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우수영 서울시립대 입학처장(환경원예학과 교수)은 입시에 대한 신념이 뚜렷하다. 개별 모집단위마다 제시하는 독보적인 인재상 이전에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분야에서 헌신 가능한 인재들을 선호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공립대학인 시립대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전형을 두는 것이 수험생을 위한 것이기에 논술을 축소하되 유지할 것이며,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종확대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향후 전형변화에 대한 밑그림 역시 명확했다. 올해 처음 입학처장 보직을 맡았다고 보이지 않을 정도다.

올해로 시립대에서 교단에 선 지 16년째를 맞이한 우 처장은 자신있는 태도로 수험생들에게 시립대 진학을 권했다. “서울시립대는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대학인만큼 든든한 ‘빽’을 지닌 곳이다. 서울시장이 곧 이사장이며, 후원 의지도 크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보단 미래가 더 나아질,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대학인 만큼 인생을 투자해보라고 적극 권유하고 싶다.”

/사진=최병준 기자

- 올해 다소 주춤했지만, 내년 다시 학종확대 폭을 키운다. 향후 수시/학종확대에 대한 계획은
“학종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고교교육 정상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데다 장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종단연구를 실시한 결과 학종 학업생의 성취도가 가장 높았다. 학과에 대한 관심도 가장 컸다.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리려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례도 많았다. 때문에 학종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확대하려는 입시기조를 갖고 있다. 일시적인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러한 추세를 유지하려 한다. 교육부가 학종확대를 권장하는 만큼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

앞으로 대입전형은 학종 중심의 수시와 정시까지 크게 2개 전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학종확대는 수시확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학종 입학생들에 관한 종단연구 결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면담을 신청하는 경우나 시민청 입시카페 등에서 학부모/수험생들이 문의하는 경우에 한해 알리고 있다. 아직 전면 발표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추후 결과를 공개할 생각은 갖고 있다.”

- 수능 절대평가시 정시가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절대평가에 대한 대응방침은
“현재로선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절대평가 시행방식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서도 절대평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협의회에서 의견을 수렴해본 결과 50대 50으로 팽팽히 맞섰다. 전면도입 찬성과 일부도입 찬성 의견이 반반이기에 절대평가 도입 자체는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절대평가에 대해 교육부는 전면 도입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대학 입장에선 걱정이 많은 사안이다. 특히, 학생 선발에 있어 변별력 문제가 크다. 일부 대학에서 본고사와 비슷한 대학 나름의 전형을 만들어 변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물론 학생들의 부담감소 등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평가 도입시 변별할 수 있는 제어장치는 어떻게든 마련돼야 한다. 이를 어떻게 연구하느냐에 따라 좋은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

- 논술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폐지까지 추진되는 상황인데
“논술 선발 인원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수험생들 입장에서 볼 때 다양한 전형이 있어야 지원방법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이 특정 전형으로만 선발하는데 이는 수험생들 입장에서 보면 기회가 적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논술인원은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올해 168명인데 내년에는 150명대다. 사교육유발전형이란 비판과 사회의 전체적인 흐름에 비춰볼 때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교육 유발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 논술을 위해 철저히 교과범위 내에서 출제하자는 방침을 유지 중이다. 논술문제를 광범위한 범위에서 어렵게 내 수준높은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고교 교육과 대치되는 방향이다. 수험생/학부모에게도 굉장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립대는 공립학교로서 공공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부담이 큰 전형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결국, 논술은 인원을 줄여나가며 유지하되 공교육 살리기 측면을 고려해 교과범위 내에서 출제하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공교육을 위해서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들이 많지만, 수능보다는 논술고사 위주로 선발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다른 장치로 수능을 두는 것은 공교육과 부합하지 않는다.”

- 지난해 자유융합대학 내 9개 융합전공을 신설, 올해로 2번째 입시를 맞이한다. 학생들의 반응은
“통섭형 융합교육이란 취지로 지난해 융합전공을 신설해 18명을 선발했다. 융합전공의 가장 큰 장점은 융합 커리큘럼을 통해 차별화된 학문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조경학-경영학전공의 경우 의외로 관련이 깊다. 경영학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하는 식물관리가 중요하지만, 실제 조경을 배우는 학생들은 경영을 모르고, 경영을 배우는 학생들은 일자리 창출이 많은 조경분야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빅데이터 전문가’를 길러낼 수 있는 생명과학과 통계학도 대표적인 사례다. 빅테이터를 활용해 실험실의 연구를 넘어 확장된 생명과학을 배울 수 있다. 함께 가르침으로써 학문간 융합/통섭/퓨전이란 시대흐름에 맞는 인재들을 길러내려 한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모집인원이 적다 보니 소속감/아이덴티티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장을 비롯한 보직 교수들이 연초에 학생들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 등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인원들이 쌓이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융합전공은 학과 목적에 맞추기 위해 학종으로만 선발한다. 융합이란 특성상 전공적합성 부분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9개 전공의 인재상을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있다. 융합전공에 진학하려는 경우라면 인재상을 바탕으로 준비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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