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킬러문항' 틀려도 합격가능성..'동점자 많아, 당락 가르는 교과 관건'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올해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선(커트라인)은 과연 몇 점에서 결정될까. 교육 전문가들과 지역진협 등 현장교사들의 관측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의대 정시 커트라인은 환산점수 기준 393점 안팎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드러난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점수동향과 예년의 입시결과들을 종합했을 때 내려진 결론이다. 물론 정시 합격선은 입시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단언할 수 없는 문제지만,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추정치로 보인다. 

현재 서울대 의대 정시 커트라인 추정의 출발은 재종학원의 강자 '강남대성'에서부터 시작된다. 매년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강남대성에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즐비한 때문이다. 대성이 내놓은 올해 서울대 의대 배치점수는 환산점수 기준 394.2점이다. 단, 실제 배치점수가 아닌 합격선은 1점 가량 낮은 393점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배치점수는 커트라인이 아닌 상위 80% 합격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393점 초반이 아닌 392점 중반까지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까지 드러난 재학생들의 점수대를 볼 때 393점은 너무 높은 합격선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교육계 진학 전문가로 첫 손에 꼽히는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올해 수학(가) 만점자는 165명에 불과하지만, 4점짜리 문제를 1개 틀린 학생 수는 1752명이다. 다른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킬러문항의 변별력이 높아 수학(가)에서 1문제를 틀린 학생이 많았다는 얘기”라며,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한 과탐 조합 중 하나인 화학Ⅰ+지구과학Ⅱ를 기준으로 수학에서 4점, 지구과학Ⅱ에서 2점 정도 감점이 있다고 가정하면 서울대 환산식 기준 392.69점이 나온다. 이 정도 선에서 합격선이 끊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393점 초반과 392점 후반 점수가 각각 합격선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393점 안팎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것은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실제 어떤 합격선이 나오든 올해 서울대 의대의 합/불을 결정짓는 요소는 의외로 수능이 아닌 학생부 교과 성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능의 변별력이 지난해보다 높지 않은 데다 영어 절대평가까지 더해지며 최상위권에서도 동점자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때문이다. 2년 전 치러진 2016 서울대 정시에서 나왔던 환산점수가 같음에도 합/불이 엇갈렸던 사례가 올해 다시금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서울대는 정시에서 수능100%로 의대를 선발하고, 적성/인성면접은 결격 여부 판단에만 활용한다. 단, 동점자 발생 시에는 학생부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올해는 커트라인 부근에 동점자가 몰려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학생부 교과성적이 당락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 정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이 393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 지난해 대비 낮아진 변별력 등으로 인해 동점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탓에 실제 최종 합격선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학생부교과성적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울대 의대 합격선은? 393점 안팎>
올해 서울대 의대 합격선은 393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자연계열에서 최고 선호도를 보이는 모집단위이기에 모집인원은 최초 계획된 30명에서 변동되지 않을 상황. 별다른 변수가 없는 가운데 교육 전문가들과 현장 교사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합격선을 어림잡아 본 결과다.

- 만점자 강현규 군, ‘합격’ 넘어 ‘수석’ 확실, 398.69점
현재 서울대 의대의 한 자리는 사실상 결정이 나 있는 상태다. 올해 수능에서 나온 5명의 자연계열 만점자 중 유일하게 서울대 정시 지원이 가능했던 운암고 강현규 군이 결국 정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4명의 만점자는 과탐에서 Ⅰ+Ⅰ조합을 선택해 애초부터 서울대 지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재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과탐Ⅱ를 1과목 이상 선택해야 하며, 서로 다른 과목에 응시할 것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물리Ⅰ+화학Ⅰ처럼 Ⅱ과목에 1개도 응시하지 않았거나, Ⅱ과목에 응시했더라도 물리Ⅰ+물리Ⅱ의 사례처럼 동일한 과목에 응시한 경우엔 지원이 불가능하다. 

당초 강군은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으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한 상태였다. 강군은 2등급 3개 이상인 지균 수능최저를 만점자이기에 당연히 충족, 수시합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그간 정시 지원자로 간주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시에서 최종 불합격하며 정시에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게 됐다. 최상위권 1명의 등장으로도 합격선이 뒤바뀔 수 있는 정시의 특성 상 서울대 의대 지원을 노리던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강군의 서울대 환산점수는 398.69점으로 합격을 넘어 정시 수석도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강군이 택한 생명과학Ⅰ과 화학Ⅱ가 최상의 조합은 아니지만, 상당히 고득점에 속하는 조합인 때문이다. 국어 수학 탐구에서 1문제라도 틀린 경우 서울대 환산식 기준 강군의 점수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해 수능에서의 과탐은 2개 군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만점을 받을 시 백분위 100이 나와 서울대 변환표준점수 기준 68.25점을 받는 물리Ⅰ 생명과학Ⅰ 물리Ⅱ의 1그룹과 만점을 받더라도 백분위가 99에 그쳐 서울대 변표 67.62점을 받게 되는 화학Ⅰ 지구과학Ⅰ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의 2그룹이다.

이는 다시 3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점을 기준으로 ▲백분위 100이 나오는 과탐Ⅰ과 과탐Ⅱ 조합 ▲백분위100이 나오는 과탐Ⅰ 또는 과탐Ⅱ와 백분위99가 나오는 조합 ▲과탐Ⅰ과 과탐Ⅱ 모두 백분위 99가 나오는 조합이다. 

이 중 첫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최상의 조합은 생명과학Ⅰ+물리Ⅱ 뿐이다. 물리Ⅰ도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은 1그룹에 속하지만, 물리Ⅱ와 동시에 응시할 시 서울대 지원이 불가능한 때문이다. 생Ⅰ+물Ⅱ 조합의 점수는 합산 기준 136.5점이나 된다. 

반면, 최악의 조합은 그룹2 내에서만 과탐을 선택, 과탐Ⅰ과 과탐Ⅱ 모두 만점일 시 백분위가 99인 경우다. 동일과목 응시 사례를 제외하면 화학Ⅰ+생명과학Ⅱ, 화학Ⅰ+지구과학Ⅱ, 지구과학Ⅰ+화학Ⅱ, 지구과학Ⅰ+생명과학Ⅱ의 4개 조합이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과탐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135.24점을 받는 데 그치게 된다. 과탐 조합에 따라 점수가 1.26점이나 나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의 과탐 반영비율인 80%를 적용하더라도 서울대 환산식 기준 1점 이상 점수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밖에 한 과목은 만점 백분위 100, 나머지 한 과목은 만점 백분위 99가 나오는 경우의 수는많다. 물리Ⅰ+생명과학Ⅱ, 물리Ⅰ+화학Ⅱ, 물리Ⅰ+지구과학Ⅱ, 생명과학Ⅰ+화학Ⅱ 등 남은 조합들은 전부 만점일 시 2과목 합산 기준 135.87점을 받게 된다.

이 같은 구조에 비춰볼 때 과탐에서 1문제를 틀리는 경우 강군의 점수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따라잡는 사례는 있을 수 있다. 국어 수학(가)에서는 만점을 받고 최상의 조합인 생명과학Ⅰ+물리Ⅱ를 선택해 1문제만 틀린 경우다. 생Ⅰ이라면 2점짜리 1문제, 물Ⅱ라면 2점짜리나 3점짜리 1문제를 틀리는 경우 서울대 환산식 기준 강군과 동일한 398.69점이 된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실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리Ⅱ 선택자부터가 극히 적은 상황인 때문이다. 올해 물리Ⅱ 응시자는 전국에서 2839명 뿐이며, 만점인 71점부터 2점짜리나 3점짜리 1문제를 틀리는 경우 받게되는 표점 69점까지의 누적인원은 고작 55명에 불과하다. 이 인원들 가운데 국어 수학(가)에서 만점을 받고 생명과학Ⅰ을 선택해 다시금 생Ⅰ에서 2점짜리 1개를 틀리거나 물Ⅱ에서 2점 내지 3점짜리 1개를 틀리는 경우로 좁혀 생각하면 실존 가능성 자체를 상정하기 어렵다. 

강군의 조합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물리Ⅱ 선택자부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생명과학Ⅰ+화학Ⅱ 조합은 만점을 받을 시 135.24점이 아닌 135.87점을 받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점수가 나은 그룹에 속한다. 때문에 강군은 비교과 등에서 특별히 감점이 없는이상 합격에 더해 정시 '수석'의 자리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올해 만점자 기준이다. 올해 평가원이 발표한 만점자 기준이 국어 수학 탐구 만점에 영어/한국사 각 1등급인만큼 국어 수학 탐구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영어나 한국사에서 1등급이 아닌 탓에 만점자로 분류되지 않은 사례가 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과탐 조합에서 이점을 볼 수 있는 생명과학Ⅰ+물리Ⅱ 선택자가 국수탐은 만점이지만, 영어/한국사에서 전부 1등급을 받지 못해 만점자에서 제외된 것이라면 강군보다 점수가 더 높은 사례로 올라서게 된다.

- ‘표점 수석’.. 강군 뒤 이어 398.19점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강군을 뛰어넘는 자연계열 전국 ‘표점 수석’의 존재도 서울대 의대 지원자들이라면 인식해야 하는 대목이다. 과탐에서 지구과학Ⅰ과 물리Ⅱ를 선택해 물리Ⅱ에서만 1문제를 틀린 수험생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원서접수 전부터 개인정보가 드러나길 원치 않는 탓에 정확한 소속/이름 등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표점수석 학생의 국어 수학 탐구 표점 합은 403점으로 운암고 강군의 399점보다 4점이나 높으며, 다른 4명의 만점자들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동일한 만점을 받을 시 과탐Ⅰ 중 가장 표점이 높은 지Ⅰ, 과탐Ⅱ 중 가장 표점이 높은 물Ⅱ를 각각 선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표점수석이지만, 서울대 환산식 기준으론 강군보다 다소 점수가 낮다. 표점수석 학생의 점수를 서울대 환산식으로 계산하면 398.19점이 된다. 사실상 차석을 놓고 다툴만큼 점수가 높기에 영어나 한국사에서 일부 감점이 있다 하더라도 서울대 의대 합격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놓고 보면 강군과 표점수석까지 30명의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 중 두 자리는 사실상 채워졌다고 봐야 한다. 

강군과 표점수석 외에도 영어만 틀린 고득점자들도 일부 존재한다는 게 교육계의 전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올해 영어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음에도 국어 수학 탐구에선 만점을 받고 영어에서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종종 존재한다. 이런 학생들도 서울대 의대 지원 시에는 합격권이라고 봐야 한다. 과탐 선택에 따라 점수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영어 2등급의 감점이 0.5점밖에 되지 않는 탓에 397.69점, 398.19점 등 상당히 높은 점수가 나오게 된다”라고 말했다. 

- 왜 393 안팎인가.. 경우의 수 따져봐야
올해 수능에서 수학(가)는 최상위권에게도 유달리 어려웠단 평가다. 최상위권 변별력을 가르기 위해 평가원이 고심 끝에 출제하는 ‘킬러문항’인 30번의 난이도가 매우 높았던 때문이다. 올해 수학(가) 응시 인원은 총 17만3155명인데 이 중 만점인 130점을 받은 것은 165명에 불과했다. 이는 비율로 보면 0.095%로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수학(가) 만점자가 0.07%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늘긴 했지만, 올해 역시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란 게 중론이다. 

30번이 상당한 변별력을 냈다는 것은 고교 현장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다. 한 고교 교사는 “우스갯소리긴 하지만 올해 자연계열 수험생 중 수능에서의 승자는 차라리 30번을 안 푼 사례란 얘기가 나온다. 30번을 풀다가 시간도 뺏기고 나머지 문제를 검토할 기회마저 놓치는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30번을 포기하고 나머지 문제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실리를 챙긴 것이란 반응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때문에 올해 수능에선 국어 과탐은 만점을 받고도 수학(가) 30번에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던 사례가 많았단 평가다. 실제 수험생 도수분포를 보더라도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수학(가)에서 4점짜리 1문제를 틀리는 경우 받게 되는 표점 126점에는 무려 1752명이 몰려 있다. 이 정도면 서울대 지원이 불가능한 과탐Ⅰ+Ⅰ 조합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30명에 불과한 서울대 정시 모집인원을 채우기에는 충분한 숫자다. 

물론 2점짜리 1문제와 3점짜리 1문제를 틀려 총 5점이 감점된 경우에도 표점은 126점이 나왔을 것으로 보이지만, 4점짜리 문제까지 전부 맞힌 수험생이 2점짜리와 3점짜리를 틀리는 사례는 극히 희귀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실제 3점짜리 문제를 하나 틀리는 경우 받게 되는 표점 127점은 전국에서도 16명에 불과했다. ‘실수’가 아니고선 나올 수 없는 사례란 이야기다. 결국 1752명 대다수는 수학(가) 30번에서 감점을 당한 경우라고 봐야 한다. 

이처럼 국어 과탐에선 만점을 받았지만, 수학(가)에서 4점짜리를 틀린 경우 서울대 환산식은 과탐 조합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최고점 조합인 생Ⅰ+물Ⅱ인 경우엔 394.4점이 되지만, 최저점인 화Ⅰ/지Ⅰ에 화Ⅱ/생Ⅱ/지Ⅱ 조합인 경우에는 393.39점이 된다. 중간점수인 물Ⅰ/생Ⅰ에 화Ⅱ/생Ⅱ/지Ⅱ조합인 경우에는 394.29점으로 대성이 내놓은 394.2점과 동일한 점수가 나온다. 

대성이 내놓은 점수가 상위80% 합격선으로 추정되는 것은 이처럼 수학(가)에서 1문제만 틀린 경우인 393.39점~394.4점이 실제 합격선이 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이 만점자가 지난해보다 많은 등 변별력이 다소 낮아진 상태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과목에서 만점을 받고 수학(가)에서 1문제만 틀린 사례가 합격선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실제 고교 현장에서도 이 정도 점수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강남권 D고교, H고교 등 그간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자를 상당수 배출해온 몇몇 고교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점수대다. 한 고교 교사는 “예년에는 서울대 의대 정시에 지원할 수 있는 지원자풀이 여럿 있었는데, 올해는 지원 여부조차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재수생들의 강세가 뚜렷해 보인다. 여러 지역에 수소문해봐도 재학생들 중에선 고득점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실제 합격선은 이보다 조금 더 낮아진 392점 초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학(가) 4점에 더해 과탐에서도 1문제를 틀린 성적에 해당한다. 또는 수학(가) 4점과 국어 2점 감점인 경우에도 비슷한 성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수학(가) 4점짜리를 틀리고 지구과학Ⅱ에서도 2점짜리 1문제를 틀린 경우에는 392.69점, 수학(가) 4점짜리와 국어 2점짜리를 틀린 경우에는 392.29점을 각각 받게 된다. 수학(가) 만점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국어나 탐구에서 1문제 정도를 더 틀린 경우까지는 서울대 의대 합격이 가능할 것이란 게 그간 정시를 오래도록 지켜봐온 현장 교사들과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상위80% 합격선인 394.2점 대비 최종 합격선이 393점 초반 내지 392점대로 무려 2점 내지 1.5점 가까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두 점수 사이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394.2점은 실제 394.17점으로 간주해야 한다. 국어 수학(가)에서 만점을 받고 화학Ⅰ 내지 지구과학Ⅰ 중 하나를 고른 상태에서 생명과학Ⅱ에서 3점짜리 3문제를 틀리거나 물리Ⅱ에서 13점이 감점되는 경우가 394.17점이다. 다만, 국어 수학에서 만점을 받고 과탐에서 이 정도로 감점을 당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사례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많은 사례는 아니기에 실제 합격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는 수학(가)에서 1문제만 틀렸지만 과탐 조합이 비교적 좋지 않은 경우 나오는 393.39점이나 국어 2점, 수학(가) 4점 감점인 경우의 392.29점 등실제 분포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점수대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명확한 근거나 실채점 표본 등과는 관계없는 부분이지만, 오랜 진학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392점대를 예측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고교 교사는 "올해 지역 내 표본들이나 재수학원가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을 바탕으로 보면 393점대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이 끊길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이렇게 되면 재수생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아무리 재수생이 강세라 하더라도 30명 모집인원 중 절반을 조금 넘기는 선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아무리 수능이 어렵더라도 재수생 못지 않은 성적을 낸 재학생들은 꾸준히 있어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고득점자들을 보면, 392점 초반대에서 합격선이 결정될 시 모집인원 태반이 재수생으로 채워지는 셈이 된다.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합격선은 단언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으로만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전문가는 “실제 합격선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문제다. 재학생 고득점자가 많지 않다곤 하지만, 진협 등에서 파악하지 못한 고득점자가 있을 수 있다. N수생 중에서도 학원 종합반에 다니지 않고 독학재수를 한 경우거나 이미 의대 서울대 등을 다니는 상황에서 학교를 옮기기 위해 수능을 본 반수생처럼 숨어있는 고득점자의 존재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인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높아진다”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지원에 참고할 수 있는 점수는 분명 필요하다. 현재 예상되는 점수를 기준 삼아 환산점수 기준 393점 안팎인 경우라면 서울대 의대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의대 기준 서울대 다음가는 선호도를 보이는 가톨릭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이 전부 나군이므로 비슷한 점수대라면 가군에 서울대를 지원하고, 나군에 좀 더 신중을 기하는 것도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올해도 당락 가를 학생부교과성적.. 동점자 발생 전망>
올해도 서울대 정시 합격선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학생부교과성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가) 4점짜리 문제를 틀린 사례처럼 특정 구간에 수험생들이 몰려 있는 데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지난해 대비 동점자가 급증, 동점자 처리기준에 따라 합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때문이다. 서울대 정시는 동점자 발생 시 학생부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합/불을 결정하는 구조다. 

동일한 수능성적을 거뒀지만, 교과성적에 의해 합/불이 갈린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불과 2년전 치러진 2016 정시에서였다. 당시 25명을 모집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은 526.60점에서 끊겼다. 그 해 합격자 14명이 나온 대성에서 동일한 526.60점의 수험생 4명이 지원한 결과 2명은 합격, 2명은 불합격으로 결과가 갈렸기에 합격선을 정확하게 추정 가능했던 터다. 물론 불합격한 2명이 적성/인성면접에서 결격 판정을 받았고, 실제 합격선은 더 낮았으리란 추정도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때문에 예상 합격선에 근접해 있는 경우거나 예상합격선을 약간 밑도는 성적임에도 지원을 결정한 사례라면 학생부교과성적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서울대 의대 합격자 결정에 활용되는 전형요소는 수능, 적성/인성면접, 비교과, 교과성적이다. 수능 성적으로 줄이 세워진 후 적성/인성면접을 통해 의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인성/적성 등을 평가해 결격 여부를 따지는 방식이다. 여기에 비교과 충 출결 봉사 교과이수기준 중 1개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능 성적에서 1점 감점이 주어진다. 다만, 비교과 기준이 무단결석 1일 미만, 봉사활동 40시간 이상, 교과이수기준 충족 여부로 상당히 느슨하기에 실제 비교과로 인해 감점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격선에 아슬아슬하게 걸릴 가능성이 높은 392점대 또는 그 이하 수험생은 동점자처리기준으로 활용되는 학생부교과성적도 다시금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수능성적이나 비교과 관련 사항, 학생부교과성적은 현 시점에선 손댈 수 없는 전형요소다. 큰 걱정을 쏟기보단 결격 여부를 결정짓는 면접을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