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진 DGIST 기초학부 (용인고 2014 수시 미래브레인 일반전형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안성진(21)군은 수학 30점대의 수포자출신으로 DGIST총장 장학생을 따낸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다. 안군은 고1 첫 내신에서 수학 33.5점일 만큼 수학에 흥미가 없었다. 자칫 ‘수포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었지만 포기 않는 노력이 꾸준했다. DGIST 1기로 입학한 안군은 한 학년을 마치고 올 봄 DGIST 총장장학생(DPF)으로 선발됐다. 안군의 인생엔 귀한 열매를 맺을 ‘꽃비’가 내리고 있는 셈이다.

<수학공부, 개념관리로 꾸준히>
안성진군의 고교 내신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고1 성적은 거의 ‘바닥’이라 할만하다. 수학성적이 100점 만점에 33.5점이었으니, 상위권 대학 진학은 당시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컴퓨터게임에 몰두하느라 아예 공부는 하지 않았다”는 안군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꿈을 세웠다. “꿈이 두 개였다. 로봇공학자가 하나, 또 하나는 수학교사였다.”

안군이 수학교사를 꿈꾸게 된 건 스스로 수학성적을 올리면서 거둔 미래라 하겠다. “중3 때까지는 수학성적이 괜찮은 편이었다. 다시 공부를 하려 했을 때 기본사고능력은 남아있었던 듯하다. 흔히 말하는 특별한 방법은 사실 없다. 주위에서 조언을 받으며 묵묵히 공부했을 뿐이다. 다만 수학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좋은 공부법은 오답관리였던 것 같다. 교과서를 보고 이해한 내용을 정말 이해한 건지는 문제를 풀어보며 확인해야 한다. 오답을 냈거나 헤매며 풀어낸 문제는 반드시 개념을 거슬러 찾아가 확인하는 데 노력했다. 오답노트는 만들지 않았다. 그저 단지 한 번 더 풀어본다는 느낌으로, 관련 개념을 다시 확인한다는 자세로 오답을 관리했다. 하루 수학공부시간은 오롯이 혼자 자습하는 시간으로 4~5시간을 꾸준히 확보했다.” 부산소재 일반고 출신인 안군의 최종 학생부 내신은 평균 1.9~2.0 수준. 수능은 국수영 122, 화Ⅰ 1, 생Ⅱ 3등급이었다.

 

▲ 안성진 학생/사진=최병준 기자 ept160@veritas-a.com

<자소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안군은 DGIST와 부산대 수학교육과에 모두 지원, 합격했다. 로봇공학자와 수학교사의 꿈 중 로봇공학자를 선택은 안군은 DGIST에 들어와서 사실 흔들리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고 여겨 선택한 DGIST에서의 1년간 생활은 안군의 미래를 로봇공학자에 국한하지 않고 더 많은 가능성으로 열어 젖혔기 때문이다. “고3 1학기에 DGIST 입학설명회 참가 이후 DGIST의 파격 장학혜택과 학습환경이 동경의 대상으로 섰다. 내 성적으로 가능할까 걱정도 됐지만, 공부하다 보니 가능성도 보여 지원했다.”

입시에서 관건은 자기소개서였다. 안군은 “다른 대학은 공통질문이 정해져 있었지만, DGIST는 예시주제만 주고 2000자를 한번에 쓰라 하는 차이가 있었다. 차별화된 내용을 쓸 수 있어 좋았지만, 힘든 측면도 있었다”며 “중요한 건 최대한 솔직하게 쓰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자소서를 쓴다는 것은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내신성적이 수치만으로 보면(비록 상승세가 뚜렷했지만)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DGIST는 학교에서 잘 배울 학생을 원하는 것이리라 여겼다. 실제로 내가 그런 능력이 있나 생각해봤다. 최대한 솔직하게 썼다. 중3에서 고1로 올라갈 무렵 게임중독 증세 때문에 고1 수학성적이 특히 낮았다. 전교 470명 가량에서 400등을 찍었다. 낙담도 했지만 꾸준히 노력해 성적상승을 뚜렷하게 그렸다. 고교 3년간의 내신성적을 끌어올린 것처럼 대학 가서도 점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점을 두고 썼다.”

안군은 입학 당시엔 ‘그냥 입학’했지만, 1년을 지낸 후 올 봄 총장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자소서에 쓴 대로 안군의 인생이 펼쳐지고 있는 셈. “융복합교육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얇은 전자교재 한 권에 대학서적이 모두 들어가 있어 학습에 매우 편리하다. 교수님들께서도 학부전담으로 학습과 생활 측면에서 매우 큰 도움을 주신다. 공식적인 연구를 잠시 멈추고 학부생에 올인한다는 게 굉장히 파격적이라는 걸 들어와서 알았다.”

‘사람을 구하는 로봇공학자’를 꿈꾸던 DGIST 자소서 내용은 1년 생활 후 살짝 바뀌었다. “사람을 구하는 로봇공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여기 와서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아 또 다른 가능성을 열고 있다. 4년간의 하이라이트인 융복합 연구프로그램에도 참여, 본질적인 물음들을 찾아가는 연구원도 재미있을 것 같고, 프로그래밍으로 창업도 생각한다. 학교에 ‘기술창업교육센터’가 있는데 모의창업 프로그램을 시작, 참여한다. 지난 학기에 제공되는 모든 과목(25학점)을 거의 다 듣고 기진맥진해 있지만, 더 많은 걸 알게 된 것 같다.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많은 걸 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이유를 알고 공부하라>
후배들에겐 “이유를 알고 공부하라”고 전한다. “최선을 다해보라 하고 싶지만, 사실 나도 최선을 다해본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최선의 꿈을 높이 세워두고 반드시 간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후배들께 드리고 싶은 얘기는 어떤 일을 하든지 이유를 알고 하라는 것이다. 수험생활뿐 아니라 대학입학 후에도 굉장히 중요한 얘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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