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탐방] 동화고등학교

외국어·독서·토론·논술교육, SKY진학대비 운영노하우 탄탄
중학교 내신 200점 만점에 180점 이상이어야 합격 가늠

동화고등학교는 구리·남양주학군 대표 명문고로 손꼽힌다. 전국 2200여 개 고교 중 상위 100위 안에 들 정도로 교육경쟁력을 가진 학교이기 때문이다. 2013학년에는 서울대 6명, 연세대 13명, 고려대 14명 등 총 33명을 SKY에 합격시켰다. 전국 93위에 해당하는 결과다. 교육성과와 만족도에 따라 우수학생 유입이 좌우되는 비평준화 지역에서 기독교 신앙에 기반한 인성교육을 토대로 외국어·독서·토론·논술 등의 특색교육 활성화로 승부수를 띄워온 결과다.

▲ 동화고등학교는 외국어 특성화 교육과 독서·토론·논술 교육 등 학교 중점 특색 프로그램에 기반해 학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구리·남양주 명문고

[베리타스알파 = 김유하 기자] 동화고가 전국 명문고 도약을 예고한 시점은 2009년. ‘수능 3개영역 평균점수 합산 상위 100개교’에서 93위, ‘최근 5년 간 수능 응시생 대비 최상위권 수험생 배출 상위학교’로는 84위에 안착했다. ‘수능 언어·수리·외국어영역 표준점수 합산 상위 100개교’ 순위에서는 2010년 76위에서 2011년 59위로 17계단 상승해 상위 3% 수준에 들었다. 예고된 결과였다. 이미 지역 내에서는 졸업생의 절반 가까이를 명문대와 주요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며 대입명문으로 알려져 있던 터였다.

동화고는 구리·남양주학군에서는 교육경쟁력이 높은 학교로 손꼽힌다. ‘경기도 일반계고 2012 학교평가’에서 상위 100개교에 든 관내 학교 가운데에서 1위(도내 8위)를 차지했다. 2위(29위) 와부고, 3위(45위) 인창고, 4위(62위) 심석고, 5위(73위) 평내고, 6위(82위) 덕소고, 7위(96위) 토평고 순이었다. 도내 순위로는 1위 김포고, 2위 병점고, 3위 평택고, 4위 의정부고, 5위 진성고, 6위 안법고, 7위 경안고에 이어 8위에 올랐다. 경기도에서도 상위권 고교로 탄탄한 입지를 드러냈다.

동화고의 교육성과는 학교 역사가 만들어낸 자생적 산물. 1950년 도농공민학교로 시작해 1972년 고등학교 승격허가를 받아 1973년 도농종합고(도농고)로 개교한 이래 1976년 지금의 교명에 이르렀다. 올해로 2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강경숙 교장은 1973년 국어교사로 재직한 이래 학교를 지켜온 학교 역사의 산 증인. “교육과 입시 환경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늘 기독교 가치관에 따른 ‘청교도 정신’을 이어왔다. 각종 교육성과는 정직과 진실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의 결과다.”

사실 SKY실적은 다소 주춤해진 편. 최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자 수는 2011학년(2008년 입학) 10명·29명·2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12학년(2009년) 6명·17명·15명, 올해(2010년) 6명·13명·14명으로 줄었다. 학교측은 “구리·남양주학군에 와부고(2008년 개교한 자율형공립고)가 신설돼 우수학생 유입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금은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200점 만점에 195점 이상의 내신을 확보한 합격생 비율은 2010학년 3.9%, 2011학년 4.3%, 2012학년 9.3%로 상승했다.

특색 교육으로 경쟁력 강화

동화고는 비평준화 지역 사립 일반고다. 학교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일찌감치 외국어와 독서·토론·논술교육을 특성화해왔다. 2004년 국제부와 인문사회부를 조직해 적극적으로 특색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승구 교감은 “부서 조직이나 특성화 교육 전반이 지금은 여러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동화고가 시작할 당시에는 전무한 상황이었다”며 “오랜 운영경험으로 노하우를 쌓아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에 힘 쓴다”고 강조했다.

외국어교육 측면에서는 외국어 집중이수과정이 대표적. 외국어에 소질과 특기를 가진 2~3학년을 별도 학급으로 편성해 운영한다. 임백규 교무기획부장은 “2학년의 경우 영어권문화(6단위) 수업으로 영어권 국가 관련 주제로 심화독해를 비롯해 원어민 교사와의 토론을 병행하고 3학년은 영어청해(6단위) 수업으로 심화청해와 원어민 영어회화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집중이수과정에 속하지 않더라도 1~2학년은 원어민교사 협동수업을 통해 의사소통 중심 실용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

외국어에 친숙한 학교를 만드는 노력도 기울인다. 영자신문반, 영어연극반, 영어국제반(TEPS 준비), 중국어 회화 및 HSK 수업 등이 일상적이다. 자체제작 생활영어 교재로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의 참여도를 높이고, 영어 UCC·에세이 콘테스트 등으로 실력도 확인한다. 10여 년에 걸쳐 일본 말레이시아 등의 고교와 국제교류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7명의 학생이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3주 간 미국 NCA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홈스테이를 하며 문화체험을 했다.

독서·토론·논술교육은 유기적으로 맞물려 종합적 사고력과 합리적 문제해결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 2013학년 수시모집 합격생 92명 가운데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23명(인문 17명, 자연 6명)으로 입학사정관 특기자 등 여러 전형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합격자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권순환 교육연구부장은 “지난해 교내 동아토론대회에서 1등을 한 학생들이 강원대 주최 ‘전국 청소년 환경토론 경시대회’에서 민사고 등 전국 명문고를 꺾고 고등부 대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호응이 높은 교육프로그램은 금요 영상 논술교실. 1~2학년을 대상으로 둘째·넷째 주 금요일 1교시 전에 영상자료와 학습지로 주제별 활동을 한다. 영화 ‘데드맨 워킹’을 보고 사형제 존속 및 폐지 논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다큐멘터리 ‘스티브 잡스를 꿈꾸다’를 시청하고 대학 경쟁력과 진로 탐색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식이다. 논술경시대회, 독서골든벨, 독서신문 제작, 학부모와 함께하는 독후감 공모 등도 실시해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다.

인문계열 진학 희망자가 많은 편이라 관련 교육에 무게가 실리는 편이지만 과학환경교육으로 균형을 맞춘다. 탐구실험을 강화해 자기주도학습능력을 이끌고 환경교육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특히 학술동아리 운영을 눈여겨볼만하다. 생명과학 물리연구 등 분야별로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6개월 간 지속적인 연구를 한 뒤 결과를 논문 형식으로 작성해 발표한다. 학생들의 과학적 잠재력을 이끌고 이공계 진출을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숙사를 운영하진 않지만 토요일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탄탄하다. 글쓰기 기초를 닦고 자기소개서를 쓰며 주제별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통합논술’, 개구리 해부 등을 실제로 해보는 ‘과학실험’, 교구 활용 체험활동이 이뤄지는 ‘수학 다시보기’, 서울 소재 사적지를 답사하는 ‘주제가 있는 나들이’, 목재 가공 중심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목공’ 등의 강의를 개설해 운영한다. 교과보충수업 형태의 강의를 벗어나 학생의 관심에 따른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탄탄한 교육기반

동화고가 꾸준히 구리·남양주 비평준화 지역 선호 일반고로 이어온 데엔 교사들의 노력이 크다. 교사 이동이 거의 없어 진로 및 교수학습지도 노하우를 축적해둔 상황이다. EBS 수능윤리 전속강사 이력을 지닌 강승희 선생, 자신의 동화고 사회수업 동영상을 전국 고교생에게 인터넷 카페를 통해 무료 공개한 류성완 선생 등을 비롯해 수능 출제위원과 고교 교과서 집필진 등이 포진돼 있다. 자체교재 제작도 활발하다.
황철우 교감은 “한 때 교사 고령화의 문제가 있었지만, 신규교사 채용을 통해 20대부터 50대가 골고루 분포하여 이상적 경력 분포를 가지고 있다”며 “사립학교가 빠지기 쉬운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노력도 꾸준히 기울인다”고 전했다.

동화고는 기독교학교 특성상 다양한 방식의 예배, 기도회와 찬양 모임 등 신앙활동을 통해 인성을 가꾸고 정서를 순화한다. 학교폭력이 전혀 없다. 학교폭력위원회를 운영하지만 사소한 사건도 발생하지 않아 구성만 해두었을 뿐이다. 교복을 단정하게 입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학생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강 교장이지만 여학생 치마길이에 대해선 엄격하다. 황 교감은 “타 학교에 비해 치마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 교복 입고 중학교 동창회 가기 부끄럽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학부모들은 매우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청정 교육환경도 갖췄다. 황금산 기슭과 경춘가도 사이 위치한 동화고는 대단지 아파트와 마주해 면학 분위기가 쾌적하다. 유흥업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접근성도 좋다. 정문 건너편에 바로 수도권 지하철역사인 중앙선 도농역이 있어 통학이 편리하다.

공부하기 좋은 환경은 종종 지역 내에서 시샘을 받기도 한다. 이 교감은 “상권이 좋아 청소년 유해업소 운영이 좋은 위치인데 동화고로 인해 들어서기 힘든 것에 불만을 가지거나 접근성이 좋은 학교 위치를 시샘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입시철만 되면 학교가 이전한다는 뜬소문이 퍼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입학부터 특별한 학교

동화고는 이색적인 입학식을 하는 학교다. 입학식에 소요되는 시간만 대여섯 시간에 이른다. 다른학교와 마찬가지로 학교 소개와 학급별 모임을 실시하지만, 차별점은 저녁식사와 신입생 환영음악회에 있다.
일반 행사를 끝낸 뒤에는 학교측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며, 이후 학교 동아리를 중심으로 준비한 풍물, 댄스,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축제 규모 수준이라 할 만하다. 올해 신입생 환영음악회의 경우 신입생 500여 명과 더불어 학부모 30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강경숙 교장은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모든 학교 구성원이 진심으로 새 가족을 맞이한다는 의미의 자리”라 전했다. 학교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전달하는 효과를 주면서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신입생들은 인성부터 가꾼다. 입학 첫 주에 2일 간 ‘비전스쿨’에 참가한다. 올해는 30여 명의 한국비전교육원 강사들을 초빙해 실시했다. 강 교장은 “대입을 넘어 자신의 삶을 조망하고 꿈과 목적을 찾아 자신만의 사명과 비전을 세우도록 돕는다”며 “자연스레 학습동기를 부여하면서 자율적인 태도를 이끈다”고 전했다.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하고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학부모와 졸업동문 등을 ‘직업체험의 날’에 초청해 동시다발적 강연을 개최한다. 지난해의 경우 검사 수의사 건축가 변리사 펀드매니저 출판편집인 공연기획자 등 25명의 전문직업인이 학교를 찾았고, 학생들은 희망직종의 강연자를 선택해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끼와 열정도 갖춘다. 학예동아리 13개, 선교봉사동아리 5개, 찬양선교동아리 3개, 체육동아리 12개, 취미동아리 9개, 특기동아리 4개, 학습동아리 15개를 운영하고 있다. 신학기 초에는 50여 개의 동아리들이 신입생 모집에 뛰어들면서 활기찬 교내를 연출한다. 활동 결과는 9월에 열리는 동화예술제를 통해 발표하면서 재능을 뽐내고 자신감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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