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22.1% 차지.. ‘2028대입개편 정시40% 조정해야’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전국 의대 정시 등록자 가운데 사교육 밀집 지역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출신 비중이 2022학년 기준 2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의 고교생 수는 전국의 3.2%에 불과한데 의대 정시에 등록한 인원은 이보다 7배 이상 많아 상당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대 또한 마찬가지다. 2022학년 서울대 정시 등록자 중 강남3구 출신은 22.1%로 의대와 비슷한 규모다. 강득구(더불어민주)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히 의대의 경우 정시로 입학한 신입생 중 강남3구 출신이 최근 4년(2019~2022)간 매년 증가해온 것으로 확인돼 지역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안겼다.

문제는 정시 합격자의 상당수가 고가의 사교육을 바탕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N수생이라는 점이다. 사교육의 영향이 짙은 강남3구 출신의 등록자 비중이 높은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3월 강 의원이 발표한 ‘2020~2023학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에서 최초 합격한 인원 중 N수생은 77.4%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N수생의 비율은 42.6%로 가장 많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인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정시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달 강 의원이 발표한 ‘2020∼2023학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신입생 선발 결과’에 따르면 SKY 정시 합격자의 N수생 비율은 61.2%로 과반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의 영향과 재수 이상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우월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시 전형이 수도권 쏠림과 N수생 확대 등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2028대입개편’에서 정시40%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은 “정시 전형이 수도권과의 지역격차를 가속화하는 것을 넘어 사교육 특구로의 쏠림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긴급하게 점검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입시 체제가 지역 위기를 구조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단하고, 정부는 교육격차 해결을 위해 과감하고 확실한 방안을 2028대입개편에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와 전국 의대 정시 등록자 5명 중 1명 이상은 사교육 밀집 지역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득구 의원실 제공
서울대와 전국 의대 정시 등록자 5명 중 1명 이상은 사교육 밀집 지역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득구 의원실 제공

 

<서울대/의대 정시 등록자 수도권 출신 ‘증가’.. 서울대 ‘78.4%’>
강 의원과 사걱세가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신입생 중 수도권 출신은 최근 4년간(2019~2022년) 평균 6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할 점은 수도권 출신의 비율 상승세다. 서울대의 경우 수도권 출신은 2019학년 61.8%부터 2022학년 64.6%까지 매년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전국 의대 역시 4년간 평균 45.8%가 수도권 출신으로, 2019학년 44.2%에서 2022학년 46.3%로 매년 상승했다. 

수시와 비교하면 정시 전형의 수도권 쏠림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대의 경우 최근 4년간 수시에서 수도권 출신 비율이 58%에서 59.5% 사이에 그쳤으나 정시에서는 2022학년 기준 78.4%까지 치솟았다. 10명 중 8명이 수도권 출신인 것이다. 수시와 정시 간의 격차는 의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수시에서 36.1%에서 38% 사이였던 수도권 출신 비율이 정시에서는 2022학년 기준 60.3%까지 상승했다.

수도권 출신 비율의 상승세 역시 정시에서 두드러졌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에서 수도권 출신 비율은 59% 전후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정시의 경우 2020학년 전년 대비 4% 상승했고, 2021학년 또다시 3%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78%까지 증가했다. 전국 의대의 경우에도 수시에서는 2019학년의 36%대에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정시에서는 2020학년 전년 대비 4% 증가, 2021학년 2%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60%에 다다랐다.

<‘사교육 특구’ 강남 서초 송파 출신 의대 정시 등록자 ‘5명 중 1명’>
심지어 서울대와 전국 의대의 정시 등록자 5명 중 1명 이상은 ‘강남3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학년부터 2022학년 정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 중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출신 인원은 매년 20%를 웃도는 규모다. 2019학년 20.6%, 2020학년 23.1%, 2021학년 22.7%, 2022학년 22.1%다. 전국 의대에 정시로 입학한 학생 중 강남3구 출신은 2019학년 20.8%, 2020학년 21.7%, 2021학년 22.3%, 2022학년 22.7%로 매년 증가하기까지 했다. 

지역별 인구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5명 중 1명’이라는 수치는 쏠림 현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전국 고등학생 126만2348명 중 강남구 인원은 1만7305명(1.4%), 서초구는 9337명(0.7%), 송파구는 1만3668명(1.1%)에 불과하다. 강남3구를 모두 합해도 전체 인원은 4만310명(3.2%)으로 100명 중 3명에 그친다.

정시와 달리 수시는 강남3구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서울대 신입생 중 강남3구 출신의 비율은 2019학년 8.3%, 2020학년 7.1%, 2021학년 7.4%, 2022학년 7.2%로 10%에 채 미치지 않았다. 의대 신입생 중 강남3구 출신 비율 역시 2019학년 8.5%, 2020학년 9.2%, 2021학년 8%, 2022학년 7.3%에 그쳤다. 수시에 비해 정시에서 3배에 가까운 등록률을 보인 셈이다. 

<‘수도권 쏠림, N수생 확대’ 정시 부작용 심화.. 40% 비율 조정해야>
정시는 ‘조국 사태’ 이후 수시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2020학년부터 서울 16개 대학을 중심으로 40%까지 비율이 확대됐다. 다만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에서 최초 합격한 인원 중 N수생이 77.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안겼다. 고3 학생의 비중은 21.3%에 불과하다. 수능 점수로 선발하는 정시가 ‘N수생을 위한 전형’이라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정부가 정시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이상 의대 정시에서 N수생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진학을 위해 최상위권 고교 졸업생의 N수 도전은 물론 이공계 대학 재학생의 중도이탈 확대까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의대 정시가 심각한 지역격차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강 의원과 현직 교사로 구성된 정책연구단체 ‘교육LAB 공공장(이하 공공장)’이 지난 3월 발표한 ‘2020~2023학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해 합격자는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최근 4년간 서울 소재 고교 출신 합격 비율은 평균 36.7%로 가장 높다. 2위인 경기 19.1%, 3위인 대구 8.1%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규모다. 올해 기준 전국 대비 서울의 고3 학생 비율이 16.7%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도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사교육의 영향과 재수 이상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우월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최근 4년간 의대 정시 합격생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N수생의 비율은 42.6%로 가장 많은 반면, 지방 고3 학생의 비율은 6.7%에 불과하다. 2023학년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의무적으로 확대되면서 지방권 고3 학생의 의대 정시 문호가 트이긴 했으나, 여전히 9.2%로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 의원은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이 과연 공정한지, 정시40% 비율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한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 지역 간 격차, 부모의 경제력에 의한 격차를 방치하면서 정부가 어떻게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한 공공장의 윤종호 순심고 교사 역시 “지방 학생은 정시로 의대에 진학하는 경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 서울 학부모는 고가의 사교육에 투자해 수능 성적을 올리지만, 지방 일반고 학생은 아무런 방법이 없다. 이게 공정한 선발인지 의문이다. 지방 학생을 배려하는 새로운 정시를 만들어야 지방 일반고 학생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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