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분석] 김영수 입학처장 인터뷰

김영수(53, 사회학과) 서강대 입학처장은 내공이 남다른 인물이다. 대입변화가 극심했던 2004년부터 만 5년을 입학처장으로 지낸 김 처장은 작년 2월 서강대 입학처장으로 컴백하기 직전인 1월부터 2월까지 대통령인수위원회 총괄분과인 국정기획조정분과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사회변화의 핵심을 꿰뚫는 시각이 남다른 사회학자면서 변혁기의 대입흐름을 헤쳐나간 이력에 대입 흐름의 리듬을 타면서 새 정부의 교육정책 맥을 제대로 짚어내는 대입전문가다. 서강대 사회학 전공으로 시작해 미국 오레곤주립대학에서 사회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고 이후 아리조나주립대학에서 사회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스탠포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직후 사회과학 분야 대표적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DI의 권유로 귀국해 2년 가량 KDI 연구위원을 지낸 뒤 서강대 강단에 서고 있다.

▲ 김영수 입학처장
- 2015 서강대 입시의 가장 큰 변화는
“내용 면에선 다른 학교와 크게 달리 나오는 부분은 없다. 올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사업’이라는 국가적인 모토를 실천하기 위한 간소화 방향이 모든 대학들에 상당히 맞춰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굳이 하나의 큰 특징이라면, 학생부전형 중 교과전형의 문턱을 낮췄다는 것이다. 내신 3등급까지는 모두 만점을 부여한다. 사실 교과전형이라는 건 장점도 있지만 1학년 때 공부를 좀 못했던 학생들은 교과전형에선 완전히 배제될 수 있는 약점이 공존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가중치를 크게 주는 것 역시 꼭 그래야 하는 건지 의문이다. 1학년 때 잘하다가 2학년 때 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형평의 문제가 발생한다. 서강대는 교과전형에서 문과 3등급, 이과 3.5등급까지 만점을 부여한다.”

- 학생부교과전형에 자기소개서를 반영하는 이유는
“학생부교과전형에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학생부 비교과영역이 반영된다. 교과영역 75%, 타 영역 25% 비율로 수능최저를 반영해 1단계에서 전형이 마무리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이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 후 수능최저를 반영하지 않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학생 입장에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내신이 괜찮으면서 수능에 신경을 쓸 수 있는 학생들은 교과전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종합전형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얘기들도 많았지만, 전형을 설계하면서 정말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정말 우리가 모든 것을 잘하는 학생들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재고해보자고 방향이 나왔다. 서강대 입장에선 파격적인 입시설계지만, 시도할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 일부 시민단체가 서강대 논술 수준을 문제 삼기도 했었다
“서강대가 틀리지 않았다 하면 틀리지 않은 것이다. 논술 출제교수들은 각 문항에 대해 고교교육과정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적시해서 연계한다. 고교교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보도자료 역시 고교과정을 정확히 기재해뒀다. 한 단체에 대해 가치를 두기보다는 서강대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

- 대입전형 간소화에 대한 입장은
“‘간소화’라는 말은 일단 좋게 들린다. 간소화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과하지 말 것은 전형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간소화이지 변별력을 없애는 게 간소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형 이름이 너무 많으니 유형별로 서너 개로 나누는 건 간소화지만, 수능최저도 낮추거나 없애고 무조건 쉽게만 가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방향이라는 논리에는 찬성할 수 없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도록 해주자’는 철학이다. 될 수 있으면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게 입학업무라 본다. 좋은 과실을 원할수록 힘든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성장배경이 다른 데 따른 문제는 기회균등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보완할 수 있는 문제라 본다. 학생들이 확신을 갖고 뿌린 만큼 거두게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수험생들에 조언한다면
“수험생뿐 아니라 취준생 역시 ‘운은 따른다’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운은 좋은 게 아니라 따르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 실력이 갖춰진 사람에겐 운도 따른다. 아무리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갖춰지지 않았다면 운이 아니라 흘러간 기회일 뿐이다. 입시든 취업이든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세계적인 지휘자가 된 것도 그간 노력으로 자신을 갖췄기 때문이다. 컨디션 난조로 지휘할 수 없게 된 거장 브루노 발터의 대타로 뉴욕 필하모닉 심포니의 지휘대에 오른 게 계기가 되어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지휘자로 명성이 높다. 번스타인이 평소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면 ‘구관이 명관’이 될 수 있었겠지만, 갖춰진 덕에 ‘숨은 진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운이 좋다’라고 볼 수 없고, ‘운이 따랐다’고 봐야 하는 이유다.”

- 서강대의 강점을 소개한다면
“글자 그대로 ‘목표 지향적’이다. 서강대가 지향하는 목표는 ‘리더’다. 대한민국의 1%를 지향하고 있고, 그만큼 혹독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 뛰어난 인재일수록 더 혹독하게 교육을 시켜야 한다. 유기에 비유한다면 서강대는 그저 틀에 부어 만드는 주물유기보다는 망치로 때려 만들어 더 인정 받는 방자유기를 지향한다. 재목을 엄선해야 하고, 엄선된 재목들을 혹독하게 훈련시켜야 한다. 그래야 운도 따른다. ‘서강대에 4년 맡기면 대한민국 1등이 아니라 세계 1등을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의 약속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