사를 포기한 상황에서 연고대가 특기자전형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면 외고진학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특기자전형을 통해 상위권 대학진학의 보험이 있는 상황에서 의대진학도 가능하다면 외고 붐이 일겠지만 보험이 사라진다면 외고진학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교차지원에 대해 주요대 입장은 “교차지원은 우리도 늘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특기자 전형의 축소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함구하는 상황이다. 결국 외고 진학을 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은 연고대의 특기자전형 축소 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고 영재학교>

서울대는 수시체제를 통해 조기졸업을 한 과고보다 영재학교를 선호해왔다. 영재학교 출신들은 우선선발에서부터 환영 받은 반면 과고는 일반전형을 통해 구술까지 보면서 수시로 서울대를 진학해야 했다. 수시가 축소되는 분위기라고 하지만 여전히 75%로 수시의 입지는 큰 편이다. 대신 의치한을 겨냥하는 과고 영재학교 출신 수험생들은 수능까지 봐야 하는 난관이 예상된다. 연고대를 비롯해 특기자전형을 축소할 경우 과고 영재학교 출신이 수시를 통해 의치한 진학을 하는 통로는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수혜받은 전국단위 자사고>

2015 서울대 전형안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여전히 자사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기숙사체제를 갖춘 상태에서 학교별 수시프로그램이 이미 탄탄하다. 80%를 수시로 선발했던 2013학년 서울대 입시에서도 자사고는 이미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수시가 여전히 75%로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수시에서 손해 볼 일도 없고 정시 역시 수능 100%여서 손해 볼 일이 없는 상황이다. 외고 과고 등 특목고가 연고대 등의 특기자전형을 축소할 경우 외고 과고 특목고의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국단위 자사고들이 기숙학교체제로 상당한 선발효과를 가지고 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이미 양극화되고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들은 수시체제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실적 향배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

<위축가능성 높은 일반고>

2015 서울대 전형안은 전반적인 교육현장의 입장에서는 대체로 후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서울대가 최근 2년간 학생부중심의 사정관전형을 강화하면서 지방 일반고 출신을 확대하는 등 공교육 현장강화에 힘을 실어왔다”며 “이번 전형안은 잠재력보다는 수능점수에 무게를 싣는 학내외 여론과 논구술과 면접에 대한 교육부의 제동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83%까지 확대했던 서울대 수시체제는 100% 사정관제로 운영되면서 일반고의 문호를 넓혀왔다. 실제로 2013학년 서울대 전체 입학생 328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2047명으로 62.4%에 달했다. 2013 서울대 합격자를 낸 고교는 전국 893개교였고, 이 가운데 일반고는 804개교였다. 학교수로는 90.0% 수준이다. 특목고 자사고에 가려 일반고가 상위권에선 적어 보이지만 서울대 최다 배출 학교 유형은 여전히 일반고였다. 서울대의 사정관제는 스펙 대신 교내 생활위주로 운영되면서 외고 과고 등 특목고보다는 일반고 자사고 출신의 확대에 기여했다. 인문계열의 구술 역시 학과단위로 운영되면서 대단위 강의위주의 사교육의 접근을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

일반고 가운데 지방 일반고에는 불리하다는 의견이 대세이다. 서울대는 2015학년 정시비중을 현행 17.4%에서 24.6%로 늘린다. 수능 100%의 서울대 정시 확대는 선발효과가 있는 자사고 특목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수시 지역균형선발의 수능최저학력기준 강화도 지방 일반고 학생들의 입지를 좁혔다. 서울대는 2015학년에 수능최저를 현행 4개영역 중 2개영역 2등급이내에서 3개영역 2등급이내로 강화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대가 관심의 초점이었던 대학별 고사(논술 구술)를 포기한 것처럼 연고대 등 주요대들의 특목고 창구였던 특기자전형이 축소될 경우 일반고의 연고대 등 주요대 진학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연고대의 선택이 주목된다. 특기자전형을 줄인 만큼 서울대 방식으로 학생부 중심전형을 확대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서울대 일반전형과 맥을 같이 하는 학생부중심전형이 확대된다면 학교장추천전형과 함께 일반고에게 기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사정관제를 확대하는 상황이라면 초기에는 내신의 영향력이 클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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