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17.45%) 교육(13.91%) 경제(7.8%) 순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올해 정시에서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 가능성이 큰 폭 확대됐다. 유웨이가 자체적으로 수험생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 추정 학생의 26.4%가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 수능 성적이 발표된 10일부터 나흘간 모의지원 서비스에 성적을 입력한 수험생 중 수학 미적분/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약 1만2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동일 기간 자연계 학생의 8.93%만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의사를 밝힌 것과 비교해 3배 증가한 수치다.

교차지원을 염두에 둔 학생들은 주로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상경계열이나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교육 관련 모집단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수험 중 17.45%가 경영학과 교차지원을 희망했다. 교육계열 모집단위도 13.91%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경제(7.8%) 행정(4.42%) 미디어(3.42%) 디자인(3.31%) 융합(3.21%) 간호(3.11%) 글로벌(3.07%) 문화(2.1%) 자율(1.93%) 인문(1.77%) 통계(1.23%) 한의(1.21%) 복지(1.21%) 관광(1.11%) 순이다. 지난해에는 교육(14.2%) 경영(13.8%) 행정(6.07%) 경제(4.99%) 순이었다.

교육전문가들은 수능 성적표 배부 직후의 설문 결과라는 점에서 실제 교차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유웨이가 앞서 5일 조사했던 ‘2022정시 지원계획’ 설문에서는 자연계 학생 중 33.2%가 올해 정시에서 인문계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은 5일 진행된 조사 결과보다는 교차지원 의사가 6.8%p 떨어졌지만, 성적표가 나온 이후의 더 구체화된 설문결과라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올해는 통합형 수능이 실시됨에 따라 학생들이 수능 직후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성적을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교육 기관의 추정치만을 토대로 자신이 지원 가능한 대학/학과를 막연하게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5일 진행됐던 설문에서는 허수가 다수였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이후는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정시 지원 대학/학과를 물색하는 단계다. 물론 수능 성적표가 배부됐다고 해서 합격가능성을 100%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년 합격선 등을 토대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추려볼 수는 있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은 실제 교차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문계 학생들은 수시에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우려에 더해 정시에서 자연계 학생들의 교차지원까지 불리함을 떠안게 됐다. 한 교육관계자는 “올해 정시 모집에서는 자연계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졸업 후 취업 전망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 명성만을 생각해 인문계 학과로 지원할 경우,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이 자연계 학생들의 성적으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문계 학생들의 대학, 학과 지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올해 정시 모집에서는 선택형 수능으로 인해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지난해와 많이 달라져, 지난해 입시결과를 단순 비교해 사용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자연계 추정 학생의 26.4%가 인문계 모집단위 교차지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자연계 추정 학생의 26.4%가 인문계 모집단위 교차지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현실화된 유불리 속 ‘인문계 빨간 불’.. 자연계 교차지원 시 ‘상향지원 가능’>
2022정시는 자연계가 상위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교차지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수능 선택과목별 유불리 영향으로 인해 수능 성적 상위권에는 자연계 수험생 비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이 고3 재학생 2만331명(인문 1만262명/자연 1만69명)의 표본 성적을 분석한 결과, 상위권 점수를 기록한 인원 중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이 대부분이었다. 표준점수 420점 이상(수능 평균등급 1.1등급)을 기록한 인원 중 93.8%가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340점대까지 총점 구분에 따라 점수대가 낮아질수록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비율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상위권 점수에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자연계 인원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인문계 고득점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자연계 중상위권에서 상위대 인문계로의 교차지원 인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학계열 지원을 희망하는 자연계 최상위권을 제외하더라도 2~3등급대에서도 자연계의 구성비(최소 52.7%~최대 68.1%)가 크다는 점에서, 중상위권의 교차지원 변수가 클 수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자연계 학생들의 교차지원 의사도 확대됐다. 7월 유웨이닷컴이 자체 데이터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29.7%의 수험생이 교차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재학생만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31.25%가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수능이 실시된 이후에는 유웨이가 1일부터 5일까지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 33.2%가 교차지원 의사를 밝히며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이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수능 후 가채점 결과에 따라 교차지원 가능성을 타진해 본 수험생이 많아진 영향이다. 이번에 공개된 유웨이 설문에서는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이 26.4%로, 가장 최근 진행됐던 평가에서 33.2%였던 것과 비교해 떨어졌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더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통상 대다수의 학생들이 실채점 결과를 토대로 지원할 대학/학과를 확정하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 역시 “학생들이 지원대학을 정하는 단계에서 교차지원 의사가 26%를 넘겼다는 점은 자연계 학생 4명 중 1명꼴로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연계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향지원 가능성에 있다. 교차지원 시 대학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성학원 자료 기준 표준점수 397점으로 합격이 예상되는 자연계 모집단위는 서강대 기계공/전자공, 성균관대 수학교육/자연과학계열 등이지만, 동일 점수 인문계 모집단위는 연세대 언론홍보영상/정치외교, 고려대 행정/자유전공학부 등이다. 자연계 학생들은 상위대학 인문 최상위 모집단위에 진학한 후, 추후 이과 모집단위를 복수전공하는 식의 전략을 꾀해 볼 수 있다.

종로학원 자료 기준으로는 표점 396점으로 합격이 예상되는 자연계 모집단위는 서울시립대 수학과, 이화여대 인공지능전공 등이지만, 동일 점수 인문계 모집단위는 고려대 영어교육과, 연세대 교육학부 등이다. 교차지원 시 대학이 바뀌는 셈이다. 대학 평판을 중요시하는 수험생의 경우 보다 인지도 높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교차지원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교차지원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교차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도 막상 교차지원을 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 자신의 점수대로 합격 가능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교차지원할 경우,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로 애를 먹을 수도 있다. 더욱이 탐구 과목에서의 유불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마다 변환표준점수를 설정, 자연계 수험생이 크게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함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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