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분석] 서강대 임경수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 = 김경 기자] 임경수(49) 서강대 입학처장(수학과 교수)은 대입과 관련, 깊은 철학이 돋보인다. 오랜 기간 대입과 맞닿아있던 덕이다. 2011년부터 교수사정관을 지냈고, 자연계열 수리논술 담당교수를 지내왔다. 6월모평 출제경험까지 있다. 수학전공으로 KAIST에서 불과 29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임 처장은 최근에서야 수면 위로 떠오른 ‘입학생 종단연구’에 안목과 지식을 결합시켜온 인물이다. 벤처 운영경험은 임 처장의 아이디어 발상과 돋보이는 추진력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 2017학년 정시폐지 추진과 관련, 현장반응이 뜨겁다
“아직 확정단계가 아닌 추진단계다. 지난해에 이미 기획처와 매우 구체적으로 논의되던 차였다. 학내외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라 여긴다.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옮겨가는 현 입시흐름에서 ‘잠재력’을 최우선가치로 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서강대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결과에 기반한 추진으로, 향후 운영에 자신 있다. 등급과 학업성취도가 대학 학업성취도에 작용하지 않는다는 데이터 분석에 의해서다. 서강대는 입학생들의 고교시절 학업성취도와 대학입학 이후의 학업성취도를 끝까지 추적한다. 입학 이후 학업성취도가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수치상 균형성 있는 전형을 운영하려 한다.

▲ 서강대 임경수 입학처장
1등급 아이와 2등급 아이의 각 잠재성을 여러 각도로 판단, 2등급 아이의 잠재성이 더 좋다고 판단되면 2등급을 선발하고 있다. 내신전략을 세운 1등급 학생과 전략에 보탬은 안 되겠지만 관심 있는 물리Ⅱ를 배운 2등급 학생 중에선 호기심 갖고 공부한 2등급 학생을 더 선호한다. 이게 서강교육의 본질이다. ‘2등처럼 보였지만 네가 사실은 1등이었어’라고 보는 게 우리시각이다. 잠재력 외엔 1등과 2등급 간 차이가 없다고 본다. 잠재력 있는 2등급이 전략적 1등급보다 대학입학 이후 학업성취도에 월등한 향상을 보여온 오랜 분석결과가 이 같은 선호의 배경이다.
근래의 정부방향도 무시할 수 없다. 정시는 정부주도 아래 축소추세다. 서강대의 경우 정시 완전폐지 안도 고려하고 있다. 수능최저는 최종적으로는 계속 내려가는 게 목표다. 사실 수능최저 완전폐지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 지난해 논술 난도 때문에 얘기가 있었다
“단언컨대 고교교육과정 출제를 철저히 지켰다. 당시 오해가 있던 듯하다. 다만 서강대는 더욱 고교교육현장을 돕기 위해 지난해 몇 고교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때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올해 이과에도 모의논술을 시행, 첨삭을 모두 해줄 예정이다. 지원하는 학교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문과 500~600명, 이과 300명 가량을 예상한다. ‘2016 전형가이드’ 역시 매우 상세하게 제작, 배포했다.”

- 기업들이 서강대 다전공제도에 큰 관심이다
“많은 대학들이 다전공 혹은 복수전공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까다로운 자격조건과 인원제한 탓에 학생들이 다전공제도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진 못하는 현실이다. 서강대는 계열, 모집단위, 전공, 학점과 관계 없이 3개까지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신청하고 이수할 수 있다. 인문학과 경영학 전공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마케터가 될 수도 있고, 공학도가 신문방송학을 공부함으로써 문화콘텐츠 기획과 제작이 모두 가능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도 있다.
계열을 넘나드는 다전공제도 운영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기초교육원이 문과와 이과를 연결하는 브릿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과 학생들에겐 이과 진입장벽을 넘을 수 있도록 단계별로 교육한다. 이과 학생들에겐 글쓰기센터가 읽기 쓰기를 가르친다. 모두 학점제한 인원제한 없이 문을 활짝 열었다. 기초 프로그램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다전공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 수험생에 조언한다면
“지원 대학에 직접 가 보라. 페이퍼에만 의존하지 말고, 캠퍼스를 직접 둘러보는 게 좋다. 금요일 오후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학교가 진짜 학교다. 대학에서 진행되는 컨퍼런스나 세미나에도 직접 참여해보라. 현장을 경험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막강한 동기부여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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