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349건 최다.. 사탐 115건 국어 71건 수학 56건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17일 치러진 2023수능 개별 문제/답안 이의신청 접수마감 결과, 600건이 넘는 이의신청 글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6시 접수마감 결과 이의신청은 총 663건으로 영어가 349건으로 가장 많고, 사회탐구 115건, 국어 71건, 수학 56건, 과학탐구 43건, 한국사 15건 순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한문은 11건, 직업탐구는 3건이 접수됐다. 다만 일부 게시물은 중복된 내용 혹은 이의신청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실제 이의신청 검토 대상은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불수능’ 논란과 함께 총 1014건의 이의신청 글이 접수됐으나, ‘이상 없음’으로 최종 결론 나기도 했다. 올해는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는 이의신청은 다소 적은 편이지만, ‘듣기평가 음질 불량’ ‘사설 모의고사와 동일 지문 출제’ 등의 문제로 영어에 이의신청이 집중됐다.

<영어 23번 135건 ‘최다’.. ‘사설 모의고사와 지문 동일’>
개별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 중 영어 23번에 대한 이의가 127건으로 가장 많다. 21일 영어 23번의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이 배포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흡사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막판 이의신청 접수가 급증했다.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 올라온 일부 수험생의 지적에 따르면, 23번은 지문이 미국의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의 저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일부 단어와 문장기호 조사 등을 제외하고 사설 입시학원 1타 강사 A씨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동일하다.

평가원은 “사설 모의고사는 지문 중 단어의 뜻을 확인하는 문제, 수능은 지문의 주제를 찾는 문제로 문제 유형이 다르다” “출제위원들이 시중 문제집을 확인하긴 하지만 강사가 개별적으로 강의하는 것까지 다 파악할 수 없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선 그었다. 다만 지문의 독해와 이해에 있어 해당 모의고사를 푼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수능 영어 23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수능 영어 23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다음으로 이의신청이 많이 제기된 개별 문항은 수학 12번이다. 총 45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신청자들은 “문제 조건으로 제시된 n이 임의의 자연수인지, 특정 자연수인지 알 수 없다”며 “문제의 발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시험에 유불리가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조건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를 이해하는 혼란스러웠다는 지적이다.

2023수능 수학 12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수능 수학 12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사탐의 동아시아사 10번도 이의신청이 쇄도했다. 1번 선지의 ‘송과 대립하였다’라는 문장에서 ‘송’이 구체적으로 누가 세운 송을 지칭하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수험생은 “선지 1,3번을 복수로 인정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많은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3수능 동아시아사 10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수능 동아시아사 10번 문항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오류 인정 ‘6년 전’ 2017수능 마지막>
평가원은 22일부터 29일까지 2023학년 수능 이의신청 심사를 거쳐 29일 오후5시에 최종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가장 최근에 수능 문제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건 6년 전 2017학년 수능이다. 2017학년 수능에서는 2014학년과 2015학년 연속된 출제오류 이래 2년 만에 2건의 출제오류가 확정된 바 있다. 평가원이 발표한 이의신청 심사결과에 따르면 물리Ⅱ 9번 ‘정답 없음’, 한국사 14번 ‘복수 정답’으로 처리됐다. 한국사 14번은 기존 정답이던 1번 외에 5번을 선택한 경우도 정답으로 인정됐고, 물리Ⅱ 9번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전원 정답 처리됐다.

수능에서 처음 출제오류가 발생한 건 2004학년이다. 평가원은 2004학년 수능에서 국어 17번의 출제오류를 인정했다. 2008학년에는 물리Ⅱ 11번, 2010학년에는 지구과학Ⅰ 19번에서 복수 정답 처리가 된 선례를 남겼다. 2014학년 세계지리 8번에서는 법정공방 1년 만에 정답이 바뀐 초유의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평가원은 세계지리 관련 이의신청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1년 후인 2014년 서울고등법원은 문제오류를 인정했다. 2015학년에는 외국어와 생명과학Ⅱ의 2개 문항에서 출제오류를 인정했다.

지난해(2022학년)에는 생명과학Ⅱ에, 2021학년에는 국어 37번과 물리Ⅱ 18번에 이의신청이 집중됐으나 평가원은 ‘이상 없음’으로 정답을 확정 지었다. 다만 2022학년의 경우 수험생들의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정에서 결국 출제오류가 인정돼 전원 정답 처리됐다. 2020학년에선 이의신청이 341건이었으나 이상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불수능’ 논란이 있던 2019학년에 난도가 높고 생소한 유형에 대한 질문과 항의가 많았다. 총 991건 중 407건은 생활과윤리 3번에 대한 이의신청이었지만, 평가원은 문제와 정답에 이상이 없다고 판정했다. 국어에서도 과학과 철학 관련 내용이 출제돼 고난도 문제로 꼽힌 31번에 대한 이의신청이 집중됐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토됐다. 2018학년에도 오류 없음으로 판정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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