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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도 반대' 고교학점제 2022학년 도입..'교원/인프라 확보 등 선결과제 산적'시범학교 60개교 내년부터 운영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11.27 18:24
  • 호수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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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고교학점제가 2022학년부터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하지만 전교조가 “기본 개념에 대한 합의도 없이 전면 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고교학점제 도입을 전면 비판하고 나서면서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27일 발표하고 고교학점제를 2022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학점제 도입에 필요한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 방안’을 연구하는 정책연구학교 60개교를 3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일반계고와 직업계고 각 30개교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교원 수급, 시설 확보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섣부른 도입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2022학년 도입을 못박았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장기 과제로 넘겨 실현 가능성을 따져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역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교육과정이나 교육정책들에 대한 평가나 다른 교육제도와의 전반적 연관성에 대한 검토 없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해 학교현장에 일방적으로 내리매기는 방식이 반복돼왔다”며 “새로운 정책은 기존의 학교교육과 따로 놀면서 학교현장의 혼란과 부담만 가중시켜왔다”고 비판했다.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내신 절대평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히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진 상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7일 서울 한서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언제,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지 검토해 내년 8월 교육개혁방안 발표 때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입 학생부위주 전형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변별력 저하를 우려한 또 다른 평가요소가 추가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고교학점제가 2022학년 전면 시행된다. 교육부는 내년 60개교 연구학교를 운영한 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못박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세부 문제 합의 이뤄지지 않아..기본 개념부터 정립해야>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교육공약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립되기도 전에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면적 시행이 결정되는 것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된다. 전교조는 27일 논평을 통해 고교학점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연구학교는 2022년 전체 고교에 시행하기로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전면적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시범학교의 성격보다는 고교학점제 연착륙을 위한 선도학교의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특히 고교학점제는 중등교육 전체의 틀을 바꾼다는 점에서 섣불리 시행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이디어 수준에서 출발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학교와 교사에게 과목 개설권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 ▲학년별 교육과정을 폐지해 사실상 학년제가 폐지되는 것인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위해 학급은 사실상 해체되는 것인지 ▲다른 학교와 사회기관에서는 학점 이수가 가능한지 ▲미이수, 낙제제도를 도입하는 것인지 ▲내신평가는 절대평가-교사별 평가를 하는 것인지, 그럴 경우 현재 대입제도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지 ▲일반학교에도 직업과목이 개설되는지 등에 대해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습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수능 중심 대입 경쟁이 고교 교육을 지배하면서 수능에서 비중이 높은 영어/수학에 대해 과도한 몰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여전히 국영수 중심의 학습을 기본으로 하는 바탕 위에 진로 관련 과목을 집중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편식 교육은 더욱 심화된다는 비판이다. 

2015교육과정에서 교과군 별 필수 이수단위가 매우 낮은 점도 편식 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봤다. 진로/적성 교육 강화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의 특정 교과군의 집중 이수를 장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육부의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외에도 고교학점제는 비정규 강사의 양산, 학급 공동체 약화, 입시와의 부조화, 학사운영 어려움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봤다. 

<재정 마련 어떻게..선결과제 산적>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선결 과제는 교원 확충 문제다. 교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만 예산 확보 방안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교사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기조에 따라 많은 수의 교사를 정규직으로 충원할 경우 필요한 재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원 수요에 대한 면밀한 예측도 필요하다. 명확한 수요 예측 없이 무작정 확대할 경우 후유증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도입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가 잘못된 수요예측의 예시로 꼽힌다. 2012년 6100명이었던 강사는 불과 4년만인 2016년 37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인프라 구축도 문제다. 교과교실 등 시설 증축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연구학교에서 시설 증축을 필요로 하는 경우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소요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내신 절대평가 문제도 걸려 있다. 현행 내신 상대평가제를 유지하면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경우 학생들은 수강인원 수에 따른 내신 유불리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인수 과목은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워, 진로/흥미와 연관된 과목이더라도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내신을 절대평가로 섣불리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에선 학생부위주 전형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변별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다른 평가수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복잡한 문제가 걸려있는 상황이지만 김상곤 부총리는 내신 절대평가 도입을 시사하면서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지 검토해 내년 8월 교육개혁방안 발표 때 알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간이 갈수록 유명무실해지는 국가교육회의를 속히 출범시키고 산하에 중등교육과정 전반을 검토할 수 있는 교육과정위원회를 설치해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측은 “교사 학생 교원단쳬 교육전문가들이 고루 참여해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60개교 운영>
내년부터 운영되는 연구학교는 학생들의 진로/학업 수요에 따른 과목 선택권 확대에 중점을 두고 ‘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 과정 및 학교 운영 방안 연구’를 수행한다. 모든 학생들은 진로 상담을 토대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개인별 시간표를 구성하는 ‘수강신청제’를 도입하고 개인맞춤형 학습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진로를 고려해 수강 과목을 선택한다는 취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 내에서 학생 수요를 토대로 최대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로 했다.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이 어려워 학교 내에서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심화과목 등의 경우에는 인근 학교와의 공동교육과정, 지역 내 교육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교육과정 등을 개설/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농산어촌 지역 등 학교 인근에 활용 가능한 인적/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에는 온라인 교육과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연구학교로 지정된 학교에는 교당 매년 4000~50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향후 개설 과목 증가를 고려해 교원 추가 증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모든 과목이 선택과목인 것은 아니다. 고교 교육을 통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내용은 공통과목으로 지정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이를 제외한 과목들에 대해 선택권을 부여하는 형식이다. 적정 수준의 총 이수학점과 필수 이수학점 범위도 향후 결정할 방침이다. 학점제 도입 시 성취평가제 대입 반영은 대입 제도 개선, 고교체제 개편 등과 연계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교육부는 추후 연구와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적용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운영중인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성적 산출방식을 내년부터는 수강 인원에 관계없이 석차등급을 산출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사 업무 부담에 대해서는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수업/평가/연구 등 교사 본연의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내 교무행정팀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학점제 도입에 따른 신규 업무 관련 교무행정인력 대상 연수 제공 등 교원의 수업 외 잡무를 경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단위를 학점으로 전환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교수학습/평가 개선 등을 통해 고교교육의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학교 내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 고교체제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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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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