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0.1%] 2014 서울대 수시 우선선발 컴퓨터공학부 오현석

다섯 살 때부터 장난감 대신 컴퓨터를 만지고 놀았던 오현석(20)군은 예고된 ‘컴퓨터 인재’였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잘했던 오군은 주변에서 의사를 준비해보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지만 오직 컴퓨터만을 생각했다. 꿈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오군의 아버지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고픈 꿈을 접고 치과의사가 됐다. 컴퓨터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최근엔 컴퓨터공학 독학사를 따기까지 했다. 아버지의 존재로 오군의 컴퓨터에 대한 열정은 자연스러웠다.
자연스레 컴퓨터를 많이 접하게 됐고 컴퓨터에 관한 꿈을 갖게 됐다. 오군은 든든한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공부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해왔다. 오군의 사이트는 국내외 대학 교수들은 물론이고 대학원생들이 방문해 지식을 소통하는 장이 됐다. 이미 컴퓨터에 대해 준비되고 특화된 인재였던 오군은 컴퓨터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자기소개서에 녹아냈고, 결국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우선선발에 뽑히게 됐다.

준비된 컴퓨터 인재

▲ 장난감 대신 컴퓨터를 가지고 놀면서 자란 오현석군은 예고된 인재였다. 영재학교 과고 진학 실패를 딛고 오직 인공지능 외길로 치달아 서울대 우선선발을 거머쥐었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베리타스알파 = 이경진 기자] 중학생 때 오현석군은 aistudy.com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평소 공부에 대한 열정이 컸던 오군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도메인을 직접 받아 사이트를 개설했다. 오군은 사이트를 개설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할 정도로 지적호기심이 컸다.

오군은 자소서에서 자신이 준비된 컴퓨터 인재라는 것을 강조했고 이러한 컴퓨터에 대한 열정은 오군이 서울대 우선선발에 뽑힌 결정적 배경이 됐다. “중학생 때 연구했던 자료를 지금 보면 재미있다. 미숙하긴 했지만, 사이트를 운영하며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한 공부를 철저하게 할 수 있었다. 많이 부족한 사이트긴 하지만 대학생과 교수님들이 사이트에 방문해 직접 메일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 A&M대학의 최윤석 조교수님이 보내준 메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린 나이에 이런 사이트를 개설하다니 대견하다며 칭찬해주셨다. 당시 청소년과학탐구(YSC)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YSC의 주제는 ‘소형화된 인공두뇌의 제작과 생물학적 이용에 관한 탐구’에 대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윤석 조교수님이 많은 자료들을 보내주셔서 도움을 받았다. 이때 인공지능 컴퓨터 연구에 대한 열정을 더 커졌다. 앞으로도 사이트에 관련 자료들을 업데이트시키고 더욱 활성화하는 게 내 목표다.”

컴퓨터 연구를 위해 준비된 탄탄한 밑거름

컴퓨터에 대한 오군의 지적호기심은 왕성했다. 1학년 때 오군은 서울과기대 R&E를 통해 인공지능 컴퓨터 분야에 대한 연구를 다졌다. “고1 때 서울과기대 R&E를 통해 인공지능 컴퓨터 분야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대학원생들과 엄한 교수님 밑에서 연구원의 자세부터 학회에 발표하는 방법까지 배웠다. 이를 통해 1학년 때는 ‘인공지능 매크로’를 연구했고 주제를 발전시켜 2학년 때는 ‘인공두뇌’에 관한 연구를 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했다는 점에서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오군의 지적호기심에 묻는 자소서 문항에서 다양하게 기재된 수학과 과학에 관련 활동들은 모두 컴퓨터 연구에 대한 밑거름이 됐다. “교내에서 열리는 수학소논문 대회에 나가 수상을 세 차례 받았다. 논문의 내용은 주로 수학이 인공지능에서 활용되는 예를 찾아 간단하게 정리하는 방식이었다. 참고했던 책은 패턴인식과 기계학습(박혜영), 뉴로컴퓨터(오창석), 퍼지이론 및 응용(이광형) 등이다. 교내대회를 준비하면서 내가 매일 풀었던 수학 문제들이 패턴 인식을 활용하는 것들인지를 이때 깨달았다. 이 수학 문제들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신경망의 연상메모리에 대한 이용과정과 동일했고 불확실성에서 시작해 정답을 찾아가는 퍼지였다. 비록 수학에 관한 교내대회였지만 계속 연구해보니 내가 원했던 컴퓨터 분야의 내용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실마리가 됐다.”

인공지능 컴퓨터 연구는 두뇌와 컴퓨터를 모두 이해해야 했기 때문에 오군은 다양한 학문에 대해 이해가 필요했다. 화학물질 덩어리인 두뇌와 전기로 움직이는 컴퓨터를 이해하기 위해 화학, 물리경시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왔다. “고교에 입학당시 수석이었기 때문에 입학식에서 대표로 선서를 했고 3년 내내 전교 1등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더하고 싶어 방과후학교 수업을 통해 수학, 물리, 영어의 심화과정을 4회 이상씩 수강했다. 그 결과 교내 영재반 선발시험에서 수석했고 3학년 6월 평가원모의고사에선 전 과목 만점을 받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

오군은 2학년 때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한 청소년과학탐구반(YSC)에 참가했었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지만 오군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오군의 주제는 ‘소형화된 인공두뇌의 제작과 생물학적 이용에 관한 탐구’였다. 주제는 신경망모델(MLP, Hopfield, SOM)의 모형을 제작해 이용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평소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한 탐구를 하고 싶었던 오군은 이 주제가 선택됐을 당시 너무 기뻤다고 한다. “주제를 너무 거창하게 잡아 결과 값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정한 주제로 진행된 팀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연구 주제가 박사 학위 이후부터 손댈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너무 미련을 두진 않았다. 대신 발표를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 조는 결과 값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질문에 대비해야 했다. 예상대로 심사위원들이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을 해왔다. 당당하게 결과보다 과정을 보여준다 생각하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입상을 하진 못했지만 결과에 후회하지 않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공부했던 양이 엄청났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원래 오군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입 당시 마지막 면접에서 탈락하면서 말하기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땐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 화학 올림피아드 금상, 물리올림피아드 은상을 탄 적이 있을 정도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과고를 목표로 고입준비를 했었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떨어졌다. 그때 말하는 실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찮게 과학중점학교인 대진고에 진학하게 됐고 수석으로 입학해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평소 발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교내외 PPT 발표가 있으면 빠짐없이 참여했다. 이제는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자신감이 붙어 말할 기회가 있다면 오히려 나서는 편이다.”

비록 고입에서 두 차례의 쓰디쓴 고배를 마셨지만 오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우선선발을 손에 쥐었다. “영재학교 과고 탈락으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걸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내신과 모의고사를 합산한 성적에서 3년 간 전교 1등 자리를 지켰다. 물론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과목들이 있었다. 국/수/영/사 과목에서 각 1회씩 2등급을 맞은 적이 있다. 당시 충격먹고 공부방에 화상 카메라를 달기도 했다. 아버지에게 부탁해 사무실에서 공부하는 뒷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결국 3학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고 9월에선 한 문제 틀렸었다. 수능을 잘 볼 거라 기대했지만 정작 수능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 서울대 우선선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원하는 성적이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극복할 건지 정신만 바짝 차려 준비한다면 결과는 과정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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