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탐방] 거창대성고등학교
전문교과 운영, 맞춤식 방과후학교…취약한 인프라 극복
2011학년 4년제대 진학률 80% 육박, 교육 만족도 높아
 
거창대성고는 전국단위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역 공교육 기반 강화에 일조하며, 매년 알찬 대입성과를 내면서 경남 지역 명문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정수원 기자 blog.veritas-a.com/jsoowon
거창대성고등학교는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농어촌 자율학교다. 지난 2004년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돼 2005학년 신입생 입학전형부터 전국 모집이 가능해지면서 우수 인재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마련했고 꾸준히 학교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성긴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공교육의 저력을 보여주며 교육성과를 거둬 지역과 인근 상위권 남학생의 선호학교로 손꼽힌다. 다양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도시라는 명성에 따른 뜨거운 교육열을 흡수하면서 안정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거창 지역 교육 중추 역할

학교는 학교법인 덕봉학원(설립자 양재원 이사장, 현재 양길용 이사장) 산하 학교로, 1964년에 개교한 이래 거창군 교육과 인재 양성에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농어촌 자율학교이자 거창지역 내에서는 유일한 남학교다. 동해학원 산하 해운대중과 해운대고(자율형사립고)와는 경쟁력 강화에 긴밀히 협력한다. 설립자가 같고 현재 이사장도 동일한 자매 학교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전반적 특징에 대해 윤부근 교장은 “사교육 없이 모든 학습활동이 공교육 틀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학교가 위치한 경남 거창은 인구 6만3550명의 소도시로 주변 중·대도시로부터 1시간 이상 떨어져 있고, 전체 인구의 37.8%가 농가인구인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정원태 교감은 “초·중학교 수준에 맞는 학원은 몇 개 있지만, 고교 상위권 교육니즈를 충족할 만한 사교육 환경이 취약해 학교 교육경쟁력 강화에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가 위치한 거창군은 교육도시로 알려져 있다. 교육열이 높고, 지역 내 학교들이 서로 윈-윈 전략으로 교육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기준 학교설립 수의 경우 중학교는 10개교 2386명 고등학교는 7개교 2961명으로, 고등학교가 중학교에 비해 수용인원이 595명이나 많지만 학교 유지에 어려움이 없다. 정 교감은 “거창군 소재 고등학교로 유학 오는 학생의 50%인 300명 가량이 본교에 재학한다”고 전했다. 매년 입학전형에서 타 지역의 경우 상위 4~5% 학생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학교 경쟁력은 알토란 같은 대입실적에서 나타난다.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통보에 따르면 4년제 대학 등록자는 졸업생 200명 가운데 150명으로, 서울대 4명·연세대 7명·고려대 9명·서강대 2명·성균관대 5명·UNIST 1명·중앙대 5명·경희대 8명·육군사관 3명·공군사관1명·해군사관 1명·교대 1명·의치한의학계열 2명 등이다. 전문대 등록자 6명을 포함하면 실제 156명이 진학해 78%의 진학률을 기록, 재수생이 44명이 불과하다.

 

탄탄한 교육 시스템 갖춰

학교의 대표적인 강점은 농어촌 자율학교라는 신분에서부터 기인한다. 전국에서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 있으며,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학력신장·교양·국제이해·독서·소질계발·창의인성 등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아우르는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지만, 일반계고에 속한 특성상 교육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대입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적용대상 학교라 명문대 진학에도 유리한 편이다.

학교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사들의 역량 계발도 꾸준히 이뤄진다. 개교 역사만큼 오랜 진학지도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학생이 유입돼 교사들 역시 전문성 향상에 애쓴다. 윤 교장은 “연초에는 전 교직원을 두 개 파트로 나눠 각 파트별로 입시정보 수집과 선진고등학교 견학을 실시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취합된 보고서를 책자로 만들어 워크숍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주말에도 자율학습을 실시해 연중무휴 사제동행이 이뤄진다.

청정 공교육 환경도 자랑거리. 국립공원 주변이라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재단 내 거창대성중 대성일고등학교가 인근에 있어 면학분위기가 좋다. 1인1독서대를 구비한 자율학습실을 운영하며, 경남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체육관을 운영해 학력과 체력을 모두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재단 지원만으로 세운 296명 수용 규모 기숙사는 타 지역 학생을 100% 수용한다. 윤 교장은 “재단에서 고센시티 수익사업 등으로 얻어진 재원을 적극 투자한다”고 전했다.

매년 모집정원 196명 가운데 50%는 거창군, 50%는 타 시·군에서 선발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김해시 진주시 사천시 창원시 출신이 많은 편이다. 197명의 2011년 신입생 가운데 거창지역은 98명, 김해시는 25명, 진주·사천시는 18명, 창원시는 14명, 양산·울산시는 7명, 부산시는 5명, 대구시는 5명, 함양·산청·합천군은 2명, 기타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타 지역 출신 학생 전원은 기숙사 수용을 원칙으로 한다.

교육비는 지역 공립고등학교와 비슷한 수준이다. 입학금은 1만2000원, 분기별 공납금은 26만2080원(수업료 20만9700원, 학교운영지원비 5만2380원이며 급식비는 1식당 2800원으로 중식은 거창군이 지원해 무료다. 방과후학교 교육비는 도교육청이나 거창군으로부터 지원비를 받아 학생이 시간 당 1000원만 부담할 정도로 저렴하다. 학생회장학금, 동문회장학금, 외부기탁자 장학금 등 장학제도를 운영하며, 전체 10% 이상이 수혜 받는다.

 

모든 교육활동은 공교육 틀 안에서

학력신장을 목표로 영어·수학은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 국제이해교육 일환으로 개설한 22000 vocabulary 학습, 원어민 영어회화, 심화영어회화는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물리·화학·생물 영역의 과학실험 전문교과 운영도 눈에 띈다. 2학년 자연과정에 총 4단위(교과별 2단위, 두 과목 선택)를 개설해 학생 선택형으로 편성 운영한다.

가령 ‘심화생물실험’에서는 동물세포관찰, 영양소 정성시험, 초파리 염색체 관찰 등 17개의 실험 가이드 라인과 보고서 작성 양식을 담은 자체 교재를 활용해 수업한다. 윤 교장은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며 결과를 얻은 과정을 보고서로 작성해 스펙으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방과후학교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려는 학교측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수능영역을 중심으로 수준별 수업을 하는 공통형과 진로나 향후 전공을 고려해 선택해 수업을 듣는 선택형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정 교감은 “지난해 여름방학 방과후학교에는 594명 중 85%에 해당하는 506명, 겨울방학에는 395명의 85.3%인 337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자율학습은 평일의 경우 저녁 7시부터 100분 간, 저녁 9시부터 100분 간, 밤 11시부터 90분간(기숙사생만) 진행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도 오후·저녁 시간을 활용해 실시한다. 학년별 교사 2명과 관리자 1명이 학습지도와 면학분위기 조성을 도맡는다.

소질 계발 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학술동아리를 집중 육성하며, 학생 의지에 따라 개설해 운영하는 자발적 동아리도 활성화돼 있다. 수학 문학 등 교과부터 관악연주 영상제작 등 비교과 활동을 아우른다. 발표회를 통해 활동 결과가 우수한 동아리는 시상한다.

체계적인 진로진학지도는 대입 성과의 원동력. 정 교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통보에 따르면 최근 3개년(2009~2011) 간 본교 4년제 진학자(등록자 기준) 비율은 71.1%(총 591명 졸업 422명 등록)로 타 학교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학생·학부모가 진학결과에 만족한다는 것은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진로진학지도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이뤄진다. 대입과 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정규교육과정에 ‘진로와 직업’ 1단위를 넣어 자기이해와 진로탐색의 기회를 준다. 재학생과 동문선배 간 멘토링 활동도 활발하다. 수능 및 목표 대학별 입시대비는 장기적으로 축적한 대입자료와 정기고사·학력평가·모의평가 성적 추세를 분석한 개인면담자료를 활용해 지도한다.

/ 김유하 기자 bon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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