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찰의 꿈

경찰대학 송수현 (호암초-부산수영중-검정고시)

[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하는 경찰의 꿈을 가진 송수현(21)양은 3개의 벽을 넘어섰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재수의 고난을 딛고 경찰대학 여학생 지원의 바늘구멍을 뚫어냈기 때문이다. 남다른 성취의 배경은 의대진학 대신 더 가까운 거리에서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다는 신념이 자리한다. 원래 의대진학을 준비했던 송양은 의사가 되어 의료봉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봉사하는 일을 꿈꿨다. 우연한 기회에 경찰의 역할 역시 의사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경찰의 업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것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접하고 경찰이 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의사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점에 경찰대학의 큰 매력을 느꼈다. 

송양은 수능과 1차시험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현실의 불리한 여건을 돌파했다. 경찰대학은 입학정원 100명 중 여학생은 단 12명만 선발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1차시험 통과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송양은 경찰대학 입시 준비가 수능 준비에 더 도움이 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수능 준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1차시험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하는 전략을 썼다. 국어와 영어 문법이 까다로운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수능 국어와 영어 영역 준비를 더 심화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체력시험 연습을 통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슬럼프를 극복하고 수험생활의 활력을 되찾는 덕을 보기도 했다. 송양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의사와 경찰 모두에게 꼭 필요한 태도”로서, 앞으로 “지덕체를 겸비한 훌륭한 경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선보였다. 검정고시와 재수의 남다른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목표를 이룬 송양은 경찰대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뿌듯하게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이과 유불리 없는 1차시험>
언제나 ‘더 나은 사회’를 꿈꾸던 송양은 의대 진학을 준비하던 중 경찰대학의 길을 접하게 됐다. 의사로서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그리던 송양에게 경찰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재수학원 다니던 와중에 경찰대학을 간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경찰이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이 국민과 가까이 일선에서 다양한 일을 한다는 것을 깨닫고 경찰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인 경찰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경찰대학은 2015학년부터 신입생 100명을 선발하고 있다. 100명 중 남자는 88명, 여자는 12명을 선발한다. 여자 모집인원이 훨씬 적은 만큼 매해 경쟁률은 매우 높다. 높은 경쟁률 때문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차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바늘구멍처럼 어렵다. 송양은 의대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까다로운 난이도로 정평이 나 있는 1차시험 준비도 함께했다. “여학생은 경쟁률이 높아서 1차시험 통과가 무엇보다 관건이다. 1차적으로 어떻게든 1차시험을 합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능준비로 큰 틀을 유지하면서 하루에 1시간 정도만 수능과 1차시험이 겹치지 않는 부분이나 더 심화해야 할 부분을 따로 공부했다. 주로 기출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수능공부 외에 보충하는 차원에서 1차시험 유형을 훈련하고 분석했다.”

송양의 첫 번째 목표는 1차시험 합격이었다. 허군과 마찬가지로 송양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1차시험을 준비했다. 이과였던 송양에게도 1차시험의 수학은 만만치 않은 난이도였다. 수학과목의 범위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범위 측면에서는 ‘문과수학’의 영역을 넘어서진 않지만 고교 교과서나 수능에서 잘 집중하지 않는 공식들이 포함되는 등 문제의 성격이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송양은 의대를 준비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음에도 “1차시험은 문이과의 유불리가 없다”며 “문과 학생이든 이과 학생이든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준비하는 것이 1차시험에도 수능에도 모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양은 1차시험 통과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전략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과감히 넘기며 자신이 잘 하는 문제와 과목에 집중한 결과, 1차시험 난이도가 꽤 높았던 지난해 231점(300점 만점)으로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1차시험 난이도가 어렵고 커트라인이 높아서 한 문제, 한 문제에 연연하면 절대 다 못 푼다. 한 문제, 한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모르는 것은 빨리 넘기는 전략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국어 영어 수학 3과목의 단순 합으로 1차시험 점수가 결정되니까 자신이 잘 하는 과목에 집중해서 최대한 높은 점수를 따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 시간 안에 최대한 높은 점수를 따는 것이 1차시험 합격의 관건이다.”

/사진=최병준 기자 ept160@veritas-a.com

<슬럼프 극복을 도와준 체력시험 준비>
체력이 약했던 송양에게 체력시험은 또 다른 난관이었지만 ‘꾸준함’을 무기로 부단히 연습했다. 2차시험의 체력시험은 남녀 모두 동일하게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악력, 단거리 달리기(100m), 장거리 달리기(1000m)의 5개종목이다. 재수학원을 다니던 송양은 약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평일에는 야간수업을 마치고 매일 20~30분씩, 주말에는 2시간씩 틈틈이 쉬지 않고 체력시험을 준비했다. “평일, 주말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혼자 연습해봤을 때 5개종목 중 3개가 과락일 만큼 체력이 미달 상태였다. 공부하면서 잠이 올 때는 악력기를 연습하고, 공부하다가 중간에 화장실 갈 때는 화장실 벽을 잡고 푸쉬업을 하기도 하고, 집에서 부모님과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등 꾸준히 체력을 기르려고 노력했다.”

체력시험의 준비는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6월모평을 본 후 슬럼프를 겪었던 송양은 체력시험 준비를 위해 했던 운동을 통해 다시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찾고 진학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2주 뒤부터 체력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1~2주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 고비를 지나고 나니 오히려 활력이 돋고 스트레스가 풀려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체력시험 준비를 통해 컨디션이 건강해지면서 공부 스트레스가 없어졌다. 처음에는 공부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니까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반대였다. 6월모평을 치른 후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슬럼프에 빠졌었지만 오히려 체력시험 준비로 극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니 1차시험도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 1차시험 준비로 수능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동기부여를 했다. 수능 스케줄에 영향주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하게 되면서 시기적으로 나태해질 수 있는 부분을 잡을 수 있었다.”

송양은 꾸준한 연습과 긍정적인 태도로 체력시험을 준비한 결과, 윗몸일으키기 5개도 채 못하던 체력을 실제 시험에서 40개를 넘길 만큼 끌어올리며 체력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 송양은 꾸준히 연습해야 하는 것과 함께 “체력시험 측정이 매뉴얼대로 아주 엄격하게 진행된다. 모두 센서로 개수를 인식하는 기계로 정확하게 측정되므로 정자세로 연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팁도 전했다.

<봉사정신의 진실성을 보여준 자소서>
송양은 경찰대학 자소서의 ‘진실성’을 강조했다. 송양은 일반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자소서 자체가 점수 반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소서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찰대학 자소서는 특히 진실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면접에서 질문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진실성이 담겨있지 않은 자소서는 면접에서 바로 들통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소서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풀어내려고 신경 썼다.”

송양도 ‘진실성’을 담아내기 위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도움 없이 혼자서 자소서를 작성했다. 자신의 진실성을 담아내기 위해 의사에서 경찰로 꿈을 바꾼 이유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을 공부하다가 경찰대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를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어릴 때부터 경찰에 관심을 가졌던 부분, 앞으로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부분들을 자소서에 최대한 풀어냈다. 무엇보다 의사가 되면 의료봉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봉사하는 마음은 경찰이 되기 위해서도 갖춰야 할 중요한 태도임을 설명하며 구체적으로 여성과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체력시험에서 ‘꾸준함’이 비결이었다면, 면접은 ‘꼼꼼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자소서 내용은 물론, 경찰대학 홈페이지를 샅샅이 조사하며 경찰대학의 연혁, 정신, 커리큘럼 등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다. “면접준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시간도 많이 들여 연습했다. 자소서를 바탕으로 준비하면서 경찰대학 자체에 관한 내용도 빠지지 않고 조사해 경찰대학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보여주려고 했다.”

<‘지덕체’를 겸비한 경찰로 성장>
송양은 경찰대학의 장점으로 “지덕체를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꼽았다. 의사에서 경찰로 진로를 바꾸면서 경찰 업무에 다양한 업무가 있음을 알게 된 송양은 현재 1학년 교양과목으로 ‘사회학개론’을 수강하고 있다. 경찰대학 1학년생은 법학개론 행정학개론 헌법 심리학 기초통계학 서양사상 외국어 무도(검도/유도/합기도 중 택 1)의 공통필수과목과 함께 1개의 교양선택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송양이 사회학개론을 택한 이유는 여성, 청소년 등 사회의 약자들을 봉사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사회의 다양한 현상에 대한 이해와 관점을 기르기 위해서다. 송양은 “‘공직자의 글쓰기’, ‘영화와 문화’, 정의란 무엇인가’ 등 경찰대학에 마련돼 있는 다양한 교양과목을 통해 진정한 ‘지덕체’를 겸비한 경찰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송양은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준비에 이미 돌입했다. “공통필수과목 7개와 교양선택과목 1개, 총 8과목을 수강하면 19학점이다. 일반 대학 기준으로 하면 25학점이다. 일반 대학과 비교했을 때 한 학기에 25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것이 굉장히 빡빡하기도 하지만, 커리큘럼이 타이트하게 짜인 만큼 정말 진정한 ‘지덕체’를 겸비한 경찰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경찰대학은 커리큘럼 자체가 누구나 ‘지덕체’를 갖출 수 있도록 만든다. 특히 ‘체’ 부분에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주 좋다. 다른 일반 대학에 갔으면 자발적으로 기르기 힘든 역량들을 기를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지덕체’를 골고루 겸비한 경찰로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꿈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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