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DGIST는 2014학년 1기 학부생을 맞이한 신생 이공계대학이다. 한 학년 200명에 불과, 그나마 2015학년에서야 200명을 채워 선발했을 만큼 작은 규모의 대학이지만, 작은 신생 학교의 핸디캡을 강점으로 바꾸었다. 무엇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살핀 제대로 된 융복합교육이 실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학구조조정의 시대’에 학부를 설립한 DGIST는 태생적으로 ‘차별화’의 숙제를 안고 있었지만 차별화의 숙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면서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공계특성화 대학의 탄생을 이끌었다. 융복합의 중요성은 누구나 얘기하기지만 학문간 견고한 장벽으로 인해 현실화가 불가능에 가까운 시점에서,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 DGIST는 교육과정 설계는 물론 건축 설계까지 융복합을 현실화했다. 미래부의 전폭지원으로 수시6회 제한에 들지 않으면서 전교생의 국비장학생으로 등록금과 기성회비가 면제되는 DGIST는 국내최초의 무학과 단일학부, 국내최초의 학부전담교수제, 세계최초의 학부생 전용 전자책 개발까지 ‘제대로 된 융복합’ 교육을 향한 디딤돌을 놓았다. 신성 DGIST의 미래가 유독 반짝이는 배경이다.

▲ 미래부의 전폭지원으로 2014학년부터 학부생을 선발하기 시작한 DGIST는 모든 걸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 제대로 된 융복합교육의 현실화를 국내최초로 실현한 학교다./사진=DGIST 제공

<국내최초 넘어 세계최초.. 혁신에 혁신>
2004년 연구중심의 대구과학기술원으로 출발한 DGIST의 학부개설은 파격에 파격을 더한다. 구호로 존재하거나 마음은 있지만 시도되긴 어려웠던 융복합 교육에 관한 모든 처음이 DGIST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DGIST는 2014학년 1기 모집을 목표로 2011년 학부개설을 준비했다. 학부과정에서의 교육은 DGIST 대학원과의 교육과 달라야 했고 무엇보다 석박사 과정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대학구조조정의 시대에 학부를 개설하는 입장에서 이미 학사과정을 운영중인 타 이공계대학과의 차별화도 불가피했다.

DGIST는 학부교육의 중심을 기초과학과 기초공학에 두고, 탄탄한 기초과학 기반 위에 인문/사회/예술교육이 가미된 융합교육으로 지식창조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했다. 실행방법은 국내최초 무학과 단일학부와 학부교육 전담교수제의 도입, 전자교재 개발이었다. 모든 걸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DGIST였기에 가능했던 측면이다.

국내대학 최초로 도입한 ‘무학과 단일학부’는 기초학부에 별도의 전공을 두지 않고 기초과학과 기초공학에 집중하되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 분야의 소양도 함께 쌓음으로써 융복합 연구 수행능력을 배양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국내대학들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기존의 틀을 깨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DGIST는 이제 막 학부과정을 신설한다는 점을 활용, 과감히 혁신을 감행했다.

학부과정 학생들은 전공구분 없이 입학해 3년간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한편, 비교역사학 철학 음악 미술 체육 등 인문소양교육과 더불어 창의적 리더십교육 및 충만한 기업가정신교육을 받음으로써 학문간 융복합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게 된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취약한 감성과 정서의 함양을 위해 학생들이 악기를 한 가지씩 필수로 익히도록 했으며, 태권도 수업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도모했다.

4학년에 되면 각자 진로를 택해 트랙별 집중 심화교육을 받게 된다. 졸업생은 ‘융복합전공’의 학위를 받는데, 특정한 전공학위가 필요한 경우 대학원에 개설된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공학 로봇공학 에너지시스템공학 뇌과학 뉴바이올로지 등 6개 전공과 수학 물리 화학 생물 공학 전공으로도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DGIST가 준비한 또 하나의 특별한 시스템인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역시 국내최초로 시도된 혁신 시스템이다. 일반 대학의 교수들이 학부생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DGIST의 학부전담 교수들은 학부생 교육에만 전념케 함으로써 교육의 내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진로 및 생활 전반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토록 했다. 대학평가와 그에 따른 예산편성의 기준이 교수들의 성과라는 데서 교수들이 학생교육에만 전념하다 보면 대학 입장에선 피해를 볼 수도 있었지만, 대학교육 제1의 가치를 ‘교육 내실화’에 둔 DGIST는 충분히 도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제도라 여겼다. 현재 102명의 교수 가운데 23명의 교수가 학부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학부전담교수 1명이 학생 10명을 전담한다.

DGIST의 특별한 학부교육은 학부교육 전담교수들이 자체 제작한 학부생 전용 맞춤 ‘e-book 교재’에서 한층 빛을 발했다. 보통 개교 1년 전부터 교수를 선발하는 전례를 깨고 개교 2년 전인 2012년 9명의 교수를 선발, 선행연구에 들어갔고 2년 만에 융복합적 철학을 바탕으로 전무후무한 교재를 만들어냈다. ‘세계최초’의 학부생을 위한 100% 전자책 형태의 맞춤교재가 탄생한 것이다. 기존의 교육과정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신개념 교육과정을 ‘Crossover, Interactivity, Ubiquity, Easy update, 3D-animation’의 특성과 융합시켰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단백질 구조와 같은 복잡한 내용을 3D 동영상으로 실감나게 구현, 과학을 시각화하고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식이다. 학생과 교수의 상호작용에 용이하고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만큼 급변하는 과학기술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데서도 매우 획기적 시도다.

<DGIST를 빛낼 세계적 인재 초빙>
DGIST의 미래를 만드는 주역은 학생들이지만, 이 학생들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시키는 건 교수들의 몫이다. 대학에서 교수의 수준은 곧 대학 수준을 말해준다. DGIST는 신생 대학이지만, 교수들의 면면이 대단하다. 세계적 석학을 비롯, 국내외 최고 수준의 교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 DGIST의 노력 덕이다. 세계적 수준의 탁월한 교육 및 연구, 기여봉사를 통해 국가와 DGIST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량을 갖춘 교원과 연구원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최고 직위인 ‘DGIST Fellow’ 1호 교수로는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손상혁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를 2012년 영입했다. 이어 같은 해 국가과학자 남홍길 교수와 표준과학연구원 문대원 교수가 DGIST Fellow로 합류한다. 개교 2년 전부터 이룬 성과다. 이전인 2011년엔 미래에너지 권위자이자 2007년 노벨상 수상자인 존 번(John Byrne) 미국 델라웨어대 교수를 석좌교수로 영입한 바 있다.

DGIST는 손상혁 교수를 영입한 후에도 CPS 분야의 세계적 석학을 추가로 초빙,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를 도모하고 있다. 2012년 스탄코빅(John A. Stankovic) 버지니아대 석좌교수, 이인섭 펜실베니아대 석좌교수, 라지쿠마(Raj Rajkumar) 카네기멜론대 석좌교수, 신강근 미시건대 석좌교수 등 4명을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해외 석학교수로 초빙했다. 이들은 대학원에서 단기 집중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했으며, 전공 홈페이지에 강의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2014년엔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Kurt Wuthrich) 스위스 연방공과대학(ETH) 교수를 뉴바이올로지전공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DGIST는 석학들의 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2013년 교원 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별초빙의 경우 4단계에서 2단계로, 공개채용의 경우 5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함으로써 교원초빙 소요기간을 기존의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 유연함이 돋보인다. DGIST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적 석학을 포함한 우수 전임교원을 추가 초빙할 계획이며, 해외 우수 교원 초빙을 위해 미국 CES 및 영국 EKC 등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 밝혔다.

<DGIST 융합교육의 꽃 ‘UGRP’>
DGIST 융합교육은 UGRP(Undergra
-duate Group Research Program, 학부공동연구 프로그램)를 통해 실현된다. 기초학부생이 같은 주제에 관심 있는 4인 내외로 그룹을 형성, 각 분야 전문가 및 기초학부 교수, 대학원 교수, 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자기완결적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자기완결적’이라는 것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아이디어에 의거,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 집행해 일정한 성과를 가지고 평가에 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명문대와 어깨 나란히>
DGIST의 교육은 세계로 뻗어있다. DGLP(DGIST Global Leadership Program)를 통해 1학년들은 여름학기에 해외 명문대학 정규수업을 수강하고, 2~4학년은 해외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의 기관에서 연구 교육 인턴 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FGLP(Freshmen Global Leadership Program)를 통해선 1학년 또는 2학년 학생들에게 UC버클리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등의 명문대학에서 수강할 기회도 준다. 1학년 전원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학업계획 어학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대상을 선정한다. 개인사정으로 2학년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항공료와 개인경비는 개인부담하지만, 수강료와 기숙사비 식비 등 1인당 650만원 가량은 DGIST가 지원한다. 저소득층에는 항공료를 학교가 지원한다.

<전교생 국비장학생>
미래창조과학기술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인 만큼 DGIST의 모든 입학생은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다. 일체의 등록금이나 기성회비를 받지 않는다. 입학생은 전원 2인1실 기숙사에 입주하며, 생활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 받는다. 약간의 기숙사비는 필요하다. 박사과정 진학시에는 전문요원으로 편입이 가능, 병역특례 해택도 부여된다. 총장장학생인 DPF(DGIST Presidential Fellowship)에 선발된 학생들은 특별장학금과 자기주도형 연구프로그램을 위한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되며 세계 석학들로부터 멘토링을 받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해외연수 및 인턴십 지원 우선권 부여의 혜택도 마련,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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