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배려 잣대의 착한 대학'..서울 15개 대학 7.62% 선발

[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최근 3년간 서울시내 상위 15개 대학이 선발한 사회적 약자는 얼마나 될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기회균형선발 비율’을 종합하면 3년간 15만7478명의 입학자 중 7.62%인 1만1993명이 정원내/외 고른기회전형 입학자였다.

2013년10월 교육부가 확정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고른기회전형의 활성화를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할 것을 발표하면서 선발비율은 2013학년 7.49%, 2014학년 7.53%, 2015학년 7.83%로 매년 상승해왔다. 특히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의 확대를 대학에 주문하면서 2014학년 0.73%(정원내 고른기회 383명/입학자 5만2358명) 수준이던 정원내 고른기회전형 선발비율은 2015학년 1.54%(812명/5만2738명)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문제는 수험생들이 체감하기에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이다. 정원외에서만 7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온데다 대학에 따라 정시나 수시에서만 선발하는가 하면 정시와 수시에서 분할해 선발하는 등 선발시기가 달라왔다.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의 경우 선발인원이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학교에 따라 지원자격이 천차만별이다. 기존처럼 정원내 사회공헌자만 선발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정원외인 농어촌학생, 특성화고출신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을 일정한 기준 없이 학교에 따라 지원자격을 어느 정도 추가하는지가 달랐기 때문이다. 일반학생들의 전형이 간소화로 단출해지는 반면 고른기회전형은 정원 내/외를 넘나들며 복잡해진 셈이다.

최근 3년간 정원내/외 모든 고른기회전형에서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10.59%(고른기회 612명/입학자 5777명)의 서울시립대였다. 저소득층, 특성화고출신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농어촌전형 등 입학정원의 11%로 선발비율을 제한하는 정원외 고른기회전형의 선발비율이 가장 큰 학교는 9.46%(4개전형 1485명/입학자 1만5701명)의 중앙대였으며, 선발비율 제한이 없는 북한이탈주민과 특수교육대상자 선발비율이 가장 큰 학교는 0.70%(2개전형 92명/입학자 1만3143명)의 고려대였다.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에서는 서울시립대가 5.14%(정원내 297명/입학자 5777명)로 선발비율이 가장 높았다.

<고른기회전형의 지형>
대입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고른기회전형’으로 존재한다. 경제적, 신체적, 지역적 차이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함이다. 고등교육법은 정원내에서 경쟁해야 하는 학생들의 합격기회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배려가 가능하도록 고른기회전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알리미에서는 ‘기회균형선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고른기회전형은 크게 정원내와 정원외로 나눌 수 있다. 유형이 많은 쪽은 정원외 고른기회전형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을 위한 경제적배려대상자전형 ▲각 대학이 운영하는 모집단위와 관련한 전문계 교과를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는 특성화고출신자전형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학생 가운데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중인 학생들을 선발하는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 ▲도시지역과 교육격차가 큰 농어촌학생이 대상인 농어촌학생전형 ▲북한이탈주민(새터민) ▲장애인과 같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대상자 ▲대청해전, 연평해전 등 북한 경비정 도발과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서해5도 일대 중/고교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서해5도 특별전형 등 7가지에 이른다.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은 사회공헌자전형이 있다. 독립유공자 손자녀 및 자녀이거나 국가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고엽제후유의증환자, 6.18 자유상이자, 5.18 민주화유공자 등이 대상이다. 2013년 10월 확정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의 확대를 권장하면서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에 사회공헌자는 물론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농어촌학생 등의 지원자격을 추가함과 동시에 선발인원도 확대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3년 동안 15개 상위권 대학의 고른기회전형 선발 비율은 7.62%로 나타났다. 전체 15만7478명 입학자 가운데 1만1993명이 정원내/외 고른기회 입학전형으로 입학했다.

선발비율은 매년 증가세다. 2013학년 7.49%(고른기회 3923명/입학자 5만2382명), 2014학년 7.53%(3942명/5만2358명), 2015학년 7.83%(4128/52738) 순이었다.

증가의 이유로는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의 확대가 꼽힌다. 3년간 1544명이 선발된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은 2013학년 349명, 2014학년 383명, 2014학년 812명 등으로 매년 선발인원이 늘었으며 2015학년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3년10월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한 때문이다. 특성화고졸재직자도 2013학년 343명, 2014학년 403명, 2015학년 64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였다.

반면 특성화고출신자는 법령개정과 더불어 선발인원이 크게 줄었다. 2013학년 562명, 2014학년 535명, 2015학년 379명 등이다. 2014학년까지 정원내 모집인원의 3% 수준까지 선발이 가능했지만 2015학년부터 1.5% 수준으로 줄이도록 한 때문이다. 농어촌전형도 2013학년 1591명, 2014학년 1534명, 2015학년 1311명 등으로 감소세였다.

<종합순위.. 서울시립대 최다>
고른기회전형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나타낸다는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다. 대학별로는 서울시립대가 3년간 고른기회전형 선발비율이 10.59%(고른기회 612명/입학자 5777명)로 가장 높았으며, 한양대 10.48%(1084명/1만345명), 중앙대 10.46%(1642명/1만5701명)를 기록해 3개교가 10%가 넘는 입학자가 정원내/외 고른기회전형 입학자였다.

10%미만인 학교 중에서는 건국대가 8.81%(900/1만214)로 비율이 가장 높다. 이어 경희대 8.28%(1382/1만6683), 홍익대 8.13%(668/8221), 동국대 7.95%(727/9143), 숙명여대 7.33%(528/7205), 서강대 6.96%(379/5449), 연세대 6.90%(808/1만1717), 한국외대 6.36%(716/1만1255), 고려대 5.94%(781/1만3143), 이화여대 5.92%(591/9982), 성균관대 5.33%(668/1만2534), 서울대 5.02%(507/1만109) 순이었다.

<저소득층, 특성화고, 농어촌전형.. 중앙대 1위>
전체적인 비율도 의미가 있지만 고등교육법시행령에서 전형유형에 따라 정원외 선발이라 할지라도 제한을 두는 전형이 있어 제한을 두는 전형과 제한을 두지 않는 전형으로 구분해 살펴야 한다.

정원외 모집인원 제한을 두는 전형은 경제적배려대상자(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특성화고졸업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농어촌학생 등 4개 전형이며, 입학정원의 11%까지 선발할 수 있다. 11% 제한내에서 농어촌전형이 4%, 특성화고졸업자가 1.5%의 제한을 둔다. 농어촌전형과 특성화고졸업자, 특성화고졸재직자 3개 전형을 합해서는 5.5%의 정원제한을 설정한다.

3년간 경제적배려대상자, 특성화고졸업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농어촌학생 등 4개 전형에서 선발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9.46%(4개전형 1485명/입학자 1만5701명)의 중앙대였다. 중앙대가 법령이 허용하고 있는 범위에서 최대규모로 경제적배려대상자, 특성화고졸업자, 특성화고졸재직자, 농어촌학생을 선발해왔다는 뜻이다. 이어 한양대가 8.30%(859명/1만345명), 홍익대 7.33%(603/8221), 건국대 7.15%(730/1만214), 동국대 6.55%(599/9143), 경희대 6.24%(1041/1만6683), 숙명여대 5.95%(429/7205), 서강대 5.62%(306/5449), 연세대 5.55%(650/1만1717), 한국외대 5.46%(615/1만1255), 서울시립대 5.24%(303/5777), 성균관대 5.19%(651/1만2534), 이화여대 4.99%(498/9982), 고려대 4.83%(635/1만3143), 서울대 4.83%(488/1만109) 순이다.

상위에 랭크된 학교들이 재직자전형을 운영해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대는 특성화고졸재직자 선발인원이 3년간 5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양대 316명, 홍익대 131명, 건국대 151명, 경희대 97명, 동국대 90명 순이다. 고려대는 2013학년부터 생명과학, 공과대학, 정보통신대학에서 총 30명을 모집하지만 2013학년 2명, 2014학년 3명, 2015학년 4명을 선발하는데 그쳤다.

<북한이탈주민과 특수교육대상자.. 고려대 1위>
정원외 모집인원 제한이 없는 전형은 북한이탈주민(새터민)전형, 장애인(특수교육대상자)이 꼽힌다. 고려대가 0.70%(새터민과 장애인 92명/1만3143명)로 선발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서강대 0.66%(36/5449), 건국대 0.51%(52/1만214), 동국대 0.46%(42/9143), 숙명여대 0.44%(32/7205), 한국외대 0.44%(49/1만1255), 한양대 0.43%(45/1만345), 연세대 0.41%(48/1만1717), 경희대 0.31%(52/1만6683), 홍익대 0.28%(23/8221), 서울대 0.19%(19/1만109), 이화여대 0.17%(17/9982), 중앙대 0.13%%21/1만5701), 성균관대 0.10%(13/1만2534) 순이다.

정원제한이 없는 만큼 많이 선발하거나 입학정원대비 많은 선발비율을 유지할 수록 ‘착한 대학’에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 입학처 관계자는 “특수교육대상자의 경우 대학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지를 고려해 선발해야 한다”며 “무조건 많이 선발해서 좋다는 뜻은 아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대 특수교육대상자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는 경우 오히려 학생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편의시설 수요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해5도 특별전형.. ‘유명무실’>
서울시내 상위 15개 대학 중 유일하게 정원외 서해5도 특별전형으로 선발한 대학은 중앙대. 2013학년 4명을 선발했다. 2014~2015학년은 선발하지 않았다.

대학입장에서는 유명무실한 전형이라는 설명이다. 수도권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대학가에서는 기존 농어촌학생으로 선발할 수 있어 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인해 서해5도 지역 거주민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정원외에서 입학정원의 1% 범위 내에서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됐지만 농어촌전형과 대상지역이 겹치기 때문에 농어촌전형으로 선발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원내 고른기회.. 서울시립대 1위>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은 고른기회전형 가운데 ‘착한 대학’을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민주화유공자 등 사회공헌자를 선발해오다 2013년 10월 교육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정원내 고른기회전형 활성화 권장에 따라 대학들이 정원을 늘리며 지원자격도 농어촌, 저소득층, 특성화고졸업자 등으로 지원자격을 확대해온 때문이다. 정원내 일반전형이나 특기자전형, 논술전형 등의 선발인원을 줄이고 정원내로 고른기회전형을 편성한다는 측면에서 대학의 책무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3년간 정원내 고른기회전형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5.14%(정원내 고른기회 297명/입학자 5777명)의 서울시립대다. 이어 한양대가 1.74%(180/1만345), 경희대 1.73%(289/1만6683), 건국대 1.16%(118/1만214), 연세대 0.94%(110/1만1717), 동국대 0.94%(86/9143), 숙명여대 0.93%(67/7205), 중앙대 0.84%(132/1만5701), 이화여대 0.76%(76/9982), 서강대 0.68%(37/5449), 홍익대 0.51%(42/8221), 한국외대 0.46%(52/1만1255), 고려대 0.41%(54/1만3143), 성균관대 0.03%(4/1만2534), 서울대 0.00%(0/1만10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