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전국단위 자사고

2015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의 화두는 ‘면접’이다. 서류전형이 2단계로 옮아가고 배제사항 강화로 평가요소 역시 대폭 축소된 가운데 1단계 전형이 성취평가제가 도입된 내신점수가 절대적 잣대로 자리한 때문이다. 1단계 변별력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2단계 서류평가 역시 변별요소가 약화된 만큼 최대한 많은 인원을 면접으로 끌고 가고, 면접에서 변별력을 내보겠다는 것이 대체적인 움직임이다. 외대부고 민사고 상산고 현대청운고가 지속적으로 변별력을 세운 공통문항을 유지해온 가운데 북일고가 작년 신설된 북일인재전형에서만 실시했던 공통문항을 일반전형으로 확대했고, 김천고가 인성중심의 공통문항에서 올해 변별력을 세울 예정이며 포항제철고 역시 올해 공통문항을 신설한다. 하나고는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공통문항 신설의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광양제철고만이 유일하게 개별문항만 실시하는 셈이다.

면접의 구체적인 방법은 학교마다 다른 상황이지만 개별면접의 경우 대체적으로 1명의 지원자에 대해 3명의 평가자가 5~10분 간 면접을 실시했다. 사실상 면접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던 상황. 올해는 지원자수에 따른 변수는 있지만 공통문항 신설학교가 늘어나면서 면접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심도 깊은 면접으로 변별력을 내왔던 학교들의 사례에서 올해 면접 전열을 더듬어볼 수 있다. 독자전형을 운영하는 민사고는 작년에도 학생 1인당 80분에 이르는 마라톤 면접을, 외대부고는 공통문항 4개와 개별문항 2개를 주고 대기실에서 10분 간 준비한 다음 면접관 앞에서 10~15분 간 면접을 실시했다. 상산고는 자소서에 기재된 ‘자기주도’ ‘인성’ ‘독서’의 세 파트로 진행, 각 면접실에 3인의 면접관이 배치했다. 학생당 9인의 면접관을 만난 셈이다. A~E의 5단계로 평가했으며, 면접은 한 방에서 7~10분, 1인당 총 20~30분 정도로 진행했다. 현대청운고의 작년 면접은 4개 영역별 면접실을 거쳐가는 방식으로 전년대비 변화가 있었다. 학생당 총 25분 가량이 소요됐다. 각 면접실엔 3명의 면접관이 면접을 진행, 결과적으로 총 12명의 면접관을 통해 점수가 결정됐다.

수험생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내용은 어떤 질문이 주어지느냐다. 민사고를 제외하곤 교과관련 면접질문이 불가한 만큼 대체적으로 시사와 책을 통한 질문, 학교의 교육특성을 알고 있는지 여부의 질문 등이다. 정답은 없는 질문들이라 얼마나 창의적인 발상을 논리정연하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었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과장되거나 위축되거나 무례한 태도 정도를 경계해야 할 사항으로 짚어볼 수 있다. 한 고교 관계자는 “우리학교 교육이념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기본으로 시사는 물론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주로 출제해왔다”며 “상식에 대한 이해와 구사 어휘 수준에서 학생의 경쟁력이 드러나곤 한다”고 설명했다.

2015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를 준비중인 수험생을 위해 7개 전국단위 자사고가 작년 기출문항을 공개했다. 기출문항이 올해 그대로 적용되지도 않을뿐더러 유형화해 사교육에서 이용할 위험도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선 그 어떤 정보보다 달가울 정보이기 때문이다. 면접문항을 남겨두지 않는 민사고와 사교육폐해를 우려한 상산고와 현대청운고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민사고 관계자는 “중3 과정에 대해 다양하게 질문하며 말만 잘하는 게 아닌 생각이 깊은 학생 선발”, 상산고 관계자는 “상황을 주고 생각을 읽는 방식”, 현대청운고 관계자는 “질문내용이 더욱 세밀해질 것”이라 방향을 설명했다.

<외대부고, 과정별 공통문항4개 개별문항2개>
외대부고는 심도 깊은 공통문항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수험생 관심도 높다. 외대부고가 공개한 2014학년 기출 공통문항은 국제/인문/자연과정별로 공통문항이 4개씩 총 12개다. 모든 기출문항을 공개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외대부고측 입장을 고려해 과정별 2개씩을 공개한다. 외대부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시사상식과 관련된 의견을 묻는 유형이다. 정답은 없고 창의성과 논리성을 측정하는 식이다.

국제과정의 경우 ▲(외대부고 로고 제시 후) 로고에서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2가지 이상 말하고 그 이유를 각각 말해 보시오 ▲최근 외국인들의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지문을 등록해야 하는 외국인 지문 날인 제도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란에 대한 지원자의 입장을 말해 보시오 등이다. 인문과정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을 가장 잘 표현하는 4자(□□□□)를 말하고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지원자가 국제기구의 연구원이 되어 나라별 행복지수를 측정한다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측정 기준 세 가지를 순서대로 제시하고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등이다. 자연과정의 경우 ▲한국의 과거에는 [㉮](이)가 있었고, 현재는 [㉯](이)가 있으며, 미래에는 [㉰](이)가 있을 것이다. [ ]에 들어 갈 수 있는 과학문명(발명품, 인물, 기술, 문화 등)을 생각해 보고 ㉮, ㉯, ㉰의 연관성을 말해 보시오 ▲자연과학계열 학생들의 의대 진학과 이공계 진학 중 어느 쪽이 사회 공헌 및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필요한지 비교하여 말해 보시오 등이다.

<하나고, 공통문항 신설 가능성>
하나고 역시 올해 공통문항 신설 여부를 두고 큰 관심대상이다. 작년까지 개별문항만 활용했던 만큼 문항 역시 자소서와 생기부 기반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공통문항 신설 가능성이 대두되는 만큼 공통문항에 대한 준비 역시 필요하다. 정철화 하나고 교감은 “공통문항 실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 중이지만 확정되진 않았다”면서도 “실시한다면 시사와 책 중심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하나고가 제공한 2014학년 기출 개별문항은 ▲학생회에서 왜 총무부장인지? 어떤 갈등을 경험했는가 ▲초등학교 5~6학년 때 고교수학을 동영상 강의로 공부했다고 하는데, 모르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하나고 입학 후 매경 디플로마 참여를 통해 SSM등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 개선시킬 방법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SSM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왜 과학고가 아니라 하나고를 선택했는지 ▲기타, 축구, 수영, 춤 등 다재다능한데 어떻게 공부와 조절하였는지 ▲1학년2학기 성적이 나쁜 이유는? 어떻게 극복했나 ▲질병결석 8일의 이유는 ▲학교에서 문화제 행사 진행에 참여하였다고 했는데 현재 학교 문화제행사 현황을 소개하고 그 개선점에 대한 의견 ▲CEO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중학교 시절 했던 노력을 구체적으로 설명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어떤 책, 어떤 주제로 얼마나 토론했나 ▲왜 하필 국어교사가 되려고 하는가? 근현대국문학 작품 중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며, 이유는 ▲하나고의 건학이념 ▲타과목에 비해 수학성적이 낮다. 의대에 지망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학생으로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이다.

<포항제철고, 공통문항 신설>
포항제철고는 올해 공통문항을 신설한다. 박성두 포항제철고 입학홍보부장은 “작년까지는 서류 기반의 개별문항으로 진행했지만 올해 변별력을 세우기 위해 공통문항은 신설한다”고 밝혔다. 포철고가 공개한 기출문항은 모두 개별문항이다. 개별문항 외에 올해 실시될 공통문항 예시를 대거 제공해 수험생들을 안내한 점이 부각된다.

포철고는 이례적으로 올해 공통문항 예시를 공개했다. 여러 문항 중 택1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면관계상 일부만을 공개, 전체 문항은 온라인을 통해 밝힌다.)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에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해보고 싶은지 ▲본교 교육과정이 지원자의 진로 목표와 어느 부분에서 일치되는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라 등이다. 자기주도학습과정에선 ▲계획만큼 성적이 안 나오거나 공부 계획이 틀어질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자기주도학습과정 중 비효율적이거나 본인과 맞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대비책 등이다. 인성에선 ▲본인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단점을 수정하기 위한 노력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이다. 독서활동에선 ▲자기소개서에 기록한 책 외에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책 ▲살고 있는 도시엔 어떤 도서관이 있으며, 어느 도서관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가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거나 한 작가의 책을 여러 번 읽은 경험 등이다.

<북일고, 공통문항 일반전형으로 확대>
북일고는 작년 신설한 북일인재전형에서만 실시했던 면접 공통문항을 올해 전 전형으로까지 확대, 변별력을 제고한다는 입장이다. 작년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면 본인의 인생에서 어느 시점으로 가고 싶은가, 이유는 ▲현대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장영실, 세종대왕, 이순신 중 어떤 위인의 리더십이 필요한지 인물을 고르고 이유 등이 공통문항으로 출제됐다. 권오웅 북일고 입학홍보부장은 “지원자의 사고 심도를 볼 수 있는 정답이 없는 문항들”이라며 “작년 공통문항을 통해 선발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뛰어나 올해는 전체에 확대, 변별력을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천하늘고, 공통문항 신설>
인천하늘고는 올해 공통문항까지 확대한다. 최상규 인천하늘고 입학홍보부장은 “작년 개별문항보다 심도 깊은 공통문항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실시했던 개별문항 기출은 ▲한국에서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면 어떤 편견을 이겨내야 할까 ▲과목별로 편차 없이 꾸준히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하락한 적이 있다.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계획 ▲관심이 많은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의 편차가 있는 편인데,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극복할까 ▲염상섭의 <표본실의 개구리>에선 개구리 배를 갈라보니 김이 모락모락 났다는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그랬나 ▲‘반면교사’와 ‘타산지석’의 차이점 ▲혼자 공부하면서 다양한 과학원리를 알게 되었다고 했는데, 지원자의 혈액형을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설명 ▲영어공부를 할 때 시사문제에 대해 지원자가 썼던 에세이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 ▲지원자가 언급한 ‘1-10-100-1000 계획’을 국어공부에 적용 ▲우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며, 극복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할 일은 ▲<경제학콘서트>를 읽기 전과 후에 경제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등이었다.

<김천고, 심도 깊은 공통문항 예정>
김천고는 작년에 활용한 인성중심의 공통문항을 공개했다. 장영수 김천고 교감은 “올해는 보다 심도 있는 문항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학년 실시됐던 인성중심의 공통문항은 ▲본인의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친 사람과 그 이유 ▲수업시간에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발표력이 떨어지는 학우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도와줄까 ▲기숙사 생활을 한다면 자신의 생활 습관과 다른 (늦잠자기, 지저분함) 학우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할까 등이었다.

<광양제철고, 유일하게 개별문항만 실시>
광양제철고는 하나고가 공통문항 신설이 유력한 가운데 유일한 개별문항만으로 면접을 치르는 전국단위 자사고가 될 듯하다. 양정모 광양제철고 입학생활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통문항 없이 개별문항만으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철고 측이 밝힌 2014학년 기출 개별문항은 지원동기 및 학습과정에서 ▲의대 진학의 꿈을 갖게 된 계기와 의사로서 자신의 적성과 부합하는 점 ▲학습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적응 방법 등, 학습계획 및 진로계획에서 ▲학업과정 중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입학한 후에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등, 독서활동에서 ▲<성호사설>을 읽고 이익의 인간 사랑을 엿볼 수 있었던 부분 ▲역사책이 자신의 가치관에 미친 영향 등, 인성영역에서 ▲자신의 성격 ▲교칙과 개인 신념이 충돌한 경험이 있다면 얘기해 보고, 입학 후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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