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메인박스-좌(대입) 2019서울대학종
'일반고 2등급도 합격' 2018서울대 수시 합격자 9명 서류공개'정량적 잣대보다는 지적 호기심 강조'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8.04.26 17:24
  • 호수 281
  • 댓글 0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 서울대 학종 지원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서울대가 직접 공개한 ‘합격자’의 학생부 서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인문대학 국사학과,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각 3명, 총 9명의 일반고 합격자 서류를 공개했다. 일반고 학생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실자료를 토대로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료다. 

아로리의 참여마당>‘나도 입학사정관’ 코너에 공개된 합격생 9명은 모두 일반고 출신이다. 공개된 서류내용을 종합하면, 내신은 반드시 1등급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재료공학부 합격생 1명은 영어 내신 평균이 2.56등급이었지만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독서활동의 경우, 소위 '서울대 필독서'라고 불리는 흔한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로리를 통해 함께 공개한 지난해 서울대 지원자가 가장 많이 읽은 책 톱20 도서에 해당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했다. 본인이 학습 활동 중 느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 책이 본인에게 미친 영향 등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대가 공개한 합격자 9명 서류를 살펴보면 학습과정에서 생긴 의구심을 학습 확장으로 연결시킨 점이 눈에 띈다. 독서활동 역시 본인이 지적 호기심을 채워나간 과정과 연관해 자신만의 스토리로 연결했다. /사진=아로리 홈페이지 캡처

<내신, 반드시 1등급 아니어도 합격 가능.. 과학 2.72등급, 영어 2.56등급도 합격>
일반고 출신 9명 합격생의 서류를 종합한 결과, 반드시 내신 1등급이어야만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교과에 따라 2등급인 경우도 다수였다. 내신은 고교활동의 큰 축인 학습활동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1등급’이 절대적인 잣대는 아닌 것이다. 

공과대학 재료과학부는 이번 합격 사례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다. 대전지역 일반고 학생 A는 국어 2.08등급, 영어 2.56등급으로도 서울대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수학은 1.3등급, 사회 1.84등급으로 나머지 성적이 월등히 높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학년을 거치면서 성적이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1학년때는 3등급까지 내려갈 정도였지만 매해를 거듭할수록 등급이 상승한 점이 긍정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는 1학년 3.5등급, 2학년 1.5등급, 3학년 1등급이었고 영어는 1학년 3등급, 2학년 2.5등급, 3학년 2등급이었다. 

인천지역 일반고 학생 B 역시 사회과목이 2.5등급이었다. 1학년때 2.75등급으로 다소 낮았지만 3학년때는 1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과목도 전반적으로 오름세였다. 평균 1.4등급인 국어는 1학년 2등급, 2학년 1.15등급, 3학년 1등급이었고 평균 1.2등급인 영어는 1학년 1.5등급, 2학년 1등급, 3학년 1등급이었다. 

인문계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인문대학 국사학과에 합격한 경남지역 일반고 학생 A는 과학 교과 등급이 2.72등급이었지만 합격할 수 있었다. 1학년 3.42등급으로 낮은 성적이었지만 2학년 때 1.5등급으로 상승한 성과다. 

<‘지식의 확장’ 독서활동.. ‘필독서’와는 거리 멀어>
9명 합격생들이 자소서에 기재한 책 27권은 ‘필독서’라 불리는 흔한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대는 자소서 4번을 독서항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합격자 도서 27권 중 ‘2018학년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톱20 도서에 해당하는 경우는 4권에 불과했다. 서울대가 아로리를 통해 공개한 1위 도서인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를 자소서에 기재한 학생은 2명에 불과했다. 

합격자들의 도서는 전반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수험생의 지적 호기심의 스펙트럼과 깊이를 알 수 있는 책들이라는 평가다. 굳이 문이과로 구분되지 않으며 반드시 지원학과와 관련된 책인 것도 아니었다. 억지로 지원학과와 연결지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교내 활동과 도서 활동을 연계한 경우도 눈에 띈다. 인문대학 국사학과 B학생(서울)은 교내 학술제를 위해 고종을 조사하던 중 접하게 된 책인 ‘고종황제 역사 청문회’라는 책을 꼽았다. 독서 이후 또 다른 학습활동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B학생(경북)은 ‘탐욕과 오만의 동물실험’이라는 책을 읽고 동물실험이 의학 발전에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 이후 동물실험의 실효성에 관한 토론을 할 때 동물실험이 인류 복지에 공헌한 것은 극히 일부이며 실제로는 동물 실험의 결과를 인간에게 일반화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사례를 들어 기존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습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독서를 활용한 경우도 많았다.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A학생(경북)은 ‘수학은 왜 완벽한 체계를 가지고 있는가’에 의문을 품고 읽은 책인 ‘신은 수학자인가’라는 책을 기재했다. ‘수학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가?’에 의문을 가지고 있던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B학생(경북)은 ‘수학의 언어’를 읽고 회의적 태도를 떨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학적 사고를 통해 사회와 자연의 감춰져있는 본질을 탐구하고, 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이상을 품는 자극제가 됐다고 서술하고 있다.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C학생(서울)은 다른 수학 관련 도서를 읽다 오일러 상수 e의 정의와 그 근삿값을 접하고 그 값이 어떻게 도출되는지 알기 위해 ‘오일러가 사랑한 수 e'를 읽었다.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B학생(인천)은 더 많은 원소의 특징을 알기 위해 ’사라진 스푼‘이라는 책을 읽었다. 원소의 특징과 탄생 배경을 접하고 난후, ’교과서에는 공식과 결과만 나와 있더라도 한번 쯤은 탄생배경을 살펴보고 궁금증이 생기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본인의 전공과 관련한 책을 읽은 경우도 있었다.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C학생(서울)는 교사가 되면 다양한 학생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을 품고 ‘교사를 당황하게 하는 학생들’을 읽었다. 학생들의 역량과 특성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을 똑같이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교사가 돼서 학생들을 신중하게 배려하는 태도를 취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반드시 교과 학습활동과 연계할 필요는 없었다. 인문대학 국사학과 C학생(제주)은 본인의 거주지와 관련해 ‘새로 쓰는 제주사’라는 책을 읽었다. 본인이 발딛고 서 있는 곳의 역사에 무관심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찾아 읽게 됐다는 설명이다. 친구 관계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당시 읽었던 ‘미움 받을 용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수상 개수보다는 내실 따져야>
수상 개수보다는 학교 내 학습활동을 통해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9명 학생들의 수상실적은 대부분 4~5개였다. 수상실적 개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던 셈이다. 

다방면 수상 실적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같은 종목에 해를 거듭하며 경쟁력을 발휘한 경우도 있었다. 수학교육과 A학생은 수학경시대회 동상(3위)을 수상한 다음 해 수학경시대회 금상(1위)를 차지했다. 수학교육과 B학생은 창의수학논술대회 장려상(3위)을 수상한 다음 해 동일 대회에서 대상(1위)를 수상했다. 고교에서는 무조건 교내 대회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수업방식을 다양화하고 학생 주도적으로 학습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교내상은 최근 국회 교문위 소속 김병욱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통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이 받은 교내상 수가 최대 12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명문대에 입학할만한 학생들을 위주로 교내상을 수여하는 ‘상 몰아주기’와 1년간 교내상이 한 번도 없는 학교가 있는 반면 한 학교에서 수십 수백건을 수여하는 ‘교내상 남발’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교내상 개수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는 것이 대학의 설명이다. 개수에 따라 정량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위대학의 한 입학사정관은 "교내상은 학생의 관심이나 학업능력을 뒷받침하는 정도로 활용된다. 학교마다 상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별 상의 종류와 개수를 전부 비교하고, 개수에 따른 정량평가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교내대회 입상과 학종 간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2년 전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이 서울대 수시 합격자 5명 이상 배출한 102개 고교의 교내대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하나고(53명 이상)의 경우 1인당 교내대회 개최 수는 102개 학교 가운데 33위를 기록했고, 1인당 입상 수의 경우 72위를 기록했다. 하나고의 뒤를 이은 경기과고(52명 이상) 역시 대회 개최 수 20위, 입상 수 39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교내대회 개최 수 3위, 입상 수 3위를 기록한 대전동신과고는 서울대 수시 합격자 5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교내상이 평가 지표 중 하나는 될 수 있어도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멘토링 경험,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 등>
합격자의 학교생활 사례를 살펴보면 학습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활동을 한 경우가 있었다. 한 학생은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한 모금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었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한 경우도 있다. 과정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체가 협력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후배들에게 지식을 나눈 경험도 있었다.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수열과 미적분을 중점적으로 다뤄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고자 했다. 멘토링에서 다룰 소재와 관련된 기출문제를 정리하고 직접 문제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혼자만의 공부가 아닌, 도와가며 성장하는 공부를 보여준 예시였다. 또 다른 학생은 ‘쉬는 시간 질문 하나 운동’을 통해 친구를 도왔던 경험이 있었다. 가르쳐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해한 친구들을 보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친구들의 질문이 싫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고자 했던 운동이었지만 친구들도 성적이 향상되면서 기쁨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 경험을 서술한 경우도 있었다. 유기동물 보호소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 사례가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신체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활동도 봉사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무작정 강아지와 친해지려고 하기보다는 상처받은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 과정에서 느낄 수 있었던 깨달음이다. 무료급식봉사를 간 경우 처음에는 필요한 재료를 손질하거나 천막/탁자를 펼치는 작업에만 집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쉬는 시간에 시간을 내어 독거노인의 말벗이 되어 준 경험 등이 돋보였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여백

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수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