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2020수능대비 다소 어려워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18일 실시한 2020 6월 모의고사(6월모평)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9개 입시기관(종로하늘 이투스 메가스터디 스카이에듀 유웨이 EBS 비상교육 대성 진학사, 최초등급컷 집계 빠른 순)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1등급컷은 국91점 수(가)88점 수(나)96점이 대세였다. 2등급컷은 국83점 수(가)80점 수(나)88점으로 지목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수(가)가 다소 어려웠으나, 국어 수(나) 영어는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1등급컷은 국91점 수(가)92점 수(나)84점이었다. 입시기관 다수가 지목한 추정컷과 비교하면 수(가)는 1등급컷이 낮아진 반면, 수(나)는 높아졌다. 국어는 동일했다. 

6월모평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고3 학습량이 부족한 것을 감안,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평이한 난이도에도 불구, 재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수학의 경우 킬러문항이 쉽게 출제된 반면, 나머지 문항들이 어려워 중위권 학생들에게 어렵게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고3의 학습공백 장기화와 실전감각 부족, 중간고사 기간과 겹치는 문제로 6월모평 준비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은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으로, 당해 수능의 난이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특히 올해는 재학생이 불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이 한참 늦어지면서 예년 수험생들에 비해 학습도가 떨어져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6월모평 난이도를 감안하면, 올해 수능은 예년과 비슷하게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쉬운 수능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수능을 쉽게 출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물수능’으로 인한 변별력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언제나 어려운 수능을 감안하고 학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20 6월 모의고사는 전년 수능과 비교해 수(가)가 다소 어려웠던 반면 나머지 영역에서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0 6월 모의고사는 전년 수능과 비교해 수(가)가 다소 어려웠던 반면 나머지 영역에서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추정 1등급컷.. 국91점 수(가)88점 수(나)96점>
- 국어 1등급컷 지난해 수능과 동일

국어1등급컷은 91점으로 예측한 곳이 7곳으로 가장 많았다. 비상교육 진학사만이 92점으로 예측했다. 2등급의 경우 83점으로 예측한 곳이 6곳으로 가장 많았다. 종로하늘 진학사는 84점, 비상교육은 85점으로 예측했다.

대부분 입시기관들이 1등급컷으로 지목한 91점은 2020수능의 91점과 동일하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대체적으로 지난해 치른 2020수능과 비슷하게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대성에 의하면 “2020수능의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출제됐으며 난이도는 초고난도 지문이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던 2020수능과 비슷하게 평이한 수준”이다. 

화법 작문 영역은 기존의 3개세트 구성이 유지됐다. 작문8번은 신유형이라 할 수 있으며, 다소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문학에서는 고전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이 출제됐던 2020수능과 달리, 고전소설과 극 복합 지문이 출제됐다. 유웨이의 분석에 의하면 현대소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성석제), 현대시 ‘나무의 수사학 1’(손태수), 고전시가 ‘관동별곡’(정철), 시나리오 ‘전우치’(최동훈)는 비연계로 출제되었지만, 문제는 대체로 평이했다. 다만 관동별곡 문제는 다소 지문 이해가 어려워, 문제풀이에 어려움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독서 영역에서는 수험생이 힘들어하는 융합지문은 출제되지 않았지만, 인문 제재에서 2개의 지문을 복합으로 하는 형태로 출제하였다. 인문 지문의 내용은 일반적 융합지문보다 어렵지 않은 편이었다. 기술, 사회 지문의 내용도 어렵지 않았지만, 선택지를 어렵게 해 난이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다. 종로하늘에 의하면 31번(특허관련 법률 문제)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 

- 수(가).. 킬러문항 다소 쉬워진 반면, 나머지 문항 변별력 높아져
수(가) 1등급컷은 88점으로 입시기관의 예측이 동일했다. 2등급컷은 종로하늘만이 78점을 지목했고 나머지 8곳은 80점으로 예측했다. 

대부분 입시기관이 지목한 1등급컷 88점은 2021수능의 92점보다 낮아졌다. 수(가)는 전년 수능과 비교해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킬러문제로 불리는 21, 29, 30번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지만, 킬러문제를 제외한 문항들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봤다. 21번은 수열, 29번은 경우의 수, 30번은 미분법 단원에서 출제됐다. 2020수능 출제범위와 비교하면 기하가 출제범위에서 제외되고 수열, 수열의극한 단원이 포함됐다. 

- 수(나) 전년 수능보다 쉬워
수(나) 1등급컷은 96점이 대세였다. 종로하늘이 92점으로 예측해 예외였다. 2등급컷은 88점으로 예측한 곳이 7곳으로 가장 많았다. 종로하늘이 84점, 유웨이가 86점으로 예측했다. 

대부분 입시기관이 지목한 1등급컷 96점은 2021수능의 84점보다 크게 높아졌다. 수(나)는 수(가)에 비해서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전년 수능에서 지나치게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2020수능 출제범위와 비교하면 수열의극한 단원이 제외되고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단원이 포함됐다. 킬러문항은 21번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30번 미분 단원에서 출제됐다. 

<6월모평 수능 출제경향/난이도 파악.. 쉬운 수능 예단은 금물>
6월모평은 올해 수능 시험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까지 참여하는 시험으로,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할 수험생 대부분이 참가한다. 교육청의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재학생만 참가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6월모평 결과를 놓고 자신의 영역별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학습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모평은 졸업생이 참가하기 때문에 교육청 모의고사보다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많다. 모평 결과를 통해 자신의 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점검해보는 것은 효과적인 수능 공부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수시지원 여부 결정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내신성적과 자신의 대학별고사 준비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시지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모평 성적으로 정시에 지원할 경우 어느 대학까지 지원이 가능한지 미리 파악한 다음 수시지원대학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이번 6월모평 난이도가 어렵지 않았다고 해서 2021수능이 무조건 쉽게 출제되리라고 예단해선 안 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모평에서 난이도 조정 기회가 있으므로 2021수능을 6월모평 난이도로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실제 수능에서 적정 난이도를 갖출 경우 문제가 없겠지만, 고3을 배려한다고 수능의 난도를 낮게 할 경우 한두 문항의 실수가 등급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원이 어려운 난도로 출제하기에는 현 상황이 부담스러울 듯하다. 따라서 수능이 쉽게 나올 경우 무엇보다도 함정에 빠지지 않는 문제풀이 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무책임한 발표 방지,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이유는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해 입시기관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다. 등급컷 적중개수/적중률을 통해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려는 목적이다. 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인 교육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교육수요자들에게 알리는 이정표의 가치는 중요하다. 
 
수능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들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연일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시의 수능최저 등이 아직 폭넓게 유지되고 있어 수능의 중요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원점수 기준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활용해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등급컷이 시험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해가는 구조 때문이다. 수정된 등급컷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여 기관들의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 기관들의 등급컷이 변화하는 것은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등급컷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입시기관 중 신뢰할 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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