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4년간 12억 지원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서울외고가 이달1일부터 4년간 공영형 사립학교로 운영된다. 서울시 교육청은 "공영형 사립학교를 운영할 두 번째 학교로 서울외고를 선정했다"며 서울외고가 학교법인 체제를 개편하고 공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연간 3억씩(환경개선비 2억5000만원, 특색사업비 5000만원) 총12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구성 등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예정이나 수업시수나 교과목 등 전반적인 외고 운영체제는 유지된다. 서울외고의 법인인 청숙학원은 2010년대 초반까지 설립자, 아들 이사장 등에 걸친 '대물림 사학비리'가 적발된 후 오랜 시간 임원분쟁을 겪어왔다. 장기간 학교장을 선임하지 못하는 등 내부 분쟁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법인의 의사결정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이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영형 사립학교' 사업은 '사학의 공공성 강화'가 목표다. 학교법인 임원 정수의 일부를 교육청 추천 임원으로 선임해 의사결정 체제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공영형 사립학교 사업을 통해 서울외고는 3분의1 이상의 교육청 추천 이사와 교육청 추천 감사 1명을 선임해 이사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교육청 추천 감사의 회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법정부담금과 법인부담률도 공시해야 한다. 재정운영현황을 공개하고 학교의 예/결산 자율점검을 강화하는 등 재정 건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 교육청 시책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교육청 주관 교육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는 등 학교의 공적역할 확대를 위한 과제도 포함된다. 대신 교육청은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4년간 환경개선비 10억원, 특색사업비 2억원을 지원하고 교원 증원 1명의 한시적 증치를 허용한다. 요청시 법인 운영 자문자의 자문도 제공한다. 지정 후 2년 차에 중간평가를 실시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교육정책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서울외고가 공영형 사립학교 전환을 통해 '경쟁률 미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외고는 2018학년부터 최근 5년간 2020학년 1년을 제외하고 신입생 모집에서 모두 미달을 겪어왔다. 가장 최근인 2022학년에는 0.79대1(250명 모집/198명 지원)로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는 2번째로 경쟁률이 낮았다. 교육청의 재정적 지원으로 4년간 학교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지는 것은 긍적적 요소지만 외고 자체의 경쟁률이 하락할 만한 요소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문이과 통합수능에 이어 정시확대까지 전반적인 대입 환경이 인문계열 학생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입이 대입판도에 완벽하게 선제대응하는 종속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과고와 영재학교 등 이공계특성화고교의 경쟁률이 상승하고 국제고와 외고 등 인문계 특성화고교의 경쟁률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반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외고들은 충분히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결국 공립 지방 외고들이 약세를 보이는 대신 대원을 비롯한 강력한 수도권 외고들은 상대적으로 몰리면서 외고간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서울외고가 이달1일부터 4년간 공영형 사립학교로 운영된다. /사진=서울외고 제공
서울외고가 이달1일부터 4년간 '공영형 사립학교'로 운영된다. /사진=서울외고 제공

<서울외고는>
서울외고는 2022학년 대입에서 수시 5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냈다. 등록자가 집계되지 않은 2021학년의 서울대 합격실적은 6명이다. 마찬가지로 모두 수시로 최초 5명, 추합 1명이다. 2020학년에는 8명(수시7명+정시1명), 2018학년은 3명(수시)의 등록자 실적을 냈다. 서울대가 등록자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2019학년에는 고교취재 결과 정시최초 포함 4명의 합격실적을 냈다. 통상 대입에서 ‘등록’과 ‘합격’은 혼용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등록자 수는 합격자 중에서 실제 대학에 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뜻한다. 합격자 수는 수시와 정시에서의 최초합격/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을 총망라하는 개념으로 통상 등록자 수보다 다소 많게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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