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확대’ ‘약대 학부선발’ 등 N수생 유입요소 커져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1대입에서 전국 4년제 일반대학 기준, N수생(재수자) 비율은 전년보다 1.2%p 증가한 25.7%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서울소재 일반대로 한정할 경우 N수생 비율은 35.3%로 전년보다 1.3%p 증가했고 2000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최근 들어 재수(반수 포함) 하는 수험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입학할 수 없어 다시 도전하는 경우가 많고, 대학 입학 후에도 반수를 통해 대입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2021학년 대학입학자 분석’에 의하면 4년제 일반대학의 N수생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일시적인 감소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 20.1%, 2002년 22.2%, 2005년 20.4%에서 2010년 16.3%로 줄었다가 2015년 19.9%, 2016년 21.5%, 2017년 22.8%, 2018년 21.4%, 2019년 21.5%, 2020년 24.5%, 2021년 25.7% 순의 추이다.

서울소재로 범위를 좁히면 N수생 비중은 더 커진다. 2000년 29.3%, 2002년 36.8%, 2005년 33.7%, 2010년 28.4%, 2015년 32.6%, 2016년 29.8%, 2017년 30.9%, 2018년 31.8%, 2019년 31%, 2020년 34%, 2021년 35.3% 순의 추이다.

교대는 2021학년 입학자 중 N수생 비율이 49.4%로 절반에 근접했다. 전년보다 4.4%p 증가한 수치로, 고3 재학생(48.1%)보다 오히려 많았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2000년 27.9%, 2002년 31.5%, 2005년 56.3%, 2010년 31.8%, 2015년 30.7%, 2016년 34.4%, 2017년 36.5%, 2018년 41.4%, 2019년 39%, 2020년 45%, 2021년 49.4% 순의 추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21학년 입학자 기준, N수생 비율은 전국 일반대 평균 2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21학년 입학자 기준, N수생 비율은 전국 일반대 평균 2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 지원자 N수생 비율 증가세.. 올해 약대 학부선발로 더 확대될 가능성>
대입 N수생 확대는 수능 지원자 추이에서부터 예견된다. 최근 수능 지원자 추이를 살펴보면 2021수능의 경우 졸업생 비율이 27%로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대비 1.1%p 증가한 수치다. 2010년 19.3% 이후 2015년 20.5%, 2016년 21.5%, 2017년 22.3%, 2018년 23.2%, 2019년 22.8%, 2020년 25.9%, 2021년 27% 순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치를 2022수능의 경우 전체 지원자 50만9821명 중 졸업생이 26.4%인 13만4834명으로, 전년대비 비율은 소폭 줄었지만 절대적인 숫자 자체는 1764명 늘었다. 서울소재 대학은 올해 수능 중심의 정시 선발 비율이 전년보다 늘었기 때문에 2022대입에서도 서울소재 대학의 N수생 비율은 전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시작돼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시 확대 추세와 맞물리면서 N수생 강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의 경우 개학 연기 사태를 불러일으키면서 고3재학생과 N수생간의 유불리 문제를 촉발시켰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내신 연기, 수험기간 단축, 학생부기재 퀄리티, 여름방학 축소로 인한 대학별고사 준비시간 단축 등의 문제가 있었다. 

정시 비중은 2022대입개편으로 인해 올해 대입부터 더욱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정시는 반복학습이 유리하다는 특성상 재학생보다 N수생에게 더 유리한 전형이다. 정시를 통한 합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는 졸업생이 재수 혹은 반수를 결심하고 대입에 다시 뛰어들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다 의대 정원 확대, 약대 학부선발까지 불을 지폈다. 의대는 올해 건국대(글로컬)이 합류하면서 39개의대로 확대됐다. 의대 입시 자체가 다른 일반 모집단위에 비해 정시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정시를 노리는 수험생이 많은 상황에서 정원확대는 더 많은 수험생을 몰리게 할 수 있는 요소다. 

약대 학부선발의 경우 올해 수시에서 의대 경쟁률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인이 약대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까지 나타나면서 올해 입시에서도 상당수 N수생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대입에서 N수생 강세가 계속될수록 재학생의 입시부담은 그만큼 가중된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재학생이 다음해 재수를 결심하는 ‘N수 대물림’으로 악순환된다. 대학에 한 번에 진학하는 것보다, 재수 삼수 등 N수가 더 흔해질 경우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초래된다는 의미다. 

재수 증가는 공교육에도 위협적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 대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독학이 아닌 이상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재수는 상대적으로 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운 환경에서 택하기 쉬운 선택지인 만큼 부모의 경제력과도 연관이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재수를 위해서는 학원비, 교재비, 인터넷 강의 수강료 등 연 2000만원가량, 기숙학원일 경우 3000만원까지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력이 재수여부를 가늠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시에서 재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재수생을 양산하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재수생 양산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정시 실적이 교육특구 중심으로 쏠리는 현상과도 연관 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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