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9202명 경쟁률 8.53대 1..'취업난 실용적 선택'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금 전문대 진학을 선택하는 ‘U턴입학’자가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학년 전문대에 U턴입학한 인원은 1537명이었으며, 지원자도 9202명에 달해 전문대를 향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전문대 최고 인기 모집단위인 ‘간호학과’가 최고 경쟁률과 충원율 100%를 기록하며 다시금 높은 선호도를 입증한 가운데 드론 전공도 경쟁률과 충원율이 크게 치솟으며 전문대 인기학과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학년 전문대 입시결과’를 4일 발표했다. 

2018학년에도 이색 입학생들이 쏟아진 특징이다. U턴입학을 비롯해 모녀 동시입학, 만학도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성인학습자들이 ‘새내기’가 된 사연이 눈길을 끌었으며, 통상 특정 성별의 분야로 인식돼온 모집단위에 편견을 딛고 당당히 입학한 사례도 있었다. 다문화주민이나 북한이탈주민의 전문대 선택도 눈여겨 볼만한 경우였다. 

전문대교협은 진로진학지원단을 운영, 수험생들에게 적극적인 ‘전문대 알리기’에 나선단 계획이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올해 3월 설치한 진학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고교 진로/진학교사로 구성된 진로진학지원단을 운영한다. 전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진학교사들에게 진학정보를 제공, 전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진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금 전문대 진학을 선택하는 ‘U턴입학’자가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학년 전문대에 U턴입학한 인원은 1537명이었으며, 지원자도 9202명에 달해 전문대를 향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사진은 전문대 중 하나인 대구과학대.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2018 전문대 입시결과.. 평균 경쟁률 8.53대 1 ‘상승’>
전문대교협이 4일 발표한 ‘2018학년 전문대 입시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모집을 진행한 전국 136개 전문대에는 정원내 기준 142만7617명의 경쟁자가 몰렸다. 모집인원은 16만7394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8.53대 1을 기록했다. 한 해 전인 2017학년 17만2139명 모집에 145만1660명이 지원하며 기록한 8.43대 1 대비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경쟁률이 오른 것은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대응’한 효과로 보인다. 전문대는 학령인구가 급감할 것을 대비해 대학자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대학구조개혁 전 모집인원을 지속적으로 자율감축하는 등의 노력을 그간 벌여왔다. 그 결과 2018학년 정원내 모집인원을 4745명 줄이는 데 성공했고, 지원자가 2만4043명 줄었음에도 경쟁률이 소폭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전문대를 향한 높은 인기의 원인이 선제대응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모집인원 대비 실제 등록인원을 나타내는 신입생 충원율이 상승한 것만 보더라도 수요자들의 전문대 진학열기는 뜨거웠다. 2018학년 전문대 136개교는 모집인원 16만7394명 중 16만2290명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96.9%가 등록하며, 전년 대비 신입생 충원율을 0.2% 끌어올려 실제 진학 의사를 가진 수험생의 비율이 높았음을 증명했다. 

전문대교협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입시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황 사무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모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문대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높은 관심으로 전체 신입생 지원율과 신입생 충원율이 상승했다. 산업 수요가 많은 직업군 중심으로 맞춤형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현장실습 운영으로 실무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직업교육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결과”라며 “지속적인 해외취업 운영전략 추진확대로 2015년 381명이던 해외취업자가 2017년 1038명으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입증한 것도 학생/학부모의 관심을 높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U턴입학’ 증가 ‘역대 최다‘.. 9202명 지원 1537명 등록>
눈길을 끄는 대목은 U턴 입학자의 증가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금 전문대에 입학하는 ‘U턴입학’을 희망하는 수요는 2019학년 9202명으로 크게 늘며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한해 전인 2017학년에는 7412명이 U턴입학을 위해 전문대의 문을 두드린 바 있다. 2016학년에는 6122명, 2015학년에는 5489명이 U턴입학 희망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문대 입학을 희망하는 4년제 졸업자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원자 9202명 가운데 실제 등록을 마친 인원은 1537명이다. 실제 지원자 대비 합격률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U턴입학자들의 선호전공이 1위 간호(753명 지원), 2위 보건(173명), 3위 실용예술(99명), 4위 회계(62명), 5위 사회복지(55명) 점을 볼 때 전문대 입학에 고배를 마신 U턴입학자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간호/보건은 전문대 입시에서 가장 인기 많은 전공인데다 실용예술도 2017학년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가 216.5대 1, 동아방송예대 실용음악학부(성악전공)이 139.4대 1을 기록하는 등 항상 개별학과 최상위 경쟁률을 보이는 등 입학하기 녹록치 않은 곳들인 때문이다. 

U턴입학의 증가는 극심한 취업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체감 청년실업률이 22.7%에 달한단 정부 발표가 나올만큼 취업난이 극심하다보니 4년제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성’과 ‘실용성’의 두 마리 토끼를 좇아 전문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문대교협 역시 실용적인 대학 선택 경향이 늘고 있단 분석을 내놨다. 황 사무총장은 “취업난이 심화되며 학벌보다는 자격/역량을 갖춰 원하는 직업에 도전하기 위한 실용적인 경향이 짙어진 것”이라고 U턴입학자 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전공분야별.. ‘최고 인기’ 간호, 드론 ‘급부상’>
전공분야별 지원율을 보면, 간호가 여전히 ‘최고 인기’ 모집단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간호 전공 평균 경쟁률은 2017학년 14대 1에서 2018학년 15대 1로 한층 높아지며 여타 전공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2017학년 간호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호텔관련 전공은 8.1대 1에서 8.2대 1로 소폭 경쟁률이 오르는 데 그쳐 7.6대 1에서 8.3대 1로 경쟁률을 한껏 끌어올린 메이크업(뷰티) 전공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간호의 높은 인기는 신입생 충원율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2017학년과 2018학년 모두 계획된 모집인원을 모두 채워 100%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실제 진학의사가 뚜렷한 지원자가 많이 몰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간호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은 메이크업(뷰티)는 99.1%, 호텔관련 전공은 96.4%의 충원율을 기록, 간호와 격차가 존재했다. 

간호보단 다소 수치가 낮지만, 메이크업(뷰티)와 호텔관련 전공도 한 해 전에 비해 충원율을 높이며 한층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상황이다. 2017학년 메이크업(뷰티)는 96%, 호텔관련은 93%의 충원율을 각각 기록했다. 

전문대교협은 ‘서비스’ 전공들에 대한 수험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대교협은 “호텔관련 전공의 충원율이 지난해 대비 3.4%p 늘어난 데 이어 제과제빵 전공의 충원율도 2017학년 88.9%에서 2018학년 94.8%로 5.9%p나 늘었다. 경쟁률도 호텔 관련은 8.1대 1에서 8.2대 1, 제과제빵은 6대 1에서 6.8대 1로 상승세다. 서비스 전공분야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급부상’한 드론 전공이다. 드론 전공은 2017학년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2018학년 들어 경쟁률이 4.3대 1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 결과 충원율도 2017학년 70.1%에서 2018학년 93.1%로 올랐다. 최고인기 모집단위인 간호 등에 비하면 아직 격차가 현저하지만, 상승세가 상당했던 셈이다. 현재 전문대 가운데 드론 관련 학과가 설치된 곳은 강원도립대 부산과기대 동강대 수성대 세경대 등이다. 

드론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드론은 본래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촬영이나 물품운송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농업 등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높다. 드론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도 그만큼 많아진 상황이다. 향후 경쟁률 전망도 밝다고 봐야 한다”라며 “드론의 활용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일찌감치 전문대에서 관련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바람직한 진로선택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색 입학생.. U턴입학부터 ‘성별 편견’ 해소까지>
올해도 전문대 입시에선 이색 입학생이 쏟아졌다. U턴입학부터 시작, 성별 편견을 해소한 사례까지 입학생들이 가진 사연은 다양했다. 다문화/북한이탈 주민이 새로운 삶을 위해 전문대를 택한 경우도 있었다.

인천재능대 화장품과에 입학한 임소연씨는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 U턴입학을 결심한 사례다. 2013년 단국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기업체 재직 중 수제비누/토너 등 화장품 제조에 취미를 갖게 된 임씨는 화장품 제조 관련 학문을 심도 있게 배울 기회를 고민하다 전문대의 문을 두드렸다. 입학박람회를 통해 교육과정과 향후 취업에 대한 상담을 받은 것은 결심을 굳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임씨는 “전문대에 이렇게 세부적인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늦었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즐거움을 발판 삼아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모녀가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동시 입학한 사례도 있었다. 대구과학대 의료복지과에 입학한 박현숙, 장민주씨가 그 주인공이다. 장씨의 어머니인 박씨는 일반적인 사회복지도 고려했지만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의료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대구과학대 의료복지과 진학을 선택했다. 장씨는 어머니와 같은 분야에 흥미를 느껴 함께 진학을 결정했다. 

새로운 꿈을 위해 ‘만학도’의 길을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끄는 사례였다. 한림성심대 관광영어과에 입학한 홍성표씨는 올해로 72세. 동기들과는 50세 이상 차이가 난다. 평소 무역업에 종사한 홍씨는 관광영어 전공을 통해 글로벌 문화관광사업을 펼치고자 전문대 입학을 선택했다. 홍씨는 “한국과 세계의 문화를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물색할 것”이라며 “열정만큼은 20대 동기들에게 뒤처지지 않는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배워 만학의 포부와 꿈을 펼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계명문화대 기업브랜드학부에 입학한 김종민씨는 ‘성별편견’ 해소의 대표 사례다.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네일아트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전문대 입학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하며 예비 ‘네일 아티스트’로서의 포부를 밝힌 김씨는 세계 국제대회에서 수상, 네일 아티스트들에게 강의를 진행하는 등 실력을 뽐내왔지만, 더욱 전문성을 키워야겠단 판단으로 ‘젤리핏 네일아트’ 전공이 있는 계명문화대 기업브랜드학부 진학을 선택했다. 김씨는 “2년간 전문 지식을 배우고 익혀 네일아트계의 ‘앙드레 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문화/북한이탈 주민이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 위해 전문대를 찾은 경우도 존재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호드자에바인샤니야(한국명 박서연)씨는 아이 셋을 둔 다문화 가정의 엄마다. 박씨는 시댁 부모님과 남편의 적극적인 격려에 힘입어 ‘다문화 전문가’로 한국사회에 뿌리 내리기 위해 전북과학대 실용한국어과에 입학했다. 북한 이탈주민인 정진혁씨는 전문기술인력의 산실로 이름이 높은 한국승강기대 승강기공학부에 입학하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기술인재로 한국사회에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