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우려...대학들은 7월까지 3년계획 '급조'상황

[베리타스알파=김경숙 기자] 애초 11월1일 마감이었던 대교협의 각 대학 2015 전형계획 수합은 한 달 뒤인 11월30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마감한 대학들의 자료를 22일까지 수정할 수 있게 대교협이 허용한 가운데 서울대가 30일에 전형계획을 입력할 것이라 대교협에 알린 상황이라는 현장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수합 이후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일괄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얼마나 정교한 심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결국 전형계획 발표도 11월30일 예정 뒤로 밀릴 전망이다.

제출마감 애초 1일에서 22일로 미뤄진 가운데 서울대는 30일 입력 예고

1일 제출마감 예정이었던 각 대학 전형계획은 19일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감일은 애초 1일에서 대교협 스스로 8일로, 이후 15일로, 현재 22일로까지 변경된 상태다. 특히 15일 마감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마감 전날인 14일 서울대의 군 이동과 의예계열 교차지원 허용, 논구술 폐지를 담은 2015 전형계획 발표로 각 대학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의전원에서 학과체제로 내려오는 의예계열에 대한 교차지원 허용이 각 대학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와중에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논술 축소의 움직임도 일고 있는 상황. 특히 서울대의 현행 정시 나군에서 변경 가군으로의 이동은, 현행 가군에서 전형을 실시하는 연고대를 비롯, 전국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게 불가피하다.

각 대학에 정확한 가이드라인 내놓지 못하는 교육부와 대교협

서울대의 급작스런 발표를 논외로 하더라도 애당초 대교협의 2015 전형계획 수합과정은 원활치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애초 1일 마감이었음에도 현장 관계자들에 의하면 자료를 입력할 온라인페이지는 11일 오후까지도 열리질 않았다. 더구나 대교협은 물론 교육부도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해 현장으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별다른 가이드라인이 없어 지난해와 비슷한 요항에 맞춰 전형계획을 준비해온 대학들은 입력요항을 두고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달리 요항이 크게 늘어난데다 더욱 구체적인 자료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감일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학평가에 불리할 것으로 알려져 각 대학 입학처의 신경이 곤두선 가운데, 자료수합 이전에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대교협은 물론 교육부까지도 관련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같은 질문들이 대학평가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통에 현장관계자들의 하소연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이 지난 15일 대교협에 자료를 제출한 상황인 가운데 대교협은 마감일을 22일로 미뤄 상황을 가라앉히려 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이후 자료를 수정한 로그데이터를 분석, 역시 여기에도 대학평가에 반영할 감점요인을 색출하겠다는 대교협 계획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급조된 2015 전형계획.. 내년 4월 2016학년과 7월 2017학년 발표까지 영향

원활치 못한 정보제공으로 각 대학이 일부 피해를 입을 전망인 가운데, 더 심각한 문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2016 전형계획 마감과, 7월로 예정된 2017 전형계획 마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지난 8월말 교육부의 대입간소화 방침으로 수시전형을 진행하면서 두어 달 만에 2015 전형계획을 부랴부랴 수정해야 했고, 전형제출 마감인 11월 역시 수시2차 마감과 논술전형, 사정관전형 등의 심사와 함께 정시모집을 준비하느라 정신 차리지 못하는 와중에 서울대 발표로 급하게 2015 전형계획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이렇게 부랴부랴 만들어낸 2015 전형계획의 결과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 4월과 7월 각 2016학년 2017학년 전형계획을 제출하고 이후 수정도 못하는 상황이라, 이렇게 급조된 2015 전형계획은 자칫 2017학년까지 3개년 입시를 망치게 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대입전형확정안을 현장의견의 수렴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밀어붙이는 통에 앞으로 3년 간 대학입시 파행이 불가피한 가운데 결국 피해는 수험생이 입을 전망이다. 당장 변경사항이 많은 2015 전형계획부터 수험생 피해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8월 교육부의 대입간소화 지침에 따라 각 대학이 최근 며칠 사이 아예 폐지하거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대학별고사는 중3이 아니라 당장 현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된다. 희망대학의 해당전형을 오랜 기간 준비해온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 한 학부모는 “고2 자녀가 건국대 어학특기자전형을 2년 동안 준비해왔다”며 “중3 학생들에 해당하는 2017학년도 아니고 당장 내년 입시부터 이런 식으로 예고도 없이 전형을 없애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대교협은 수험생들에게 내년도 대학별 전형계획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 매년 11월1일까지 각 대학으로부터 계획을 제출 받는 걸로 되어있다. 받은 자료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11월30일 일괄발표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대교협 발표는 애초 11월30일에서 열흘 가까이 늦어졌고, 대학차원에서 전형계획을 발표한 대학은 서울대와 건국대뿐이었다. 올해 변명의 소지가 ‘대입전형 간소화’라면 지난해엔 ‘수준별 A/B 선택형 수능 도입’ 때문이었다. 올해 대교협의 11월1일 전형수합계획과 가을부터 이어지는 각 대학 입시일정을 무시하고, 게다가 현 고2들에 적용될 2015 전형계획에 대해 두어 달 만에 변경통지를 한 교육부는 지난해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선택형 수능도입을 밀어붙이고 ‘유보’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한 채 시행을 강행했었다. 선택형 수능은 결국 올해 단 한 차례 시행으로 막을 내리는 해프닝을 빚었고, 올해 입시는 특히 수능까지도 공정성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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