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학령인구 감소에 3년이상 미사용자 탈퇴처리.. 자연스러운 현상"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종로학원하늘교육(이하 종로하늘)의 무리한 마케팅이 또 구설에 올랐다. 4일 다수의 언론에 의해 보도된 'EBS 강의 이용자 최근 6년 새 '최저'' 기사의 보도자료 제공자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오종운 평가이사. 보도는 수능강의 이용 수험생이 6년 새 최저 수준이고 EBS 회원도 꾸준히 줄었다는 내용으로, 뉴스1 서울신문 아시아투데이 뉴스핌 에듀동아 중도일보 등을 통해 보도됐다. 사실기반의 기사와 보도자료는 맞지만, 원인분석이 배제된 내용으로 'EBS 깎아내리기'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 EBS가 여느 사교육업체와 동등선상에는 있지 않지만 EBS의 영향력으로 입시시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놓인 마케팅 상황을 고려하면, 사교육업체의 무리한 마케팅 활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로하늘의 보도자료는 입시 관련 수요자들에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시각보다는 EBS를 깎아내리겠다는 의도로 불필요한 정보를 퍼뜨린 것에 불과하다"며 "상도덕에도 어긋나는 처사"라 강하게 비판했다.

<종로하늘의 주장 "EBS, 예전같지 않다">
종로하늘의 주장은 한마디로 "EBS, 예전같지 않다"다. EBS 수능강의를 이용하는 수험생 수가 6년새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고, 회원 수도 꾸준히 줄었다는 것이다.

종로하늘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EBS 수능강의 활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1일 평균 이용자 수가 6년새 6만6173명 줄었다고 4일 밝혔다. EBS 회원 수는 2011년 387만8142명에서 2012년 405만3552명, 2013년 431만5512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 219만6085명으로 대폭 줄었으며, 지난해 회원 수는 131만9256명으로 전년대비 3만6923명이 더 줄었다고도 밝혔다.

물론 종로하늘은 자료 상에 학령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2016년 교육기본통계' 자료를 들며, 고교생 수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9만2000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수능점수가 절대적인 정시비중의 감소도 원인으로 짚었다. 전체 대학 모집인원 중 수시비중이 70%를 넘어섰고, 정시비중이 축소되면서 대입에 수능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오종운 종로하늘 평가이사는 "앞으로도 고교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수시비중 확대 등으로 수능 영향력이 약화된다면, EBS 전체 회원 수와 1일평균 이용자 수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현장 반응 "EBS 이용감소, 당연">
현장은 종로하늘의 자료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사교육업체 A관계자는 "당연한 얘기로 굳이 언론홍보에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EBS뿐 아니라 모든 업체의 이용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종학원들이 올초 특히 재수생 확보에 힘겨웠던 것도 재종학원 경쟁력이 약화됐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EBS 이용자 수가 줄어든 건 당연한 얘기인데 굳이 EBS만을 근거로 삼은 점이 의아하다"고 전했다.

B관계자는 "종로하늘이 그간 언론홍보에 공을 들여온 건 업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다만 사교육업자도 교육관련 종사자라는 데서 소비자들에 알릴 정보는 '어떤 업체가 고전하고 있다'보다는 입시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본다. 소비자 입장에서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자료를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뿌려 홍보한 건, 대상이 된 업체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일 것"이라고 전했다.

C관계자는 "상도덕에 어긋난다"며 불편한 목소리를 전했다. "사교육판을 '아사리판'이라고도 한다. 공교육과 달리 사교육은 매출을 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가 과도한 플레이로 물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종로하늘의 이번 EBS 관련 보도자료는 교육정보를 알리겠다기보다는 남을 깎아내리고 자신이 올라서겠다는 이기적 발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 반응 "수능영향력 감소 아니다">
EBS는 종로하늘로 인한 보도에 대해 5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해를 촉구했다. EBS는 우선 "수능 서비스 회원 수 및 이용자 감소를 수능 영향력 감소의 결과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정시축소의 흐름이긴 하지만 수능 영향력은 정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수시에도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써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EBS는 "학령인구도 감소하고 있지만, 이보다도 법에 의해 2014년부터 3년 이상 사이트 미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삭제해야 함에 따라 대상자를 구분해 탈퇴 처리해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탈퇴처리에 의해 EBS의 누적회원 수는 2013년 433만1370명에서 2014년 199만 311명으로 크게 줄었다. 265만6443명이나 탈퇴처리된 것이다. EBS 수능 강의 이용자수와 EBS 회원 수의 감소는 학령인구 감소와 미사용자의 개인정보 삭제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인 셈이다.

EBS는 오히려 높은 학생만족도를 근거로, EBS의 건재함을 주장했다. "매년 시행하고 있는 EBS 수능강의 성과분석, 외부기관을 통한 만족도 조사 등에 따르면,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의 96.5%가 여전히 EBS 수능강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능 강의와 교재에 93.5%, 90.3%의 학생이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EBS는 수시확대 추세에 발맞춰 관련 서비를 강화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EBS는 수시전형의 증가에 따라 내신 및 수시전형을 위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으며, 2018학년에는 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다양해지는 학교 시험 유형을 대비할 수 있도록 서술형 특강, 학력평가 문제 활용 특강, 수행평가 대비 특강을 준비하고 있으며, 영어의 경우 교과서 별로 개념 공부 및 학교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과서별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고1,2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필요한 초보자용 기초글쓰기' '고1,2를 위한 전형별 입시가이드'와 같이 수시 대비 기초 콘텐츠도 대폭 강화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EBS 관계자는 또 "기존의 수능강의 또한 학습자를 위해서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교육비 절감 및 지역별 계층별 교육격차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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