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는 수능만 반영... 논술 축소의 기폭제 될 듯

[베리타스알파=유주영 기자] 서울대가 현재 고교 2학년이 응시하는 2015 입시부터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서 문과생의 지원도 허용한다. 서울대가 의예 치의학과를 문과생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1994학년 수능 체제 도입 이래 처음이다. 서울대는 정시 선발 비율을 24.6%까지 확대하고 선발방식은 대학별 고사(구술 논술)없이 수능만으로 선발한다. 정시 모집군역시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 서울대가 2015대입 전형안을 확정함에 따라 연고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서부터 2015 전형안에 대한 연쇄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의 2015 대입 전형안을 14일 학사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학문의 시대정신에 부합하기 위해 문•이과 교차지원을 확대해 학생의 선택권을 넓혔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또 "정시 모집 전형요소를 수능으로 단순화해 학생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는 문과생의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 지원을 허용하고 정시 선발 비율을 확대하는 등의 2015 대입 전형안을 확정, 발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의대 치의대 문과 허용>

서울대는 2015 대입전형안을 통해 문•이과 교차 지원의 범위를 의과대학 의예과(정원 95명),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40명), 수의과대학 수의예과(45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체 정원의 78.8%를 수능 선택영역에 따른 계열 구분없이 지원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외고 국제고 자사고 등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외고생들의 의대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모집군 이동, 의대 교차지원 허용 등으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진학 지도에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와 수의대, 치의학과 등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국어B•수학A, 국어A•수학B 등 조합을 응시하고 영어와 사회•과학탐구 시험을 보면 된다. 박재현 입학본부장은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학문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기존에도 문과 수험생이 교차지원할 수 있는 학과는 있었지만 의대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이과 교차지원의 경우 문과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이과 수험생보다 높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변환표준점수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의대 등에 대한 교차지원을 허용해 외국어고등학교 재학생 등이 몰린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일부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큰 틀에서 융합적인 인재를 뽑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자연과학대, 공과대(건축학과 제외),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등은 기존처럼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등을 응시해야 하는 등 교차지원이 불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의 의치대 교차지원허용은 융합교육의 명분을 띠면서 연대 고대 특기자전형으로 빼앗겼던 외고 인원을 빼앗아오는 노림수가 될 듯하다. 이과반 의대반 운영 같은 설립목적이외의 운영으로 지적받아온 외고 역시 숨통이 트인 느낌일 것이다. 인문계열 최상위권에게 의대가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고교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 묘수에 대한 연고대의 대응도 주목된다. 서울대가 교과부의 틀내에서 구술을 포기한 만큼 연대 역시 특목고생들의 창구로 활용해온 특기자전형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 밝혔다.

유형

모집단위

응시 가능 조합

인문대 사회과학대 경영대

농업생명과학대 농경제사회학부

사범대(수학교육, 물리교육,

화학교육, 생물교육, 지구과학교육제외)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의류학과

국어B, 수학A, 영어, 사회/과학탐구,

제2외국어/한문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사회탐구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건축학과(건축학) 제외]

농업생명과학대학(농경제사회학부 제외)

사범대학(수학교육, 물리교육,

화학교육, 생물교육, 지구과학교육)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간호대학 공과대학 건축학과(건축학)

미술대학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

국어B, 수학A, 영어, 사회/과학탐구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사회탐구

<정시확대? 여전히 수시체제>

서울대의 2015 대입전형안의 핵심은 정시확대다. 2013학년 이후 20% 이하로 줄어들었던 정시가 내년부터 25%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2015학년 선발인원은 3135명. 올해 17.4%(552명)수준이던 정시는 24.6%(772명)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수시는 82.6%(2617명)에서 75.4%(2364명)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수시 일반전형은 58%(1838명)에서 53.3%( 1672명)로 줄었고 수시 지역균형선발은 24.6%(779명)에서 22.1%(692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서울대의 수시체제는 여전히 건재하다. 전체 선발인원의 75.4%를 수시에서 선발함에 따라 서울대 준비를 위한 학생들은 서울대 수시 중심 대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교수는 “지난해까지 수시모집 비중을 늘려온 것과 달리 정시모집 비중을 늘린 것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라며 "전형별 균형이 맞지 않은 점도 이유가 됐지만 앞으로 계속 정시모집 비중을 늘릴 계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시를 소폭확대하겠지만 향후 더 늘릴 방침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대 준비는 고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수시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수능으로 늘어난 정시의 수혜자는 재수생이나 특목고 자사고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시 비율이 너무 커 재수생들의 서울대 입성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전형별 선발 비율

학년도

수시

정시일반

지역균형

일반전형

2015

692명

(22.1%)

1,672명

(53.3%)

2,364명

(75.4%)

771명

(24.6%)

3,135명

2014

779명

(24.6%)

1,838명

(58.0%)

2,617명

(82.6%)

552명

(17.4%)

3,169명

2013

752명

(24.1%)

1,743명

(55.8%)

2,495명

(79.9%)

629명

(20.1%)

3,124명

<전형요소의 변화>

정시는 대학별 고사가 없어지고 수능 선발로 바뀌었다. 2014학년까지 자연계열은 수학과학중심의 구술면접, 인문계열은 4시간의 논술고사를 진행한다. 정시는 수능으로만 진행하고 학생부는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학생부 교과영역은 동점자 처리기준과 교과이수기준 확인자료로 활용하고, 학내외 징계 등 비교과 영역은 감점자료로 활용한다.

수능의 영역별 반영비율은 2014학년과 동일하게 수학 120 국어 영어 100 탐구 80이다.

수시역시 전형요소일부를 손질했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지역균형선발전형 692명, 일반전형 1672명 등 2364명으로 전체인원의 75.4%로 비중을 줄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 일반전형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유지되며 1단계 2단계로 나눠 선발하는 방식은 같지만 1단계 선발인원을 2배수로 축소하고 학과별로 달랐던 구술면접이 공동문항위주로 단순화된다. 일부 학과에서 공동문항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교과문제풀이형 문항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학별고사가 아닌 사정관제의 면접형태로 진행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문 자연계열의 공동문항으로 면접이 진행될 경우 전공적합성과 학생부 자소서등의 중심의 면접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신 1단계 1.5~3배수이내라고 모호했던 1단계 선발인원을 2배수로 못박았다는 점에서 학생부와 자소서를 중심으로한 1단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수있다.

일반고의 서울대 진출 창구인 수시 지균은 학교당 2명의 추천대상으로 한 점이나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의 선발방식은 그대로지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됐다. 4개 영역 중 현행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했다. 김경범 교수는 지균의 수능최저 강화방침에 대해 "수험생들이 2개 영역만 맞춰 2등급 이상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편식 현상을 없애고 여러 영역을 고르게 이수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학과별 모집의 확대>

사범대와 인문대가 학과별 모집을 확대했다. 여전히 75%로 큰 수시를 광역으로 선발하기 보다 학과별 진행하면서 전공적합성을 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사범대는 광역 모집을 없애고 모든 전형에서 학과별로만 모집한다. 인문대는 광역 모집 인원을 118명에서 102명으로 줄이고 대신 국문•중문•영문•국사•철학과 등 5개 학과의 학과별 모집 인원을 늘렸다.

<사회배려자전형의 손질>

2015학년부터 서울대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수시 기회균형선발전형Ⅰ(160명)과 정시 기회균형선발전형Ⅱ(18명)등 182명이내로 모집하는 정원외 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폐지한다. 지균을 오히려 강화한 대신 사배자들이 수능최저를 채우지 못해 서울대 입성을 못한다는 국감의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서울대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 농어촌지역 학생들, 특수교육대상자, 새터민 등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의 입학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회균형선발Ⅰ의 지원대상은 농어촌학생, 저소득층 가구 학생, 농업계열 전문계고 학생이며 기회균형선발Ⅱ는 특수교육대상자, 새터민 등을 지원대상으로 한다.

대신 재외국민 자녀의 편법 통로로 지적받은 외국인학생 특별전형도 정돈했다. 학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순수 외국인전형과 초중고 12년 전 과정을 외국에서 이수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이수자 전형으로 분리했다.

2015 정원 외 전형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

160(4)명

18명

18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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