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수능 응시 기준 완화 흐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 정시에서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 정원내(정원외 계약 학과 포함) 기준 2만3명을 모집한다. 지난해 1만9830명보다 173명 증가하면서 2만명을 넘겼다. 2022대입 개편과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을 거치며 대폭 확대되어 오던 정시 모집 확대세가 주춤해진 양상이다. 교육부가 정한 기준치에 다다른 영향이다.

올해 자연계열에서 수능 응시 기준이 완화되는 추세다. 인문계열에서는 수학 선택 과목 지정이 없는 것과 달리 자연계열은 미적분/기하를 응시하도록 지정해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 서강대와 성대는 이 같은 조건을 폐지했다.

과탐Ⅱ 관련 변화도 있다. 서울대가 자연계열 과탐Ⅱ 응시 의무를 없애고 Ⅰ+Ⅰ 조합도 인정한다. 한대는 과탐Ⅱ에 부여하던 3% 가산점을 폐지했다.

지난해 정원외 계약 학과의 대거 신설에 이어 올해도 자연계열 중심으로 신설된 모집 단위가 많다. 올해 신설 모집 단위는 서울대 첨단융합을 비롯, 경희대 반도체공학 글로벌Hospitality/관광, 동대 물리 시스템반도체, 서강대 로욜라국제, 성대 반도체융합공 에너지, 시립대 융합바이오헬스 첨단인공지능 지능형반도체, 이대 지능형반도체공, 인하대 반도체스시템공, 외대 Language&AI융합 SocialScience&AI융합 반도체공 디지털콘텐츠 투어리즘&웰니스 AI데이터융합 Finance&AI융합 기후변화융합 등이다.

대부분 대학이 인문/자연 기준 수능100% 전형이지만 올해 고대가 ‘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수능 성적 80%에 더해 교과 성적도 20%로 반영한다. 지난해부터 정시에 반영하기 시작한 서울대의 교과 평가는 모집 단위 관련 학문 분야에 필요한 교과 이수와 학업 수행의 충실도를 평가하는 ‘정성 평가’에 가까운 성격인 반면, 고대의 교과 평가는 석차 등급 등을 활용해 교과 평균 등급을 산출해 활용하는 ‘정량 평가’ 성격인 차이가 있다.

올해 정시 모집 인원 2만3명은 요강상 모집 인원으로, 수시 이월까지 반영된 실제 모집 인원은 더 증가할 수 있다. 지난해 상위15개대 이월 인원은 587명으로, 모집 인원은 요강상 1만9830명에서 실제 2만417명으로 증가했다. 이월 비율 평균은 2.9%였다.

올해 정시에서 상위15개대가 2만3명을 모집하며 2만명 규모를 넘겼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정시에서 상위15개대가 2만3명을 모집하며 2만명 규모를 넘겼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경희대 ‘최대 규모’, 성대 ‘확대폭 최대’>
상위15개대의 올해 정시 모집 인원은 2만3명으로 지난해보다 173명 증가했다. 모집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희대다. 2162명을 모집해 상위15개대 중 유일하게 2000명을 넘겼다. 이어 중대(1946명) 성대(1608명) 고대(1558명) 연대(1500명) 외대(1397명) 서울대(1325명) 건대(1321명) 한대(1264명) 인하대(1178명) 이대(1139명) 동대(1124명) 숙대(1060명) 시립대(812명) 서강대(609명) 순이다.

대학별 모집 인원 증감 양상은 엇갈렸다. 한대가 지난해와 동일한 인원을 모집하며, 성대를 비롯한 8개교가 증가했고, 중대를 비롯한 6개교가 감소했다.

모집 인원이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성대로 지난해 1475명에서 올해 1608명으로 133명 증가했다. 이어 이대(64명 증가) 고대(62명) 외대(37명) 시립대(19명) 동대(18명) 서울대(13명) 경희대(12명) 순이다.

반면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중대로, 지난해 2014명에서 올해 1946명으로 68명 감소했다. 이어 건대(-40명) 연대(-36명) 숙대(-24명) 인하대(-13명) 서강대(-4명) 순이다.

상위15개대의 정시 모집 인원 2만3명은 수시 이월 인원을 반영하지 않은 요강상 인원이다. 정시 모집 인원은 요강상 모집 인원에 당해 수시에서 선발하지 않아 이월된 인원이 반영되면서 계획된 인원보다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에도 요강상 1만983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587명의 이월이 발생해 실제로는 2만417명을 모집했다.

지난해 이월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고대로 8.9%였다. 요강상 1496명이었으나 147명 이월해 실제로는 1643명을 모집했다. 이어 연대 8.1%(이월 136명/실제 모집 1672명), 이대 4.4%(50명/1125명), 성대 2.8%(43명/1518명), 서울대 2.5%(33명/1345명), 서강대 2.4%(15명/628명), 한대 2%(26명/1290명), 인하대 2%(24명/1215명), 시립대 1.9%(15명/808명), 동대 1.8%(20명/1126명), 중대 1.2%(25명/2039명), 숙대 1.1%(12명/1096명), 외대 0.9%(13명/1373명), 경희대 0.8%(18명/2168명), 건대 0.7%(10명/1371명) 순이다.

<고대 교과우수전형 신설>
고대가 올해 정시에서 교과우수전형을 신설한다. 수능100%로 선발하는 기존 일반전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교과 평가를 20% 반영하는 전형을 신설해 전형을 이원화한다.

서울대는 지난해 신설한 지균을 그대로 유지한다. 지균은 수능60%+교과평가40%의 일괄 합산 전형인 반면, 일반전형은 미대 사대(체교) 음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 기준, 1단계에서 수능100%로 2배수를 통과시킨 뒤, 2단계에서 1단계80%+교과평가20%로 반영하는 단계별 전형이다.

연대는 의예와 국제에 한해 1단계에서 수능100%로 일정 배수를 통과시킨 뒤, 2단계에서 수능90.1%+면접9.9%로 반영한다. 이외 일반계열은 수능100%로 반영한다.

서울대 고대 연대를 제외한 12개교는 모두 수능100%로 선발한다. 영어와 한국사의 반영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올해는 한국사 반영 방법이 변화한 경우가 있다. 등급별 환산 점수를 활용해 한국사를 일정 비율로 산입하던 건대와 동대는 감점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건대의 경우 영어의 비중이 일제히 축소되고, 인문Ⅰ에선 국어가 확대, 인문Ⅱ 자연Ⅰ 자연Ⅱ에선 국어와 수학이 확대됐다. 동대의 경우 전 계열에서 영어 비중이 축소되고 수학과 탐구의 비중이 확대됐다. 성대는 한국사를 가산점 방식에서 감점 방식으로 변경했다.

상위15개대 대부분이 자연계열은 수학 선택 과목을 미적/기하로 지정하고 있지만 올해 서강대와 성대는 이를 폐지했다. 서강대는 탐구 지정 과목도 따로 없다. 두 과목을 응시하기만 하면 된다. 성대의 경우 자연계열 지원자는 최소 한 과목은 과탐으로 응시해야 한다. 지난해 두 과목 모두 과탐으로만 응시하도록 했던 데서는 범위가 넓어졌다.

탐구 관련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대가 올해 자연계열에서 과탐 Ⅰ+Ⅰ 조합도 인정하는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과탐Ⅱ 응시를 의무화해 Ⅰ+Ⅱ 또는 Ⅱ+Ⅱ 조합만을 인정했지만 올해는 Ⅰ+Ⅰ 조합도 인정하는 대신 과탐Ⅱ 과목을 선택하면 조정 점수를 부여한다. 한대는 과Ⅱ 가산점을 폐지한다.

<숙대 수학/통계 수학 50% ‘최고’>
상위15개대 중 수학 반영 비율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를 운영하는 곳은 숙대다. 수학과 통계에서 50%로 반영한다. 수학은 국15%+수50%+탐(과)15%+영20%로, 통계는 국20%+수50%+탐10%+영20%로 반영한다.

한국사 반영 방법의 변화로 영역별 비율이 조정된 건대 동대 외에도 이대가 인문계열의 수능 반영 방법에서 변화를 줬다. 비중을 수학은 확대하고 탐구는 축소해 국30%+수30%+탐20%+영20%으로 반영한다.

시립대는 인문Ⅲ에서 지난해에는 국어와 수학을 동일한 비중으로 반영했지만 올해 국어 비중을 확대하고 수학 비중을 축소한다. 

성대는 지난해 가산점 방식으로 반영하던 영어를 올해 일정 비율로 반영한다. 인문은 국35%+수30%+탐25%+영10%, 자연은 국30%+수35%+탐25%+영10%다.

<원서 접수 내년 1월3~4일 시작>
상위15개대의 올해 정시 원서 접수 시작일은 내년 1월3일과 4일로 양분된다. 3일 시작하는 대학이 12개교로 대부분이다. 인하대가 1월3일 오전9시, 건대 고대 연대 경희대 서울대 숙대 시립대 성대 이대 중대 한대가 같은 날 오전10시 시작한다. 4일 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곳은 동대 서강대 외대의 3개교다.

마감일은 1월5일과 6일로 나뉜다. 건대 고대 연대 경희대 서울대의 5개교가 5일 마감하며, 인하대 숙대 시립대 성대 이대 중대 한대 동대 서강대 외대의 10개교가 6일 마감한다.

합격자는 내년 2월6일까지 발표한다. 등록 기간을 2월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운영한다.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는 2월20일 오후6시에 마감한다. 홈페이지 발표는 오후2시까지며 이후 6시까지는 개별 통보만 한다. 정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일은 2월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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