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불리함 다소 해소'.. '쉬운 수능 속단 금물'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개학연기에 따라 11월19일에서 2주 연기된 12월3일 실시된다. 2021수능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한 전 영역/과목에 2015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다는 점에서 일정/출제범위 등에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국어는 화법과작문 언어(언어와매체) 독서 문학이 출제범위다. 논란이 많았던 수학(가)는 ‘기하’를 제외하고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반면 수학(나)는 2009교육과정의 미적분Ⅱ 단원인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을 다룬 수학Ⅱ가 포함됐다.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학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31일 공개했다. 

올해도 문항별 성취기준을 공개한다. 평가원은 지난해부터 학교 교육과정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처음으로 문항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EBS연계율은 전년과 동일하게 70% 수준을 유지한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두 차례 모의평가도 6월 9월 실시된다. 예정된 일정은 6월18일과 9월16일이다. 2018수능부터 도입된 영어 절대평가 역시 올해도 유지한다. 필수 응시영역인 한국사의 경우 응시하지 않을 경우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4월9일 온라인 개학에 영향을 받아 기존 11월19일에서 2주 연기된 12월3일 실시된다. 2021수능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한 전 영역/과목에 2015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다는 점에서 일정/출제범위 등에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4월9일 온라인 개학에 영향을 받아 기존 11월19일에서 2주 연기된 12월3일 실시된다. 2021수능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한 전 영역/과목에 2015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다는 점에서 일정/출제범위 등에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 2주 연기.. 11월19일에서 12월3일 '변경'>
고3 개학 시기가 내달 9일로 미뤄지면서 수능일정도 기존 11월19일에서 2주 연기된 12월3일로 연기됐다. 대입전형일정 변경안에 따르면 기존 공표된 일정보다 수시모집 기간 3일 내외, 정시/추가모집 기간 11일 내외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대교협과 각 대학에서 수시모집 일정과 정시모집 일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원서접수 기간은 9월3일부터 18일까지며, 이의신청의 구체적인 기간/절차는 7월20일 시행세부계획 공고 시 발표할 예정이다. 성적은 12월23일 통지할 계획이다.

개학이 진행되더라도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면서 고3 수험생들은 온라인 수업뿐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2주 미뤄지면서 재학생들이 겪을 불리함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공부에 대한 대비에 대해 "수시모집 지원자 중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는 경우는 일정한 수준은 준비를 해야하고, 정시모집 위주로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며 "재학생들은 한 달 이상 개학이 연기되면서 수능에서 재수새에 비해 상당히 불리했는데 수능이 2주 연기되면서 이러한 불리함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시 준비에 대해선 "아직 3학년 모의고사를 시행하지 않았지만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교과 성적/비교과 및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3학년1학기가 평소와 다르게 운영되면서 교과 성적 산출을 위한 중간/기말고사를 정상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워졌고, 학생부 비교과도 충실하게 기록하기 어렵다"며 "수시모집의 경우 2학년 때까지 학생부 기록이 80%를 차지해 이미 많은 부분이 결정돼 있는 셈이다. 2학년까지의 학생부 자료만 가지고 수시 지원 지원전략을 세워도 큰 문제는 없지만, 3학년1학기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개정교육과정 적용.. 출제범위 변화>
올해 2021수능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한 전 영역/과목에 2015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다. 평가원은 수능 이후 문항별 성취기준 등 교육과정 근거를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국어는 화법과작문 언어(언어와매체) 독서 문학이 출제범위다. 논란이 많았던 수학(가)는 ‘기하’를 제외하고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반면 수학(나)는 2009교육과정의 미적분Ⅱ 단원인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을 다룬 수학Ⅱ가 포함됐다.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한다. 

탐구는 계열별로 사회 9과목/과학 8과목/직업 10과목 가운데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이전과 같다. 특히 출제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던 과학Ⅱ 4과목은 출제범위에 포함됐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등 과학Ⅱ 과목이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있었지만, 2017년 수능개편 유예 발표 당시 현재와 동일한 수능과목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해 변동사항이 없게 됐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에도 변화가 없다.

시험체제도 현행과 동일하다. 2017년 수능개편 유예가 결정되면서 수능이 이전 교육과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역별 평가체제도 모두 같다.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를 유지하고 나머지 영역은 상대평가를 적용한다. 절대평가인 한국사와 영어는 등급만 기재하며 등급은 원점수 기준 9등급으로 구분한다. 상대평가 영역은 영역마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되며 등급은 백분위 기준 9등급으로 표기한다. 

<영어 절대평가 4년차.. 지난해 수능 1등급 7.43% ‘쉬워져’>
올해 절대평가 4년차를 맞은 영어영역 난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7.43%에 이르면서 다소 쉽게 출제됐다. 전년의 경우 5.3%로 상대평가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확대됐다. 당시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정시에서는 영어 등급간 점수 차이가 적은 대학이 많아 다른 과목에 비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수능으로 논란이 있었던 2019수능에서는 전년 10.03%에서 반토막 난 5.3%가 1등급으로 나타나면서 난이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당시 성기선 평가원장은 “영어의 경우 작년(2018수능) 1등급이 많이 나오다보니 올해 좀 가벼이 본 것이 아닌가 싶다”며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준비도가 약간 떨어졌다고 본다. 학생들이 과거보다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었고,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앞으로 모집단 특성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올해 출제 방침에 대해 평가원 관계자는 “6월, 9월모평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과 지속적으로 10월까지 의견을 들으면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지난해 쉬워진 수능 영어를 보고 수험생들은 무조건 절대평가 영어가 쉽다고 속단해선 안된다. 2019수능과 같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매년 치러지는 수능 영어의 난이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이 제시한 수능최저나 정시 영어 반영비율이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수능최저를 충족할 정도 혹은 정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준으로 영어학습량을 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절대평가인 영어는 다른 학생들의 성적과 무관한 만큼 시험 자체의 난이도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수능이 얼마나 어려울지 학생들이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라며 “결과적으로 지원하려는 대학과 모집단위를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어떠한 난이도에서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수험생들은 활용 가능한 시간이 한정된 상태다. 수시의 경우 지원대학의 수능최저를 충족할 만큼 영어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시에선 영어반영비율이나 등급간 격차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예상외로 성적이 낮게 나왔을 경우 불이익이 적은 방향으로 지원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BS 연계 70% 유지>
EBS 연계비율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문항 수 기준으로 70% 수준이다. 연계 대상은 당해 연도 수험생을 위한 교재 중 평가원이 감수한 교재/강의다. 수능교재/강의와 연계하되,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과 원리 중심의 연계를 강화한다. 연계유형은 영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요개념이나 원리의 활용, 지문이나 그림/도표 등의 자료 활용, 핵심 제재나 논지 활용, 문항의 변형 또는 재구성으로 이뤄진다.  

영어 영역의 경우 학생들이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6학년부터 적용했던 EBS 연계 방식을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해석본 암기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대의파악’과 ‘세부정보(세부사항)’를 묻는 문항의 경우 EBS교재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2022대입개편 결과 수능 EBS연계율은 50%로 축소될 방침이지만 교육계에서는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연계율 축소와 더불어, 간접연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는 문제풀이식 수업파행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간접연계 방식으로 인해 변형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학습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최근 헌재는 EBS 연계 출제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2017년 수험생 2명, 교사 2명, 학부모 1명으로 구성된 청구인단이 헌재에 EBS 연계 내용을 담은 ‘2018학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이 교육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청구한 데 대한 결과다. 헌재는 연계 출제가 교육 수요자의 기본권인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교육과정의 중요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EBS를 별도로 공부하지 않더라도 수능을 치르는 데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EBS 연계 출제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봤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관련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8년 2월 열린 4차 대입정책포럼에서는 EBS 연계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시행된 EBS연계 정책은 그간 ‘고교 수업 파행’, ‘기형적 사교육 유발’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공교육을 파괴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EBS만을 ‘달달 외우는’ 수업방식으로 변질됐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평가원이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EBS 연계의 부정적 효과로 응답자의 49.8%가 ‘기계적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 증가’를 꼽기도 했다. 

반면 연계출제를 둘러싼 반론도 만만치 않다. EBS 연계율이 달라질 때마다 사교육 주가가 출렁일 정도로 EBS 연계율 축소는 사교육을 확대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2015년에는 EBS 연계를 70%로 고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 이후 모 사교육 업체 주식이 주당 5만15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EBS 연계율의 축소/폐지가 사교육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이는 사례다. 

EBS 연계 정책 이후 사교육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억제액은 EBS 70% 연계 이전인 2009년 3492억원에서 2014년 1조1374억원의 3배 이상 증가했다.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면 2011년 5301억원에서 2014년 8925억원으로 올랐다는 조사결과도 제시됐다. 

<국어 45문항, 수학 30문항, 영어 45문항>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구분된다. 모든 수험생은 한국사 영역에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나머지 영역은 선택에 따라 전부/일부 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가형과 나형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국어 영역은 화법과작문, 언어, 독서, 문학에서 총 45문항, 수학(가)는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에서 총 30문항, 수학(나)는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에서 총 30문항, 영어는 영어Ⅰ 영어Ⅱ에서 총 45문항을 출제한다. 영어는 총 45문항 중 듣기평가는 17문항으로 25분 이내로 실시한다. 한국사 영역은 한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내용 위주로 총 20문항을 출제한다. 

탐구영역은 사회/과학/직업탐구로 구성되며 사탐과 과탐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탐은 9개과목(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정치 경제 사회/문화)중 최대 2과목, 과탐은 8개과목(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중 최대 2과목, 직탐은 10개과목(농업이해 농업기초기술 공업일반 기초제도 상업경제 회계원리 해양의이해 수산/해운산업기초 인간발달 생활서비스산업의이해) 중 최대 2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9개과목(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스페인어Ⅰ 중국어Ⅰ 일본어Ⅰ 러시아어Ⅰ 아랍어Ⅰ 베트남어Ⅰ 한문Ⅰ) 중 1개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문항 유형은 객관식 5지선다형이며 수학은 단답형을 30% 포함한다. 

<성적 발표 12월23일>
12월3일 시행되는 2021수능은 9월3일부터 18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이후 공식적인 이의신청 제도를 운영하며, 구체적인 기간/절차는 7월20일 시행세부계획 공고시 발표할 예정이다. 성적은 12월23일까지 통지한다.

성적표에는 응시한 영역/유형/과목명이 표기되며,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되나, 절대평가로 실시하는 영어/한국사의 경우 등급만 표기된다. 한국사 영역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시험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 통지표도 제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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