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 69명(33.7%) 광역자사 10명(4.9%) 순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8학년 고교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 등록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유형은 일반고였다. 일반고는 97개교에서 110명을 배출해 전년 99개교 111명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출 고교는 2개교 줄었으나 총 등록자는 1명 줄어들었다. 

과고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과고는 지난해 19개교 68명에서 올해 19개교 69명으로, 배출 고교 수는 동일했으나 실적은 1명 늘어났다. 2016대입에서 조기졸업 비율의 한시적 제한으로 실적이 주춤했다가 지난해 크게 확대된 이후 숨고르기 양상이다. 

광역자사고는 실적이 하락한 반면 전국자사고는 실적이 상승했다. 광역자사고는 지난해 9개교 12명에서 올해 7개교 10명으로, 배출고교가 2개교 줄어들면서 등록자가 2명 줄었다. 전국자사고는 지난해 2개교 2명에서 올해 5개교 9명으로 실적이 뛰어올랐다. 영재학교는 지난해 3개교 9명에서 올해 5개교 7명으로, 배출고교는 늘어났으나 등록자가 2명 줄어들었다.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은 국제고와 외고에서 등록자가 없었던 점이다. 국제고는 지난해 1개교에서 1명, 외고는 2개교에서 2명 등록하기도 했다. 이공계특성화대는 국제고/외고의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DGIST는 수시 210명, 정시 10명만 선발, 실제 등록자도 205명에 그치는 소수정예 과기원인 특성에 따라 고교별 등록자 수 차이가 크지 않다. 가장 실적이 많은 인천진산과고도 7명 실적으로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을 정도다. 전체 등록자 205명이 133개교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고교수 대비 실적은 과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이공계특성화대학이라는 DGIST의 특성과 이공계인재양성의 산실인 과고의 역할을 볼 때 당연한 결과다. 

2018 DGIST 고교별 등록실적의 기초자료는 DGIST로부터 단독 입수한 ‘2018학년 DGIST 등록자 현황(2018년 3월 최종등록 기준)’이다. 분석결과 전국에서 133개교가 205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고교유형은 2018대입의 주된 자원인 고3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점인 2015학년을 기준으로 했다. 2017 대입에선 과고 전환에 따라 고교유형에 변화가 생긴 대전동신과고 등의 사례가 있었지만, 2018 대입의 경우 유형이 바뀐 고교는 없다. 2015년 설립, 2018학년 첫 대입실적을 배출하며 세종지역 전체 진학실적을 견인 중인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종영재) 외엔 고교 지형 변화상이 드물다. 미림여고 우신고(서울) 등 2015학년 이후 일반고로 전환한 광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아직까진 자사고 실적을 내고 있어 주의를 요하지만, 이들 고교의 DGIST 등록실적은 없었다. 

등록실적은 합격실적과 다른 개념이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록실적은 합격자 중 실제 등록금을 납부하고 등록한 인원만을 기준으로 한다. 최초/추가를 막론하고 합격사실이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하는 합격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로 인해 통상 등록실적은 합격실적에 비해 다소 줄어든다. 합격실적은 있지만 등록실적은 없는 경우도 있다. 고교들이 발표하는 실적은 합격실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등록실적의 특수성을 모르는 경우 학교현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특성화대에 발생하는 등록포기는 ‘의대’ 때문이란 것이 정설이다. 다른 이공계특성화대나 서울대 등에 중복합격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란 큰 틀을 함께 하는 과고/영재학교에서조차 의대 진학인원들이 발생, 골머리를 앓는 형국인 때문이다. 자연계열 인재들의 의대 진학으로 이공계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는 DGIST를 비롯, KAIST 포스텍 GIST대학과 같은 이공계특성화대는 물론 서울대 자연과학/공학계열, 과고/영재학교 등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2018 DGIST 등록실적을 분석한 결과 일반고에서 가장 많은 등록자가 배출됐다. 97개교에서 110명을 배출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최대 고교 유형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DGIST제공

<일반고 97개교 110명.. 3명실적 2개교, 2명실적 9개교, 1명실적 86개교>
일반고는 2018 DGIST 등록실적을 낸 133개교 가운데 72.9% 비중인 97개교에서 110명의 실적을 내며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유형이 됐다. 일반고가 낸 실적은 전체 205명의 등록자 대비 53.7% 비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해 눈길을 끈다. DGIST 수시 등록자 201명 중 107명, 정시 등록자 4명 중 3명이 일반고에서 나왔다. 

실적이 고르게 분포됐지만 3명의 등록자를 낸 고교가 2개교 있었다. 부산고와 부산장안고는 수시만을 통해 실적을 냈다. 2명 실적을 낸 고교는 9개교, 1명 실적인 고교는 86개교다. 

2명 실적을 낸 9개교 역시 마찬가지다. 한민고(경기) 거창고(경남) 논산대건고(충남) 가림고(인천) 남녕고(제주) 남대전고(대전) 대성고(강원) 대전둔원고(대전) 심인고(대구) 모두 수시로만 실적을 냈다. 

1명 실적을 낸 일반고 86개교 중 수시를 통해 실적을 낸 곳은 한일고(충남) 금정고(부산) 장안제일고(부산) 김해대청고(경남) 밀양고(경남) 봉화고(경북) 상일여고(광주) 인제고(인천) 정읍여고(전북) 진성고(경기) 풍문고(서울) 경성고(서울) 경신고(서울) 광주고(경기) 금오여고(경북) 금호중앙여고(광주) 김해가야고(경남) 김해고(경남) 다사고(대구) 대구고(대구) 대기고(제주) 대동고(부산) 대연고(부산) 대원고(대구) 대전노은고(대전) 대전동산고(대전) 대전송촌고(대전) 도원고(대구) 동인고(부산) 마산용마고(경남) 문명고(경북) 문일여고(인천) 밀성고(경남) 백마고(경기) 부산사대부고(부산) 부산중앙여고(부산) 삼산고(인천) 상우고(경기) 서강고(광주) 서운고(인천) 서울문영여고(서울) 송곡여고(서울) 송도고(인천) 신정고(울산) 아산고(충남) 여수중앙여고(전남) 연제고(부산) 영남고(대구) 오현고(제주) 용문고(서울) 용호고(경기) 용화여고(서울) 운천고(경기) 울산제일고(울산) 인동고(경북) 인천고(인천) 인천고잔고(인천) 인천청라고(인천) 인천초은고(인천) 인하사대부고(인천) 자양고(서울) 전라고(전북) 정광고(광주) 정왕고(경기) 진주동명고(경남) 창원고(경남) 창원신월고(경남) 첨단고(광주) 청원고(서울) 충남고(대전) 충북고(충북) 칠성고(대구) 통영고(경남) 통진고(경기) 포곡고(경기) 포산고(대구) 학남고(대구) 학익여고(인천) 한광고(경기) 한성여고(서울) 호산고(대구) 홍주고(충남) 효양고(경기)의 83개교다. 구미고(경북) 중산고(서울) 충훈고(경기)의 3개교는 수시가 아닌 정시에서 실적을 냈다. 

<과고 19개교 69명.. 1위 인천진산과고 7명>
과고는 19개교가 69명의 실적을 냈다. 수시만 69명으로 정시 실적은 없었다. 과고가 수시에 집중, 정시와는 다소 무관한 고교유형임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과고 69명의 실적은 전체 등록자 대비 33.7%의 비중이다. 19개교는 전체 133개교 중 14.3%의 비중이다.

개별 과고의 실적을 보면 인천진산과고가 7명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냈다. 이어 부산일과고 세종과고 한성과고 각 6명, 경남과고 강원과고 각 5명, 전북과고 인천과고 대구일과고 경산과고 각 4명, 전남과고 부산과고 각 3명, 울산과고 창원과고 충남과고 대전동신과고 경기북과고 각 2명, 제주과고 충북과고 각 1명 순이었다. 

그간 대부분의 대입자원이 2학년 조기졸업에서 나왔던 과고는 2016학년 한시적인 대입자원 감소현상에 맞닥뜨려야 했다. 과고의 조기졸업 비율은 2016학년 입시 이전까지 80%선에 달했으나, 2016학년부터 20% 이하로 축소됐다. 과고가 없는 광주/세종을 제외한 15개 시/도 가운데 충남/대전은 20%, 나머지 시/도는 10%만 조기졸업이 허용됐다. 조기졸업을 제한한 결과 과고의 대입자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진학실적도 예년 대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조기졸업 외 여타 제도를 허용하지 않은 서울대와 달리 KAIST를 비롯한 GIST대학 DGIST 등은 상급학교 조기입학자격부여제도와 함께 과학영재선발제도를 운영, 과고의 고민을 일부 털어줬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모든 제도를 전부 합하더라도 80%를 오가던 조기졸업 비율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2016학년 다소 위축됐던 과고 실적은 조기졸업을 하지 못한 인원들이 3학년으로 진급한 2017학년에 들어서야 다시금 예년 수준을 되찾을 수 있었다. 

<광역단위 자사고 7개교 10명.. 1위 대전대신고 3명>
광역단위 자사고는 7개교가 10명의 실적을 냈다. 등록실적으로는 전체 등록자 중 4.9%의 비중이며, 고교 수로는 5.3% 비중이다. 지난해 9개교에서 12명의 실적이었던 데 비하면 소폭 축소됐다. 10명 중 9명은 수시, 1명은 정시를 통한 등록실적이었다. 대전대신고가 3명으로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가운데, 인천포스코고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모두 수시를 통한 실적이었다. 1명의 등록자를 배출한 5개교 가운데 대건고(대구) 경희고(서울) 이대부고(서울) 한 대부고(서울)의 4개교는 수시에서 실적을 냈다. 동성고(서울)의 1개교는 정시 실적이었다. 

<전국단위 자사고 5개교 9명.. 1위 김천고 4명>
전국단위 자사고는 5개교에서 9명이 배출돼, 전년 2개교 2명에서 실적이 뛰어올랐다. 9명 실적 모두 수시로 배출했다. 가장 많은 등록자를 배출한 곳은 김천고로 4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북일고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상산고 인천하늘고 하나고에서 각 1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영재학교 5개교 7명.. 1위 대구과고 한국영재 각 2명>
영재학교는 5개교 7명의 실적이다. 전년도 3개교 9명에 비해 고교 수는 늘었지만 등록자는 2명 줄었다. 지난해 한국영재에서 5명이 배출되면서 영재학교 등록자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올해 2명으로 줄어든 영향도 있다. 다만 배출 고교가 확대됐다는 점은 DGIST에 대한 영재학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명의 실적은 모두 수시에서 나왔다. 대구과고 한국영재 각 2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과고 세종영재 대전과고 각 1명 순이었다. 

<2018 DGIST 고교별 실적조사 왜 하나>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실적은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고교 선택잣대를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둔다. 특차 성격의 영재학교를 필두로 전기고/후기고 등 고입시기가 다르고, 설립취지에 기반한 고교유형 역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고교별 경쟁력을 밝혀 고입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고교배정제가 아닌 선택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서열화 우려’란 논리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단 투명한 정보공개로 고교 선택의 기준점을 제공해야 하는 배경이다. 

실적조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방점은 ‘수시 경쟁력’에 찍힌다. 수시 전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등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입시를 운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등록실적은 고교별 수시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학종 중심의 수시실적은 학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시는 정량평가라는 특성에 기반해 고교 시스템과 경쟁력보다는 우수한 개인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학종 중심 수시실적은 단순 개인의 우수성을 넘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노력까지 전부 담겨있는 결과물이다. 

이공계특성화대의 실적 조사는 고교 경쟁력 판단을 넘어 과고/영재학교의 진학상황을 확인, 의대열풍과 그로 인한 설립취지 위반 문제 등을 살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과고/영재학교와 이공계특성화간 진학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본연의 설립취지인 이공계인재양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면밀한 실적 조사로 일반고 출신은 이공계특성화대 진학이 쉽지 않다는 편견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선 등록실적이 아닌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합격시킬 수 있는 자원들이 많은 고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격실적은 실질적인 고교 진학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현 대입은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기회를 부여한다. 지원횟수 제한과 무관한 특수대학/과기원까지 고려하면 지원횟수는 여기서 더 늘어난다. 극단적인 예로 우수 수험생 1명이 10여 개 이상의 대학에 중복합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격실적을 기준으로 고교 경쟁력을 살피면 실제 진학의지와 무관한 부풀려진 실적들을 걸러내기 어렵다. 진학의사가 분명한 등록실적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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