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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퇴출 법제화.. 학교복귀 금지,이사 추천권 제한‘비리 유형’ 법제화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11.17 14:48
  • 호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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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사학비리 당사자의 학교 복귀가 금지될 전망이다.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의 이사 추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법제화된다. 사학법 개정은 사학비리 근절을 목표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한 내용 중 하나다.

교육부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임시이사 선임 법인 정상화 심의 기준’에 대한 법령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사학법 25조의3 제1항에 따르면 임시이사의 선임사유가 해소된 경우 사분위 심의를 거쳐 이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초중등학교, 대학의 관할청이 사분위 심의 결과에 기속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분위의 ‘임시이사 선임 법인 정상화 심의 기준’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간 사분위는 자체 원칙인 ‘정상화 심의 원칙’에 따라 옛 비리 재단에 정이사 과반 추천권을 부여해 비리 당사자의 복귀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사분위 심의 기준을 법령에 마련하고 이사추천권을 제한할 수 있는 비리 유형을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학교법인 등 이해관계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사학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40일간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빠르면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사학비리 당사자의 학교 복귀를 금지하는 사학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의 이사 추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빠르면 올해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분쟁 당사자의 학교 복귀로 논란을 겪은 경기대. /사진=베리타스알파DB

<비리 종전이사의 정이사 추천권 제한>
개정안은 기존 정상화 심의원칙에서 정하고 있는 비리 유형을 구체화했다. 사분위의 심의원칙은 이사후보자 추천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모호해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분위는 분쟁을 겪는 사립학교의 임시이사 선임/해임과 해당학교 법인의 정상화 추진 사항 등을 심의하는 위원회다. 현재 대통령 추천 3인, 국회의장 추천 3인, 대법원장 추천 5인으로 총 11명을 대통령이 위촉해 운영하고 있다. 

개정안에서 구체화한 비리 유형은 ▲임원 취임의 승인이 취소된 자(임원 간 분쟁 및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사유 제외) ▲관할청의 해임요구에 의해 해임된 자 ▲파면된 자 ▲교육공무원법 상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다. 이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비리가 있거나 임원간 분쟁 등 임시이사 선임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경우, 비리의 정도와 정상화를 위한 노력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임원취임의 승인취소에 대해 규정한 현행 사립학교법 제20조의2에 따르면 사학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규정을 위반하거나 이에 의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임원간의 분쟁/회계부정 등으로 인해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경우, 학사행정에 관해 학교장 권한을 침해한 경우, 관할청의 학교장에 대한 징계요구에 불응한 경우 등에 취임승인이 취소된다. 

비리 유형에 해당할 시 정이사 추천권을 전부 또는 이사 정수의 2분의 1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임시이사 선임 법인 정상화 시 이사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대상도 ▲임시이사 선임 전 이사 ▲학내구성원 ▲설립종단 ▲관할청 ▲그 밖에 이해관계인으로 명확히 했다.

<비리 사학 복귀 통로..사분위 ‘정상화 심의 원칙’ 지적>
그간 비리로 몸살을 겪은 대학이 다시 분쟁에 휩싸이게 된 데는 사분위가 정해놓은 ‘정상화 심의원칙’이 문제가 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현재는 사학비리로 정상 운영이 어려워진 경우 관할청이 임시이사를 선임한다. 이후 학교 정상화 과정에서 교육부 산하 사분위의 심의절차를 거쳐 임시이사를 해임하고 정이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화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옛 비리 재단에 정이사 과반 추천권을 부여하면서 비리 당사자가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현재 사분위 ‘정상화 심의원칙’은 4가지로 나뉜다. ▲합의 또는 합의에 준하는 이해관계자(구성원) 3분의2 이상의 찬성과 종전이사 과반수의 찬성이 있는 경우, 합의를 존중해 합의안대로 처리 ▲합의가 이루어지거나 합의에 준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 종전이사 측에 지배구조의 큰 틀을 변경시키지 않는 최소한(과반수)의 정이사 추천권을 부여하고, 나머지(과반수 미만) 정이사는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해 사분위 검증과정을 거쳐 선임 ▲비리 등으로 학교 경영에 중대/명백한 장애를 발생하게 하거나 파렴치 범죄, 반인륜 범죄, 강력 범죄 등의 범죄를 범한 종전이사는 비리의 정도와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고려해 정이사 추천권을 전부/일부 제한하도록 한 내용이다. ▲위의 원칙을 준수하되 학교별 사정 등을 종합해 구체적 정이사 선임 방안을 마련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3항에서 ‘비리’를 저지른 종전 이사는 정이사 추천권을 전부/일부 제한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된 적은 없었다. 대표적인 대학이 상지대다. 상지대는 김문기 전 총장이 횡령/입시부정 등으로 1993년 구속되고 이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해왔으나, 2007년 김 전 총장이 임시이사의 정이사 선임이 무효라고 제기한 소송이 발단이 됐다. 이후 사분위가 김 전 총장이 학교에 복귀하도록 허용하면서 상지대는 내분에 휩싸였다. 교육부의 종합감사 끝에 지난해 다시 퇴출됐지만 비리당사자가 다시 학교에 복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교육계에서는 사학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상지대뿐만 아니라 경기대 광운대 덕성여대 세종대 대구대 조선대도 분쟁 당사자들이 다시 학교로 복귀하면서 상당한 학내 갈등을 겪었다. 경기대는 2004년 손종국 전 총장이 교수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고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하던 중 교육부가 선임한 임시이사가 사퇴하자 사분위는 구 재단이 추천한 인물을 정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따라 구재단 추천 정이사 4명과 학교구성원/교육부 추천 정이사 3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구 재단이 학교운영에 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구성원들의 심한 반발이 있었다. 

<사학법 개정 촉구 빗발쳐>
그간 교육계에서는 사분위 권한이 축소돼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7월 열린 ‘사립학교의 공공성 강화와 민주적 운영을 위한 사립학교법 입법’ 공청회에서는 김명연 상지대 법학과 교수가 사분위는 사학분규를 정상화가 아닌 분쟁조정의 관점에서 접근해왔다고 진단했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사학법 개정 당시 도입된 대학평의원회마저도 학교법인 이사회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6월에는 김명연 교수가 ‘사립학교 개혁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우선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사분위를 관할청 산하 자문기구로 바꾸고 비리재단이 학교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학비리 당사자가 구성원/관할청이 추천한 이사를 직접 해임하고 복귀한 사례도 있다”면서 “사분위의 지위가 준사법적 분쟁해결기관처럼 왜곡되면서 오히려 비리재단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 소속 사분위를 폐지하고 관할청 소속 자문기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박경미 의원이 ‘관할청의 정이사 선임 시 회계부정/현저한 부당으로 인해 해당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해 임원의 취임승인이 취소된 사람이나 중대한 도덕적 결함이 있는 자 등 사학의 직접적인 당사자를 이사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의 사학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발의안은 사립학교 법인에 대해 특정인의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을 부정한다는 지적이 골자다. 박경미 의원은 과거 민법상 재단법인이 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지만 1963년 사립학교법을 제정하면서 공공법인인 ‘학교법인’을 통해서만 학교를 설립한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봤다. 학교법인은 재단법인과는 달리 공공성이 강해 재정결함보조금 등 국가/지자체 보조를 강화하는 대신 법인의 설립과 운영, 수입사업, 회계, 이사회 운영, 임시이사 선임/해산에 이르는 감독청의 권한을 강화해왔다는 것이다. 

현행 사학법은 임원 결격사유로 임원취임의 승인이 취소된 경우 5년간 임원으로 선임할 수 없다고 규정한 데 그치고 있다. 발의안은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의 정상화 과정에서 이사로 선임할 수 없는 경우를 명시하도록 했다. 회계부정 및 현저한 부당 등으로 인해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해 임원 취임승인이 취소된 사람을 배제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학교법인의 정상화 과정에서의 이사선임에 대해서만 기회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의 조항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는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당시 교육부 역시 대법원이 법인 운영에 있어 영구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학교법인의 정체성까지 바꾸는 결과를 초래해 헌법상 보장된 사학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설립자 횡령액 환수’ 개정안 발의>
국회에서는 설립자의 횡령액 환수에 관한 사학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사학재단의 비리로 대학이 폐교하는 경우 잔여 재산을 국고로 귀속하도록 하는 사학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학교법인 임원 등이 비리를 저질러 폐교하게 되는 경우 잔여재산은 전액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귀속 ▲국고로 귀속된 재산은 기금 조성을 통해 사립학교법의 구조개혁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사립학교법 제35조는 학교법인 해산 시 잔여재산을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 귀속하도록 해 법인 해산 후에도 지속적으로 해당 재산이 사립학교 교육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했지만, 취지와는 달리 교비횡령 등 회계부정을 저지른 경영자 등이 법인 해산으로 감사처분 이행의무를 회피하고 잔여재산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사학에 관여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진 계기는 서남대 문제다. 서남대는 설립자의 교비 횡령으로 위기를 겪어오다 결국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중이다. 기존 사학법대로라면 폐교 후 잔여 재산은 설립자 딸이 총장으로 재직중인 신경대에 귀속되게 돼 있어 사학 비리자의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같은 우려에 교육부는 학교법인 해산시 감사처분액 상당의 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학법 개정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내용으로,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종전이사의 이사 추천권 제한을 비롯해, 비리 재단의 잔여재산 귀속 등 사학법 개정이 전방위적으로 추진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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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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