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목매달아 죽기 위해 줄을 매려고 나무에 올라간 적이 있소.
그런데 나무에 달린 체리가 눈에 띄어 무심결에 먹어 보니 너무도 달더군. 그래서 계속 먹다 보니 문득 세상이 너무 밝다는 게 느껴졌소. 붉은 태양은 찬란하게 빛났고 하교하는 아이들의 소리는 너무도 평안했던 거지. 그래서 아이들에게 체리를 따서 던져 주고 나무를 내려왔소.
이른 아침 붉은 태양이 물드는 하늘을 본 적이 있소? 보름달 뜬 밤의 고요함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소?
- 영화 <체리향기>(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중

부디 절망 속에 빠진 그대여, 우연히 맛본 체리 속에서 달콤함을 느낄 만큼 당신의 혀가 아직 살아 있길. 이른 아침 붉은 태양의 울렁거림이 만들어 내는 구름의 장관이 당신의 망막에 안착하길.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당신의 귓속에 어떻게든 파고들길. 보름달 뜬 밤의 고요함에 다시 쿵쾅거릴 당신의 심장이 남아 있길. 하여 그런 사소함들이 당신의 눈에 보이지 않던 가느다란 ‘희망’이라는 동아줄을 엮어 내길. 그 동아줄을 부여잡은 손에 점점 힘이 넘쳐나 환희의 순간으로 비상하시길. 왜냐하면 삶은 정말로 살아 볼만한 것이기 때문에.

배경 음악: Show must go on –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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