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플러스까지 12건 ‘실적 증가’.. FA 25건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민사고는 흔들리지 않았다. 외고 국제고에서도 해외대학 진학열기가 시들해졌지만 민사고는 흐름을 거스르는 실적을 냈다. 특히 올해는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지난해보다 35%이상 줄어든 상황에도 아이비리그 합격실적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민사고의 내공을 입증했다. 24명의 해외대학 진학희망자들이 2018 해외대학 실적에서 55개교 97건의 실적을 냈다.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유펜 코넬 등 아이비에 11건, 아이비플러스로 불리는 스탠포드 1건까지 더하면 12건의 합격(중복)실적이다. 해외대학 진학희망자는 지난해보다 14명이 줄었지만 아이비 실적은 지난해 9건보다 많은 11건이다. 아이비플러스 실적으로 따지면 지난해와 동일한 12건이다. 미국대학은 톱30 국립대에 28건, 최근 각광받는 리버럴 아트 칼리지 톱30은 9건, 공학프로그램 톱10에 1건 등 총 78건의 실적이다. 영국대학은 톱15에 10건 등 총 13건을 기록했고, 아시아대학엔 5건의 실적이다. 올해는 캐나다대학 실적도 1건이 있었다.

국제반을 운영하는 자사고는 물론 외고 국제고에서도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오히려 민사고의 실적을 빛냈다. 지난해 38명에서 올해 24명으로 진학희망자가 다소 줄었지만 학생 한 명 당 평균 4건의 합격실적을, 아이비플러스 대학은 2명 중 1명 꼴로 합격실적을 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양보다 질적으로 성장했다.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줄면서 지난해보다 전체 실적은 줄었지만 아이비 실적으로 비교할 경우 지난해 4명 중 1명 꼴에서 올해는 2명 중 1명 꼴로 아이비플러스 합격실적을 냈다.   

아이비/아이비플러스에는 2014학년 해외대학진학자 60명이 23건, 2015학년 41명이 21건, 2016학년 52명 18건, 2017학년 38명 12건에 이어 2018학년 24명 12건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달라진 트렌드에 따라 리버럴 아트 칼리지(이하 LAC) 실적도 눈에 띈다. 지난해 LAC 톱30에 13건의 실적에서 올해는 지원자가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9건의 실적을 냈다. 학업적 측면을 중시하는 영국대학의 실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옥스퍼드 1건, 런던정경대 1건 외에도 영국의 MIT로 불리는 임페리얼 칼리지에 3건의 실적이 나왔다. FA(Financial Aid, 재정지원) 수혜를 받는 학생은 25건이나 된다. 

올해는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지난해보다 35%이상 줄었지만 아이비리그 합격실적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민사고의 공력을 입증했다. 24명의 해외대학 진학희망자들이 2018 해외대학 실적에서 55개교 97건의 실적을 냈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생 한 명 당 평균 4건.. 아이비 '2명 중 1명 꼴'>
2008년부터 무학년 무계열 교육과정을 운영해온 민사고는 학생 희망에 따라 매년 해외대학 진학희망자 수가 바뀐다. 올해 해외대학 합격실적을 낸 민사고 졸업생은 불과 24명. 지난해보다 35% 이상 진학희망자가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유학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이민정책이 강화되면서 유학생들이 국내로 '유턴'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탓이다. 최근 4년간 해외대학 진학희망자는 2014년 60명, 2015년 41명, 2016학년 52명, 2017학년 38명, 2018학년 24명으로 감소추세다. 외고 국제고는 물론 국제반을 운영하는 자사고 중에선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진 학교도 적지 않다. 민사고 역시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과거에 비해 다소 줄긴 했지만 최근 추세에 비하면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는 자사고인 셈이다.

민사고는 국내고교를 졸업해서 곧바로 해외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깬 학교다. 1997년부터 영어상용정책을 실시해 1999년 국제계열 인가를 받았다. 90년대 후반 대입 내신강화 정책으로 민사고 학생들이 국내 상위권대학에 진학할 수 없게 되자 민사고는 해외로 시야를 돌린 것이다. 해외유학은 처음이라 서툴렀던 민사고도 미국으로 영국으로 민사고 학생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교사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가능성을 키웠다. 민사고를 알리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뉴욕 한복판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로 활보한 일화는 유명하다. 어렵게 개척한 해외대학에서 졸업생들이 대학진학 후에도 성과를 보이면서 민사고의 네임밸류가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민사고의 네임밸류가 뚜렷해질수록 해외대학 진학실적도 꾸준히 쌓여갔다. 

해외유학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국내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선전할 수 있는 배경이다. 해외유학의 길을 연 1999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총 871명의 진학자(중복합격 제외한 실제 진학자)를 배출했다. 아이비와 아이비플러스까지 범위를 넓히면 1999학년부터 2018학년까지 하버드 11명, 예일 16명, 컬럼비아 23명, 프린스턴 22명, 유펜 46명, 다트머스 12명, 코넬 53명, 스텐포드 32명, MIT 16명이 실제 진학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2018학년에는 24명의 해외대학 진학희망자가 55개 대학에서 97건의 합격실적을 냈다. 아이비 대학 중에선 하버드 1건, 예일 1건, 컬럼비아 3건, 유펜 4건, 코넬 2건 등 총 11건이다. 해외대학 진학희망자는 줄었지만 실적은 지난해 9건보다도 많다. 아이비플러스로 불리는 스탠포드 1건까지 합치면 아이비플러스 12건이다. 

미국 톱30에 드는 국립대에선 28건의 실적을 냈다. 듀크 3건, 시카고 2건, 존스 홉킨스 1건, 노스웨스턴 2건, 라이스 1건, 밴더빌트 5건, 세인트루인스 워싱턴 2건, 에모리 1건, UC버클리 1건, 서던 캘리포니아 2건, 카네기멜론 1건, 미시건 앤 아버 6건, 뉴욕 1건의 실적이다. 

최근 각광받는 리버럴 아트 컬리지(LAC)는 톱30 중에서도 톱3에 드는 윌리암스 1건, 애머스트 1건, 스왓모어 1건, 클레어몬트 매케나 4건, 웨슬리언 1건, 오벌린 1건 등 9건의 실적이다. LAC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어학 등 교양과목에 중점을 둔 학부중심의 4년제 대학이다. 폭넓은 교양향상을 위해 학문분야를 전공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징이다. 실속 있는 대학유형으로 꼽히며, 대학원 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이외 학부 공학 프로그램 톱10에 드는 하비머드 칼리지 1건의 실적도 있다. 

학업적 측면을 상대적으로 매우 중시하는 영국대학의 실적은 민사고의 학업적 역량의 우수성을 대변한다. 영국대학은 총 13건의 실적으로 톱15 대학의 합격실적은 10건이나 된다. 옥스퍼드 1건, 런던정경대 1건, 더럼 4건,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 3건, 워릭 1건 등이다. 올해는 캐나다대학인 토론토대 1건의 실적도 눈에 띄었다. 아시아대학 중에선 홍콩과기대 2건, 홍콩대 1건, 아부다비 뉴욕대 2건 등 5건의 실적을 냈다. 

<월드클래스 대학이 인정하는 민사고의 학업역량.. ‘탁월한 진학지도’ 덕택>
민사고 졸업생들의 탁월한 학업역량은 특히 영국대학 실적에서 드러난다. 영국대학의 경우 학생 선발을 위해 오로지 학업적인 면에 주목하는 특징이 있다. 영국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학생이 지닌 학업적 역량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번 20기 민사고 졸업생들도 17, 18, 19기에 이어 남다른 학업역량을 자랑한다. 세계대학평가의 양대산맥인 QS와 THE의 2018세계대학평가에서 톱10에 든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 임페리어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등에서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민사고 학생들의 남다른 학업적 우수성의 이면에는 오랜 노하우로 공력을 쌓은 탄탄한 진학지도가 있다. 

17기가 졸업한 2015학년에는 국제계열 41명의 절반에 이르는 20명이 영국대학에 지원했고, 이들 중 45%에 해당하는 9명이 옥스포드(7명) 캠프리지(2명)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았다. 영국의 MIT로 불리는 임페리얼 컬리지의 경우 10명의 민사고 지원자 중 9명이 합격소식을 받았다. 임페리얼 컬리지는 당시 QS세계대학순위 2위에 오른 학교다. 18기가 졸업한 2016학년에는 케임브리지 2건, 옥스포드 8건, 런던정경대 3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14건 등 영국 톱15에 드는 대학 합격실적이 71건이나 된다. 19기의 2017학년 실적은 옥스포드 7건, 런던정경대 1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7건, 더럼 12건, 세인트앤드루스 6건, 워릭 1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10건, 브리스톨 2건 등 톱15에 46건이나 되는 실적을 냈다. 올해 20기의 2018학년 실적은 진학희망자가 줄어들면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옥스퍼드 1건, 런던정경대 1건, 더럼 4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3건, 워릭 1건 등 13건의 실적을 냈다. 

해외대학 진학결과를 살필 때 유의할 것은 가시적인 합격자 수치보다 학생들이 실제로 어느 대학에 진학했는가 하는 점이다. 중복된 합격자수는 일부 뛰어난 학생들이 기여한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민사고는 시류와 다른 역량을 보인다. 학생들이 원하던 얼리(수시) 대학에 지원해 합격을 받으면 등록을 적극 권유한다. 민사고 관계자는 "민사고는 학교의 홍보나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불필요하게 주요대학의 합격자 수치를 늘리려 하지 않는다"며 "얼리 대학 진학에 있어서는 현실성을 고려해 학생 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을 지원하도록 지도하고, 얼리 대학으로부터 합격을 받으면 레귤러에는 지원하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권유한다"고 민사고의 진학지도 방향을 밝혔다.

최근 유학러시가 주춤한 가장 큰 배경인 재정문제 역시 입학 전 부터 해결하고 들어가는 민사고 학생들이 많다. 재정지원(FA, Financial Aid)이 필요한 학생 전원이 재정지원 혹은 장학금(Scholarship)을 받고 합격했다. 2015학년 18명, 2016학년 30명에 이어 2017학년에는 37명, 2018학년에는 25명이다. 

<'흉내낼 순 있어도 같을 순 없는' 민사고>
민사고는 1996년 개교이래 여러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꿋꿋한 모습으로 원조 자사고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 자율형사립고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자립형사립고 원년멤버로, 전에 없던 파격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성과를 내 대표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하고 있다.

흔히 자랑하는 대입성과에 민사고는 의미 두지 않는다. 성과라 한다면 민사고의 독자적인 교육방식이 많은 학교의 롤 모델이 되어 전국 각지에 퍼졌다는 것. 한 해 민사고를 찾아오는 1만여 명 중엔 고교관계자들도 다수다. 괄목할 성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외대부고와 하나고의 교육프로그램 모델이 된 것도 민사고다. 민사고는 행복한 학교를 꿈꾸고 이뤄왔다. 대입교육을 죽도록 시키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취업 잘 되는 일류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의 진정한 바람은 아닐 것이라 본 것이다. 소질과 능력에 따른 올바른 교육을 받아 가지고 있는 소질과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그 결과로 꿈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대학에 진학해 꿈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그 꿈은 자신만의 이익이 아닌 타인의 이익에, 조국의 역량을 해외에 널리 퍼트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민사고의 교육프로그램의 기본은 능력과 소질에 따른 커리큘럼 개설이다. 학생 세 명과 교사 한 명만 뜻을 모아도 새로운 반이 개설된다. 교실로 교사가 찾아오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교사의 연구실로 찾아 든다. 민사고 관계자는 "한 학년 학생수 165명에 수업도 165가지일 정도"라 규모를 설명한다. 수업은 토론방식이 주다. 학생들은 연구주제에 따른 보고서를 만들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토론을 유발한다. 주입식 과정에서 알지 못하던 지식탐구와 개척의 정신이 수업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민족반과 국제반으로 나뉘던 국내진학계열/해외진학계열은 통합되어 무계열로 운영된다. 여기에 2008학년부터 무학년제까지 더한다. 학업능력이 일정수준 이상이라 인정받으면 상급학년의 과목을 배울 수 있다. 뚜렷하게 맞춤형이다. 자신의 진로와 능력에 따라 전문교과를 선택해 배울 수 있다. AP를 통해 대학학점을 선이수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민사고만의 차별화된 교육정책 중에 하나가 1997년부터 실시해온 영어상용정책(EOP. English Only Policy)이다. 일반적인 개념의 English Zone과는 달리 교내 전 구역에서 영어상용을 요구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수업에서의 EOP는 1단계인 기본적인 학술용어 학습(우리말을 주로 사용하면서 영어를 보조어로 사용하는 수업), 2단계인 영어를 주로 사용하면서 우리말을 보조어를 사용하는 수업, 3단계인 영어만으로 잔행되는 수업 등 단계별 운영 전략에 맞춰 진행한다. '민족정신으로 무장한 세계적 지도적 양성'이라는 최명재 이사장의 설립목표에 맞게 미래의 지도자가 될 학생들에게 소명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민사고 관계자는 "영어상용정책의 목적은 1차적으로는 도구로서의 영어를 습득하는 데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조국을 최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미래의 지도자가 될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선택과 IR(Individual Research, 개별탐구활동), 계절학기도 민사고만의 특색이다. 민사고의 연간 교육과정은 3학기제(1학기-여름학기-2학기)가 기본 원칙이다. 정규학기 중에 수행하기 어려운 현장체험의 기회를 갖고, 학점이수나 보충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름학기를 개설했다. 일반적인 자사고와 달리 1학기를 17주 동안 마치고 방학 전까지의 17일을 계절학기로 편성해 정규학기에서 이수하기 힘든 외부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과제연구 등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기도 한다. 자율선택과 IR로는 정규교과에서 개설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한다. 궁극적으로는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학생들은 매주 일정 시간에 스스로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한다. 교사와 학생이 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정규수업에서 해결하지 못한 학습내용을 교사나 학생들끼리 도움을 받아 해결하기도 한다. 

대입성과는 당연히 따라온다. 가장 최근대입인 2018학년만 하더라도 1명 당 4건 꼴의 괄목할 해외실적 외에도 수시 중심의 서울대 실적이 두드러진다. 실제 등록실적은 33명(수시22명+정시11명)이다. 1위 서울예고(67명=수시65명+정시2명), 2위 서울과고(57명=수시51명+정시6명), 공동3위 하나고(55명=수시52명+정시3명) 외대부고(55명=수시31명+정시24명), 5위 대원외고(53명=수시36명+정시17명) 6위 경기과고(51명=수시50명+정시1명), 7위 대전과고(47명=수시47명+정시0명), 8위 한영외고(34명=수시25명+정시9명)에 이은 전국9위의 실적이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함께 공동9위를 기록했다. 일부 학교가 재수생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정시실적에 기운 반면, 민사고는 학교체제가 뒷받침되는 수시실적이 강세인 특징이다. 

민사고의 국내대학 진학지도 역시 "학교홍보를 위해 불필요하게 상위권 대학의 수치를 늘리려 하지 않고 학생 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을 지원하도록 지도, 수시합격자는 정시에 지원하지 않도록 학교차원의 권유"라는 해외대학 진학지도와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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