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함지현 기자] 서울대 구술면접의 대비는 기본적으로 학습에 대한 기본 틀의 이해에서 출발한다. 탄탄한 개념의 이해와 개념을 창의적으로 활용 가능할 정도까지 사고를 확장하는 학습의 기본이 최선의 대비법인 셈이다. 현재 고교 교과과정은 수능 EBS 연계 이후 내신과 수능이 합치된 형태로 운영되면서 5지선다 수준 정도만 알면 학습을 멈추는 단절된 학습의 문제점을 드러내왔다. 교과 지식에 대한 탄탄한 이해와 현실세계로 확장 가능한 지식체계, 5지선다에 대응할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과 활용을 말로 설명할 수준을 요구함으로써 오히려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대는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54%) 가까운 일반전형에서 구술면접을 운영하면서 대학생으로써 학습능력의 기본을 제시해왔다. 올해부터 도입된 사교육영향평가를 통해 구술면접의 틀이 고교 교과과정 내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구술대비는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학교체제 내에서 이뤄지는 심화학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 서울대 구술면접의 대비는 기본적으로 학습에 대한 기본 틀의 이해에서 출발한다. 탄탄한 개념의 이해와 개념을 창의적으로 활용 가능할 정도까지 사고를 확장하는 학습의 기본이 최선의 대비법인 셈이다. /사진=서울대 제공

<학교체제 내에서>
2016 서울대 수시 선발인원 중 2369명 중 71.25%인 1688명의 일반전형 지원자 가운데 상당수는 구술면접이라 불리는 ‘면접 및 구술고사Ⅰ’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까지 서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2단계 면접을 면제 받던 ‘우선선발자’들도 면접 및 구술고사를 치르게 되지만 지역균형선발전형과 비슷하게 서류 기반 면접으로 차이를 보인다.

수학과 과학관련 제시문을 활용하는 자연계열은 탄탄한 개념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 구술 문항이 여러 단원을 연계해 복합적으로 출제되는 만큼 다양한 개념을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념을 바탕으로 풀이를 하는 과정에서 흠결이나 비약이 없도록 과정과 답안을 제시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서울대는 물론 예시답안과 출제의도까지 공개하는 타 학교 논술이나 구술문항을 풀어보고 교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다.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를 천명하고 있어 탄탄한 개념을 바탕으로 답안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연습한다면 내신, 수능, 논구술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제시문을 주로 접하게 될 인문계열도 기본개념을 탄탄히 하는 것이 먼저다. 고전이나 전문지식에 집착하기 보다는 뉴스, 신문, 책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알고 있는 개념을 현실세계에 적용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표나 그래프 해석 등은 평소 국어영역 비문학 제시문으로 대비하는 한편 특정관점에서 어떤 현상을 설명해보려는 연습도 필요하다. 가장 좋은 도구는 기출문제 분석이다. 기출문항은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문제의 함의나 출제의도를 분석해 왜 그 답변이 의미가 있었는지 짚어줄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야 한다고 합격자들은 말한다. 수학을 접하게 될 경영학부, 경제학부, 농경제사회학부, 소비자아동학부 등의 수학 구술대비는 자연계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Ⅱ 대상자, 지역균형선발전형 지원자,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1단계 합격자 등 서류기반 면접을 응시하게 되는 경우 학생부나 자소서에 기재된 내용의 의미를 잘 되짚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계열 구술 대비법>
우창영 휘문고 수학 교사는 “기본적으로 교과 내 출제이므로 교과서의 수학적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 이를 확장하고 여러 단원의 개념을 통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라”는 기본적인 원칙부터 제시했다.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인 만큼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면서 논술과 구술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고 교사들은 설명한다. 개념정리와 이해부터 탄탄히 한 후 확장하는 식이다. 우 교사는 “수능문제를 풀 때 개념을 잘 살피고 심화학습을 하면 논술과 구술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될 수 있다. 수능문제도 충분히 구술문제로 변할 수 있다. <수능완성 수학Ⅱ 실전편 B형>의 실전모의고사 4회 29번 문제는 2014 서울대 구술 4번 그래프 해석과 유사한 수능형 문제인 식으로 기존의 수능형 문제가 서울대 구술문제로 출제된 예는 많이 있다”고 말한다. 손은정 휘문고 화학 교사도 “단순히 문제풀이 위주로 ‘특정 개념에선 특정 유형이 나오니까 이렇게 풀자’가 아니라 관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확인하는 수단으로 다른 문제들을 접근하면 내신 수능에 논구술까지 한번에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소에 단순 문제풀이가 아니라 왜 그런지 논리적으로 스스로 정리하면서 공부하면 논술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념정리는 ‘자기언어화’할 수 있을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태영 숭문고 생명과학 교사는 “참고서에 정리된 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교과서를 읽으면서 전체적 흐름을 파악한 상태에서 개념 하나하나를 자신의 말과 글로 정리해내는 공부습관이 필요하다. 생명과학의 경우 ‘물질대사가 무엇인가’한다면 물질대사의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포인트는 ‘합성하거나 분해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출입이 동반된다’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자신의 언어로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탄탄한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서울대 구술문항이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단원간 연계된 복합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때문이다. 이용준 혜화여고 지구과학 교사는 “개념을 충분히 알아야 적용할 수 있다. 한 개의 개념만 묻는 게 아니라 한 문제에서 두세 개의 개념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여러 개념이 연계된 복합 개념의 문제를 풀 수 있다. 어설픈 개념으론 풀 수 없다. 기출문제를 보면서 개념들이 어떻게 엮이는지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고교 교육과정에 있는 것이라는 개념은 교과서 내 창의력 문제, 심화 문제까지 모두 포함되므로 샅샅이 살펴야 한다. 서울대 지원자 수준이라면 당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개념으로 기초를 탄탄히 잡았다면 답안 전개 과정에서 흠결이 없을 정도로 완벽히 풀이나 답안을 전개해 제시할 줄 알 정도로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은정 선생은 “이공계 학생들이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글쓰기 연습이 필요하다. 단순히 숫자 수식으로 끄적거리는 것은 하는데 도출과정을 설명하는 게 약하다. 이 부분을 연습하면 쉽게 늘 수 있다. 최근 3개년 기출문제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예시답안과 채점기준을 공개하는 대학이 많아져 자신이 써 본 답안과 예시답안을 비교해보고 다시 한 번 자신이 써보는 과정을 스스로 해봐야 한다. 학원을 갈 필요 없이 학교 선생님께 첨삭을 부탁 드리거나 접근 방법이 맞는지 확인하면 좋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구술 대비법>
인문계열 역시 시작은 기본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다.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한 L학생은 “2015 출제된 대의민주주의, 기회비용 등은 사회과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 즉 문제의 밑바탕이 되는 개념 자체는 중요하고 쉬운 영역”이라면서도 “다만 개념을 알고 있다고 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특성들을 다 외울 필요는 없지만 기본 개념의 사전적 정의 자체는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사전적 정의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교과 공부를 할 때 암기보다는 선후관계에 유념해 이해를 하는 학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순 암기 위주로 공부를 하면 시험을 치른 후 대부분 잊어버리기 때문에 면접에서 관련 정보를 사용하기 어렵다. 한국사와 사회문화 과목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면 구술문제를 마주했을 때 다양한 접근 방법을 떠올릴 수 있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현상들을 접목해 양질의 답안을 준비할 수 있다.”

고전이나 전문지식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경제학부 Y학생은 “면접 직전 1~2주 동안 학원에서 고전, 사상가 목록을 외우는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 서울대 구술 면접 문제에서 전문 지식을 이용해야 답변을 할 수 있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정보는 지문에 제시돼 있다. 답 자체를 도출하기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정답 여부를 확인하는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는지를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 과정에서 습득한 개념을 ‘현실 사례에 응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수단은 뉴스, 독서 등이다. Y학생은 “평소 뉴스, 신문, 독서 등을 통해 접하는 사건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적 도구를 바탕으로 설명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군은 “쉬운 개념을 끌어오되 현실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제학에서 수요와 공급법칙은 이론적 설명으로는 간단하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예외는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생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프나 도표 분석은 수능 국어영역의 비문학으로 일정 수준 연습이 가능하다. Y학생은 “경험상 서울대 구술면접 문항 중 자료분석을 중심으로 한 문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프와 표를 분석하는 작업이 익숙지 않은 학생이 많은 것 같다. 제시된 자료에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지 못해 자료 해석을 완전히 잘못한 경우도 있다. 수능 국어 비문학 공부를 할 때 지문에 함께 제시된 자료를 본문 내용과 비교하면서 자료를 보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정관점에서 설명해보는’ 유형도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L학생은 “추론능력을 묻는 문제는 ‘①의 관점에서 ②를 설명하시오’의 형태로 나온다”며 “이에 대한 답변은 ①의 관점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그를 바탕으로 ②에 대한 서술을 하는 것이다. 제대로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①의 관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①에 대한 형식적인 설명에 그친 채 ②와의 연계에 소홀한 답을 하게 된다. 수험생 본인은 제대로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채점자 입장에서는 출제의도에 벗어난 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①에서 주요 내용을 몇 개의 키워드로 요약한 후 ②에서 그 키워드를 활용해 설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출문제를 통해 문제의 함의나 출제의도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L학생은 “기출문제를 분석할 때 문제의 함의와 출제의도를 꼭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에 대한 답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를 왜 냈는지에 대한 답변까지 언급해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2015 사회과학 제시문의 준거점 선호에 관한 제시문과 문항은 현실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학적 관점을 넘어서 새로운 접근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최근 행태경제학(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의 의의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론 자체는 생소할 수 있지만 그 등장이 기존의 전통적 경제학으로서 설명하기 어려웠던 현실을 설명해줄 수 있는 다른 툴을 찾고자 함이었다는 것을 유추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주어진 사례를 분석하면서 행태경제학이라는 내용을 끌어온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까지 지적해줄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서류기반 면접 대비법>
수시에서 서류기반 면접 대상자는 지역균형선발전형 지원자,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1단계 합격자,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Ⅱ 대상자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자소서를 바탕으로 면접이 진행된다. 서류 내용 중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이며, 서류 내용과 기본적인 학업소양을 살피는 면접이다.

‘2016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는 “서류 기반인 만큼 학생부나 자소서에 담긴 경험을 되돌아보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어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10분 내외의 시간 동안 복수의 면접위원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학교에서 토론이나 발표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이야기 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는 연습도 면접 당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평소에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깊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과 태도를 측정하는 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말투나 태도를 단기간에 연습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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