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교원 1인당연구비 1위 GIST대학..포스텍 KAIST UNIST 서울대 DGIST 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지난해 전국 대학 가운데 연구비를 가장 많이 받은 대학은 서울대였다. 최근 공시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해 총 5460억원(억 단위 미만 절사)의 연구비를 따냈다. 2위인 연세대의 3124억원과 비교하더라도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독보적인 연구비 수혜실적이다. 반면, 두 대학의 뒤를 이은 성균관대(2914억원) 고려대(2872억원) KAIST(2607억원)와 연대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연구과제를 따내는 주체인 전임교원 수를 대입하면 결과는 달라졌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를 기준으로 보면 GIST대학이 단연 돋보였다. GIST대학은 연구비 합산액 기준에선 20위였지만, 1인당 연구비는 4억3776만원으로 당당히 1위였다. 다음으로 포스텍이 4억3748만원, KAIST가 4억1850만원, UNIST가 3억514만원의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를 기록했으며, 서울대가 2억4408만원으로 5위에 오른 가운데 DGIST가 2억3445만원으로 뒤를 따랐다. 이공계특성화대학 전부가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상대적으로 교원 수, 대학규모가 작은 탓에 전체 연구비 수혜실적에선 다소 뒤쳐졌지만, 연구에 강점이 있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이란 특성을 살려 질 높은 연구를 많이 수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연구비 수혜실적은 '공대'의 영향력이 큰 만큼 이공계특성화대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평가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비 수혜실적이 가장 뛰어난 대학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5460억원의 연구비를 따내 2위 연대의 3124억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에서는 GIST대학이 4억3776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서울대 제공

<연구비 수혜실적, 대입잣대 ‘급부상’>
연구비 수혜실적은 최근 들어 대입잣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2000년대 이후 세계대학순위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기존 학부교육에 치중한 운영을 펼쳐오던 국내대학들이 그간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는 점을 느끼고 세계대학순위를 기반으로 향후 발전상을 그려내고 있는 때문이다. 대학순위 대부분이 연구실적을 평가지표로 삼고 있어 연구에 신경을 쏟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질 높은 연구는 단순 연구수행에서 그치지 않고 교육의 질까지 덩달아 높이며 대학의 존재 이유인 ‘연구’ ‘교육’을 모두 개선하는 결과를 낳기까지 한다. 결국 연구비 수혜실적이 많다는 것은 향후 대학의 발전상까지 그려볼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좋은 연구결과를 내기 위해선 통상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들이 자체 비용으로 조달하는 교내 연구비엔 한계가 존재한다. 등록금이 수년간 동결 중이며 사실상 사립대에서 등록금 역할을 해 온 입학금마저 정부 주도로 인하 추진되는 등 대학들의 재정부족이 날로 가중돼가는 모양새인 때문이다. 

이번 연구비 수혜실적은 정부 지자체 민간 외국 등으로부터 연구비를 지급받는 교외 연구와 대학이 부담을 지는 교내연구의 연구비용을 전부 합산하고 여기에 교내/외 대응자금까지 전부 더해 구했다. 대응자금은 외부연구개발사업 유치 등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현물 포함)을 뜻한다. 외부 연구비를 받는 과정에서 일부 비율을 대학이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 등이 있는 경우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면 기꺼이 일부 비용을 부담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구에 사용되는 비용인 만큼 전체 연구비에 포함시켰다. 

대학별 연구비를 따지는 과정에서 본-분교 체제와 통합캠 체제는 명확히 구별했다. 1캠과 2캠 등 캠퍼스별 소재지만 다를 뿐 ‘하나의 대학’인 통합캠 체제 대학의 경우 캠퍼스별 연구비를 합산해 1개대학으로 봤다. 동일한 통합캠 체제면서도 성균관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은 연구비를 통합 공시했지만, 중앙대 단국대 홍익대 등은 연구비를 캠퍼스별로 공시했기에 차이를 없앨 필요도 존재했다. 반면, 본-분교 대학은 소재지가 다른 데 더해 완전히 다른 대학으로 봐야 하기에 개별공시된 내용 가운데 본교인 서울캠만 기준으로 삼았다. 고대 연대 한대 건대 동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연구비 수혜실적 1위 서울대.. 연대 성대 고대 KAIST 톱5>
지난해 연구비 수혜실적이 가장 뛰어난 대학은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5460억원의 연구비를 받아 다른 대학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냈다. 서울대 다음으로 연구비가 많은 연대 성대 고대 KAIST는 모두 25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따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서울대와의 격차는 컸다. 서울대의 연구비는 고대와 KAIST의 연구비를 합친 금액에 육박할 정도였다. 

서울대가 이처럼 한 차원 높은 연구비 수혜실적을 보인 것은 수주한 연구과제가 많은데다 과제별 연구비도 높았던 때문이다. 서울대가 따낸 3620개의 연구과제는 대학알리미에 연구비 수혜실적을 공시한 4년제대학 186개교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으며, 과제당 연구비도 1억5000여 만원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컸다. 국내 최고의 연구력을 보이는 대학인 데 더해 이공계특성화대와 달리 문/이과 학문단위를 고루 갖춘 점 등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 연구비는 여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외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전체 연구과제 3620건 중 89.3%인 3233건이 교외 연구과제였고, 금액으로 보더라도 교내 연구비는 137억원, 대응자금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재정난에 빠진 대학이 감당 가능한 비용엔 한계가 명확하기에 정부/지자체/산업계 등 외부와 협력해 이뤄지는 교외연구비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상위17개대와 이공계특성화대 중 교외 연구과제 건수가 교내보다 많은 대학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홍익대 한국외대의 4개 대학 뿐이었다. 이들 대학조차도 비용으로 계산하면 교외 연구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대 다음으로는 톱5까지 비슷한 연구비 수혜실적을 보였다. 연대가 3124억원의 연구비를 따낸 가운데 성대 2914억원, 고대 2872억원, KAIST 2607억원 순이었다. 이들 대학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교외연구비율이 높았다. 연구과제 규모 기준 KAIST는 85.2%, 연대는 91.5%, 성대는 75.4%, 고대는 60.4%가 교외 연구였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교외 연구비가 압도적이란 점도 같았다. 교내 연구비와 대응자금을 합산한 금액은 연대 88억원, 성대 362억원, 고대 200억원, KAIST 236억원에 그쳤다. 

다음으로 연구비가 많은 대학은 1670억원을 따낸 한양대였다. 이공계열에 강점을 지닌 ‘한양공대’의 저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양새다. 상위17개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 기준으로 경희대(1415억원) 포스텍(1229억원) 이화여대(1163억원) 중앙대(1063억원)까지 톱10에 들었다. 상위17개대나 이공계특성화대는 아니지만, 경북대(1499억원) 부산대(1337억원) 충남대(1122억원) 전남대(1105억원) 등 지역거점국립대들의 연구비 수혜실적도 이들 대학에 못지 않았다. 현재 연구비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연구비인 때문이다. 거점 국립대에는 정책적인 배려 아래 정부 연구비가 비교적 많이 풀리기에 실적이 뛰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톱10의 뒤는 UNIST(881억원) GIST대학(796억원) 등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이 바짝 쫓았다. 다음으로 역시 공대에 강점을 보이는 인하대가 783억원으로 만만치 않은 연구 수혜실적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건국대(688억원) 서강대(683억원) 단국대(568억원) 동국대(516억원) 서울시립대(453억원) 순이었다. 

203억원으로 가장 낮은 연구비 수혜실적을 기록한 숙명여대, 222억원의 DGIST, 239억원의 한국외대, 291억원의 홍익대는 학교 특성이 다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숙대의 경우 공대 설립 시점이 이제야 두 해째를 맞았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연구 대부분이 이공계열에서 이뤄지기에 연구비 수혜실적을 좌우하는 학문단위는 공대다. 하지만, 숙대는 2016학년에서야 공대를 설립하면서 학문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후발주자’다. 당장은 연구비 수혜실적에서 다소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공계열에 중점을 두는 프라임사업 대형에 선정되면서 연간 150억원의 지원을 받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한국외대 역시 어학에 방점이 찍혀있는 대학인 탓에 서울캠엔 일체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존재하지 않는 대학이다. 글로벌캠에 공대가 있지만 그 규모도 크다고 보긴 어렵다. 상대적으로 다른 대학들에 비해 연구비 수혜실적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이자 과학기술원으로 공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DGIST는 작은 규모가 문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전임교원의 수가 상위17개대/이공계특성화대 중 가장 적은 95명에 불과한 때문이다. 오히려 규모에 비해서는 매우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고 볼 여지가 컸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 GIST대학 1위.. 이공계특성화대학 ‘강세’>
연구비 수혜실적의 총액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규모가 작은 대학일수록 불리하다. 연구과제를 따내고 연구를 수행하는 주체인 전임교원의 수가 적다는 것은 연구비 총액도 적을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때문이다. 물론 전체 연구비 총액 역시 대학의 ‘경쟁력’을 잘 드러내는 지표지만,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를 따져봄으로써 ‘물량공세’였는지, ‘질 높은’ 연구를 따내는 데 집중한 것인지를 판가름해볼 수 있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를 기준으로 보면 GIST대학이 1위였다. 182명의 전임교원을 보유한 GIST대학의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는 4억3776만원(만 단위 미만 절사)에 달했다. 이공계특성화대 중 유일한 사립대인 포스텍이 4억3748만원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다음으로 KAIST 4억1850만원, UNIST 3억514만원, 서울대 2억4408만원, DIGST 2억3445만원, 성대 2억285만원 순이었다. 연구비 총액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던 전국 4개 과기원과 포스텍까지 5개 이공계특성화대가 1인당 연구비에선 두각을 나타낸 모습이다. 특히, 전국 대학 가운데 연구비 총액으론 56위에 그쳤던 DGIST는 6위에 오르는 반전을 보였다. 일반대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연구비 수혜실적에 중심역할인 공대를 기반으로 하는 대학들이기에 ‘질’적인 면에서는 단연 뛰어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대와 연대의 순위도 1인당 연구비로 보면 반대였다. 연구비 총액에서 앞섰던 연대는 1인당 연구비에서는 1억8530만원으로 고대의 1억9824만원보다 적었다. 전임교원 수가 1686명으로 고대의 1449명보다 많아 발생한 결과였다. 서강대도 여타 대학에 비해 적은 편인 424명의 전임교원을 보유한 탓에 연구비 총액은 전국 24위에 그쳤지만, 1인당 연구비는 12위로 순위가 껑충 올랐다. 반면 연구비 총액 기준 전국 8위였던 경희대는 27위, 11위였던 이대는 20위, 14위였던 중대는 23위 등으로 1인당 연구비에선 순위가 내려앉아 다소 ‘규모’에 기댄 연구비 수혜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