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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출제범위 논란..문과 수포자 양산하나수학 나형 '삼각함수 추가'.. 언어와매체(문법), 과탐Ⅱ 포함가능성↑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8.02.19 18:07
  • 호수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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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올해 고1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된 과탐Ⅱ의 2021수능 출제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수학 가형에서 ‘기하’ 포함 여부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기존 교육과정에서 일반선택과목인 ‘기하와 벡터’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면서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대한수학회 등 수학계와 대학 교수들이 기하가 수능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교육부 설문조사에서는 1안과 2안에서 모두 기하가 제외돼 논란이 일었다. 1안과 2안 중 어느 안을 선택해도 기하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를 출제범위로 하자는 안이 48%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으면서 문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공통수학은 출제범위에서 제외되지만 수학Ⅰ이 포함될 경우 지금까지 수학 나형에 출제되지 않았던 삼각함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등 일부 새로운 내용이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된다. 국어는 현행 교육과정의 ‘독서와 문법’에서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와매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언어와 매체를 분리해 언어만 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9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서울교대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말 수능 개편 유예 당시 2021 수능 출제범위를 올해 2월말까지 결정하기로 한 교육부의 공언에 따른 것이다. 공청회를 통해 지난달 23일부터 내달 4일까지 학부모 교사 교육전문직 대학교수 학회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와 17개 시도교육청의 의견도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1만5000여명이 응답한 가운데 유효응답 9293건을 분석한 내용이다. 교육부 정책연구팀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2월말 2021수능 출제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고1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된 과탐Ⅱ의 2021수능 출제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수학 가형에서 ‘기하’ 포함 여부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기존 교육과정에서 일반선택과목인 ‘기하와 벡터’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면서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학 가형 ‘기하 제외’.. 수학계 반발>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출제범위 정책연구팀 책임자 계명대 정진갑 교수는 수학 가형의 경우 기하가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면서 수능에서 제외여부를 두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2015 교육과정에 따르면 일반선택과목은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등 4과목이다. 설문조사 결과 교육청과 대학교수 고교교사 학부모 84%가 기하가 제외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를 출제범위로 하는 안에 동의했지만 설문조사 절차상 문제가 지적된다. 애초 1안과 2안 모두 기하가 제외됐기 때문에 쟁점인 기하 출제여부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대구달성고 여욱동 교사는 “수능의 취지가 대학에서 학습을 위해 학생들이 기본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인데 벡터를 배우지 않고 이공계열로 간다면 대학에 가서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것 같다”면서도 “다만 기하가 포함될 경우 2015 교육과정에서 수학 수업시수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다른 교과목의 시수를 줄여야 하는 부담이 있는 데다 현실적으로 고교 3년 과정 동안 기하를 포함한 다섯 과목을 모두 가르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차곡선, 평면벡터, 공간도형과 공간좌표를 다루는 ‘기하’는 그동안 수학 가형의 핵심분야로 꼽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수(가)에서 30문항 가운데 9문항이 기하와벡터에서 출제됐다. 배점은 원점수 기준 29점이었다. 

과학창의재단의 최임정 과학교육개발실장은 “수학계에서는 가형에서 기하가 제외된 설문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다”며 “설문조사에서 제시한 1안과 2안 모두 기하가 제외돼있어 어떤 응답이 나와도 기하가 제외되는 것으로 의견이 수렴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 가형에 기하를 기존처럼 포함하고 의견을 조사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청회에서 패널토론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수학 가형에서 기하 제외를 우려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대한수학회 부회장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짧은 연구기간과 설문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제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연구가 진행됐다고 하는데 정책 중요성 대비 연구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한수학회 공식 통로인 사무국을 통해 관련 의견을 묻는 과정이 일체 없어 학계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문조사에서는 1,2안으로 나눠 의견을 물었는데 두 안 모두 기하 과목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로 설문이 진행됐다. 기하는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데 필수적인 과목인데 수능에 출제되지 않으면 고교과정에서 학습이 어렵다”며 기하과목의 사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발언권을 얻은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도 기하를 제외했을 경우 대학수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교수는 “성대만 해도 2000명 정도의 이공계 학생이 있다. 이 학생들 대부분이 미적분학2를 듣는다”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미적분학2 학습에 선행지식인 행렬을 학생들이 학습하지 않은 상태여서 어려움이 많았다. 행렬을 배우지 않고 입학해 행렬을 따로 가르쳐야 했다. 이번에 기하가 빠지면 미적분학2 시간에 행렬과 함께 기하도 먼저 가르쳐야 한다. 정작 미적분학은 가르칠 시간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수학 나형 ‘삼각함수 등 수학Ⅰ 포함’.. 학습부담 늘어날 듯>
수학 나형은 고1과정에 해당되는 공통수학 출제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1안에서는 공통수학 수학Ⅱ 확률과통계 등 3개 과목을, 2안에서는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를 출제범위로 제시했다. 1안은 수학Ⅰ이 제외돼 학습부담을 완화할 수 있지만 고1과정은 수능에서 배제해온 그동안의 출제기조와 배치된다. 다항식, 방정식과 부등식, 도형의 방정식, 집합과 명제, 함수와 그래프, 경우의 수 등을 학습하는 공통수학이 포함된다면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2안의 경우 수능 출제기조를 유지할 수 있어 혼란이 줄어드는 반면 수학Ⅰ에 삼각함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등이 포함돼 기존 문과생의 수학범위와 달라져 추가학습 부담이 있다. 

설문조사 결과 공통수학을 제외한 2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48%를 차지했다. 교수 교사 전문직 등은 45%,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50%의 찬성률을 보였다. 1안을 지지한 의견은 36%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안이 추가학습 부담이 우려되긴 하나 교육청 의견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출제범위로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를 제안했다.  

<제외된다던 과탐Ⅱ.. 현행대로 출제>
과탐은 지난해까지 수능과 동일하게 과탐Ⅱ도 출제과목에 포함될 전망이다. 올해 고1부터 적용되는 2015 교육과정에 따르면 과학Ⅱ과목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한다. 기존 2009 교육과정에서는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 8개 과목이 모두 일반과목으로 분류돼 수능에 출제됐다. 2015 교육과정에서 적용되는 수능 출제원칙에 따르면 진로선택과목은 출제범위에서 제외된다. 설문조사 결과 11개 시도에서 찬성 의견을 드러냈다. 약 69%가 현재와 동일하게 과학Ⅱ를 출제해야 된다고 답했다. 교육부 역시 지난해 8월 수능 개편 유예 발표 당시 동일한 수능과목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에 과학Ⅱ의 수능 출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탐 토론자로 참석한 최임정 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그동안 과학계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수능 출제범위로 과학Ⅱ 과목을 제외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라며 “각계각층의 설문조사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2021 수능 출제범위뿐 아니라 2022학년 이후에도 과학Ⅱ 과목이 제외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학습 부담을 높인다는 이유로 과학Ⅱ를 가르치지 않거나 배울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은 이공계를 진학하는 학생들이 고교 3학년 1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당장 1년 후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시대 흐름 상 과학Ⅱ를 제외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게 과학계 의견이라고 전달했다. 

일반고인 과학중점학교 졸업생들이 과학Ⅱ 학습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과학중점학교 졸업생들이 과학중점 교육과정에서 가장 만족하는 것이 과학Ⅱ 과목을 공부한 것이라고 말한다”며 “이공계 대학 진학 후 가장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시절 과학Ⅱ를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당장 힘들더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과학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탐Ⅱ 응시인원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매년 최저응시율을 기록하는 물리Ⅱ는 물론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모두 응시자 비율이 5%를 넘기지 못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이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수능에서 과탐Ⅱ 응시를 일관되게 권장해왔지만 현장에서 기피현상이 해마다 짙어져왔다. 대학에선 과탐Ⅱ를 배우지 않아 강의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공계 신입생이 해마다 늘어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탐Ⅱ 선택이 ‘의대광풍’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가 아닌 타 대학 의대 진학을 목표하는 학생의 경우 굳이 학습량이 더 많고, 우수 수험생들이 많아 경쟁하기 쉽지 않은  과탐Ⅱ를 선택할만한 유인은 희박하다. 난도 조절 실패, 우수 수험생 집중으로 만점자가 상대평가 2등급 기준인 11%를 넘어갈 경우 단 1문제만 틀리더라도 성적이 3등급으로 급락하는 위험도 있다. 최근 응시인원이 줄어들면서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도 함께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국어, 학계 반발에 ‘언어와매체’ 추가>
국어는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와매체’를 포함하느냐가 주요 쟁점이다. 2009 교육과정의 ‘독서와 문법’이 2015 교육과정에서는 ‘독서’ ‘언어와매체’로 분리되면서 일반선택과목인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독서 문학 4과목을 모두 출제할지, 선택과목이라는 취지에 따라 언어와매체를 제외한 3과목만 출제할지를 두고 의견을 물었다. 언어와매체를 포함한 1안에서 세부 내용을 나눠 언어와 매체를 분리해 언어만 출제하고 매체를 제외하는 안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매체를 추가할 경우 현행 수능보다 출제범위가 확대돼 학업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 학습부담이 일부 늘더라도 언어와매체를 포함해 선택과목 4과목을 전부 출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다. 매체 포함을 찬성하는 의견은 33%, 언어만 출제해야 된다는 의견은 35%로 매체를 제외하자는 의견이 약간 앞섰다. 다만 교육부는 한 과목 내에서 출제를 분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 출제범위로 4과목을 모두 제안했다. 

국어영역 토론자로 참석한 구본관 서울대 교수도 언어와매체를 포함해 4과목 모두 출제하는 안을 지지했다. 다만 ‘매체’ 출제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할 것을 주장했다. 구 교수는 “매체영역의 경우 기존 수능 국어과목에서 출제된 적이 없어 교육부의 발표와 다르고, 출제기관인 평가원에서도 실제 매체영역 출제 경험이 없는 데다 과목 성격상 5지선다형 출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매체영역 출제 여부는 후속 연구를 거쳐 2022학년 수능 이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출제가 가능하냐는 지적에 대해선 “언어와 매체가 한 과목으로 분류됐지만 성격상 충분히 분리 출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화법과 작문’이 한 과목으로 묶여 있어도 현행 수능에서 두 영역을 분리해 5문항씩 출제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언어(문법)이 배제됐을 경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어과에서는 화법, 작문, 독서, 언어(문법), 문학이 전통적인 하위 영역으로 나눠져 왔다”면서 “객관적인 연구나 근거 없이 한 영역을 갑자기 수능에서 제외해 사실상 고교 교육에서 배제하는 것은 과학에서 별 이유 없이 ‘물리’ 한 과목을 제외하는 것과 유사한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라고 밝힌 한 교수는 질의응답 시간에 문법교육의 약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언어와매체를 포함해 4과목을 출제할 경우 기존과 동일한 출제범위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45문항 가운데 5문항이 문법이었다. 하지만 언어와매체로 과목이 바뀌어 매체가 포함되면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 문제는 사실상 2.5문항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글학회는 2021수능에서 문법이 출제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성명을 내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한글학회는 성명을 통해 “문법을 제외한 안이 선택된다면 국어 과목에서는 더 이상 한글의 우수성도, 맞춤법도, 우리말 언어예절도 가르칠 수 없게 된다”며 “우리말 교육을 소홀히 하는 교육부는 과연 어느 나라 교육부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영어 사탐 직탐.. 현행 수능과 차이 없어>
영어와 사회탐구 직업탐구 등 3개 영역은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바뀌더라도 수능 출제범위에서 현행 수능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사탐에서 2009 교육과정상 ‘법과 정치’가 2015 교육과정에서 ‘정치와 법’으로 과목명이 바뀌는 게 전부다. 

출제범위에 대한 논란은 없었지만 향후 연구과제에 대한 의견제시가 이뤄졌다. 영어 토론자로 참석한 황종배 건국대 교수는 “영어과는 영어, 영어Ⅰ, 영어Ⅱ 등 과목 간 내용 차이가 거의 없다”며 “특정 과목에 따라 수능 출제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네 영역 간 출제비율을 조정하거나 어휘 수준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출제범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어과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과정과 EBS 연계 교재 간 괴리”라면서 “EBS 교재는 교육과정과 달리 시험용으로 만들어진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려운 주제를 다룬 지문이 많다. 물론 교육과정 범위 내에 있는 단어들로 이뤄졌지만 영어Ⅰ, 영어Ⅱ 과목과는 확실한 수준차이가 있다”며 “수능영어의 출제범위를 논한다면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EBS 연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1수능 출제범위, 예고된 논란.. ‘졸속’ 개편 탓>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2021수능 출제범위를 두고 교육부의 의견수렴 과정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올해 고1, 고3이 되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이날 공청회에 방문해 “얼마 전에 한 고교 홈페이지에서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봤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설문조사를 하려고 보니 수능 출제범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하라고 돼있었다. 설문조사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 공청회 내용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주변에 어느 학부모도 이런 설문조사를 진행하는지 몰랐다”며 “전국 고교의 학부모가 모두 참여해야 하는 이런 설문조사를 몇 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건 잘못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책연구 책임을 맡은 정진갑 교수는 한정된 재원으로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충분한 의견수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논란은 예고된 논란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8월 교육부가 ‘졸속’이란 평가를 받았던 수능개편안 확정을 결국 유예하기로 결정한 당시 이미 다수의 부작용이 예견됐기 때문이다. 

당초 교육부는 두 개의 수능개편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었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3년6개월 사전예고제에 따르면 2021수능 개편내용의 확정시점은 8월말을 넘길 수가 없는 탓이다. 1안과 2안 모두 과목구성은 동일하지만, 1안은 통합사회/통합과학과 제2외국어/한문까지 절대평가를 확장하는 데 비해 2안은 전 영역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이었다. 

절대평가 확대를 놓고 교육계 의견대립이 극심해지면서 교육부는 결국 개편 유예를 결정했다. 대입 변별력 문제로 인해 1안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측과 새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2안이 더 옳은 방향이라는 주장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교육부가 개편을 최종 유예하면서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새롭게 도입되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됐다. 수능개편은 미뤄졌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예정대로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하면서 교육과정과 수능체제 사이에 엇박자가 발생하게 된 셈이다. 

논란이 불거진 수학(가)의 기하, 과탐Ⅱ과목이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지만 기존 수능체제에선 출제범위에 포함되면서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 수능에 포함된 과목을 중시하는 현 교육현장의 분위기상 교육과정의 순차적 운영이 아닌 파행운영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공통과목임에도 수능에서 출제범위에서 제외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특히 높다. 융합형 인재 양성이란 교육과정 취지에 맞춰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수능에선 제외되면서 고교현장에서 소홀히 다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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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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